"미안한 마음 있지만 고의로 길 막을 의도 없었어"
[서울=뉴스핌] 남정훈 기자 =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에서 발생한 충돌 사고를 두고 중국 대표팀 롄쯔원이 강하게 억울함을 토로했다.
문제가 된 장면은 12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스피드스케이팅 스타디움에서 열린 남자 1000m 경기 도중 나왔다. 11조에서 네덜란드의 유망주 유프 베네마르스와 맞붙은 롄쯔원은 레이스 막판 직선 주로에서 베네마르스와 스케이트 날이 맞부딪히는 상황을 맞았다.

당시 베네마르스는 600m 구간을 40초99에 통과하며 좋은 흐름을 이어가고 있었다. 그러나 충돌 이후 균형이 흔들리며 속도가 눈에 띄게 떨어졌다. 1분07초58로 레이스를 마친 베네마르스는 11조까지 진행된 상황에서 1위로 올라갔고, 충돌 상황만 없었다면 기록을 더 단축할 수 있었다.
경기 직후 베네마르스는 감정을 숨기지 못했다. 결승선을 통과한 뒤 롄쯔원을 향해 격앙된 반응을 보였고, 판정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스피드스케이팅 규정상 레인 변경 상황에서는 아웃코스에서 인코스로 진입하는 선수에게 우선권이 주어진다. 심판진은 롄쯔원이 무리하게 아웃코스로 빠져나가려다 접촉을 유발한 것으로 판단했고, 결국 실격(DQ)을 선언했다.
모든 조의 경기가 끝난 뒤 최종 순위가 확정됐다. 베네마르스는 3위 닌중옌(중국·1분07초34)에 0.24초 뒤진 5위에 머물렀다. 메달과 불과 한 걸음 차였다. 그는 충돌만 없었다면 시상대에 설 수 있었다고 확신하며 재경기를 요청했다.
재경기는 약 20분의 휴식 후 진행됐다. 그러나 이미 체력을 소진한 베네마르스는 오히려 기록이 더 떨어졌고, 최종적으로는 기존 기록이 반영돼 5위로 대회를 마쳤다. 메달 획득에는 실패했다.

반면 실격 판정을 받은 롄쯔원은 자신의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고의로 길을 막을 이유가 없다. 어떤 선수도 그런 생각으로 올림픽에 나서지 않는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단지 앞에 위치해 있었다는 이유로 불리한 판정을 받았다고 주장하며, 과실이 자신이 아닌 베네마르스 쪽에 있다고 반박했다.
그는 "코너를 도는 과정에서 바로 뒤에 베네마르스가 붙어 있다는 것만 느꼈다. 나는 전력을 다해 코너를 빠져나와 가속하려 했다"라며 "오히려 그가 내 스케이트 날을 밟았고, 상체를 일으키는 과정에서 나 역시 리듬이 깨졌다"라고 설명했다.
롄쯔원은 이어 "모든 선수는 올림픽 한 번을 위해 4년을 준비한다. 나 역시 이 무대를 위해 모든 것을 쏟았다"라며 "그에게 미안한 마음은 있지만, 고의는 아니었다는 점을 알아줬으면 한다"라고 덧붙였다.
wcn05002@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