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심 "중요 부분 착오…계약 취소 가능"
대법 "선행행위 있다면 모순행위 될 수 있어"
[서울=뉴스핌] 박민경 기자 = 지역주택조합이 조합원에게 '환불보장약정'을 약속했더라도, 이후 조합원이 해당 약정과 무관하게 조합가입계약을 유지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될 수 있는 선행행위를 했다면 분담금 반환을 청구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엄상필 대법관)는 대전선화 지역주택조합 조합원 A씨가 조합을 상대로 낸 부당이득반환 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단한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8일 밝혔다.

A씨는 2021년 4월 27일 대전선화 지역주택조합 추진위원회로부터 '환불보장약정'이 기재된 안심보장증서를 교부받고 조합가입계약을 체결했다. 해당 약정은 2021년 12월 31일까지 지역주택조합설립인가를 받지 못할 경우, 조합원이 기납부한 분담금 전액을 환불해준다는 내용이 골자였다.
A씨는 조합가입계약에 따라 2021년 4월 22일 2500만원, 7월 14일 4000만원, 11월 1일 3840만원 등 총 1억340만원을 분담금으로 납부했다. 그러나 이후 환불보장약정이 조합 총회 결의를 거치지 않은 '총유물의 처분행위'에 해당해 무효라며, 환불을 보장받을 수 없게 됐다고 주장하며 부당이득반환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민법 제276조 제1항은 총유물의 관리 및 처분은 사원총회의 결의에 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1심과 2심 재판부는 모두 원고 승소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원고가 환불보장약정이 유효하다고 믿고 조합가입계약을 체결한 것은 계약의 중요 부분에 관한 착오에 해당하고, 그 착오에 원고의 중대한 과실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봤다.
이에 따라 조합가입계약은 원고의 착오 취소 의사표시에 따라 취소됐으며, 피고는 원고에게 납부받은 분담금을 반환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원심을 뒤집고 지역주택조합이 환불보장약정을 체결하면서 총회의 결의를 거치지 않았다면, 해당 약정은 총회 결의 없는 총유물의 처분행위로 무효가 될 수 있고, 이는 조합가입계약의 무효 또는 취소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대법원은 "환불보장약정이 무효가 돼 환불을 보장받을 수 없게 되더라도, 조합가입계약의 목적인 신축 아파트 소유권 취득에는 지장이 없는 경우가 존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조합원이 환불보장약정에 따른 환불 가능 여부와는 관계없이 조합가입계약을 유지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될 만한 선행행위를 했다면, 이후 환불보장약정의 무효를 이유로 조합가입계약의 무효 또는 취소를 주장하며 분담금 반환을 청구하는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모순 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pmk1459@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