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 강화되자 공격 다양성 늘어···속공 성공률 리그 전체 1위
[서울=뉴스핌] 남정훈 기자 = 올스타전 휴식기를 지나 재개된 정규리그에서 한국전력이 연승을 달리며 상위권 경쟁에 불을 지폈다. 이러한 상승세의 중심에는 단연 주포 쉐론 베논에반스(등록명 베논)가 있지만, 최근 팀 전력의 균형을 완성시킨 미들 블로커 무사웰 칸(등록명 무사웰)의 존재 역시 빼놓을 수 없다.
권영민 감독이 이끄는 한국전력은 지난 2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진에어 2025~2026 V리그 남자부 정규리그 5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우리카드를 세트 스코어 3-1(26-24 31-33 25-23 25-17)로 꺾었다. 접전이 이어진 경기였지만, 승부처마다 집중력을 잃지 않으며 값진 승점 3을 챙겼다.

이 승리로 한국전력은 15승 11패, 승점 43을 기록하며 3위를 유지했다. 동시에 2위 대한항공(17승 8패·승점 50)과의 격차를 7점으로 좁혔고, 4위 KB손해보험(13승 12패·승점 40)과의 차이는 3점으로 벌렸다. 시즌이 5라운드에 접어든 시점에서 한국전력은 확실한 상승 곡선을 그리며 봄배구 진출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
한국전력 공격의 핵심은 여전히 베논이다. 캐나다 대표팀에서도 활약 중인 베논은 올 시즌 647득점으로 득점 부문 압도적인 1위를 질주 중이다. 공격 성공률 50.59%로 전체 7위에 올라 있으며, 시간차 공격 성공률은 무려 85.71%로 리그 전체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여기에 토종 아웃사이드 히터 김정호와 서재덕이 공·수에서 안정감을 더하며 베논의 부담을 효과적으로 덜어주고 있다.
다만 시즌 초반 한국전력에는 분명한 약점이 존재했다. 바로 중앙 전력이었다. 베테랑 미들 블로커 신영석이 버티고 있었지만, 그를 제외한 자원들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한국전력은 당초 삼성화재에서 두 시즌 전 활약했던 몽골 출신 에디 자르가차(등록명 에디)를 아시아쿼터로 영입하며 중앙 보강을 노렸다.
그러나 에디는 12경기 35세트에 출전해 33득점에 그치며 세트당 평균 1득점에도 미치지 못했다. 설상가상으로 지난해 12월 초 OK저축은행과의 경기 도중 왼쪽 발목 부상을 당했고, 회복이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결국 팀을 떠나게 됐다. 한국전력은 새로운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고, 그 대안으로 파키스탄 출신 미들 블로커 무사웰을 영입했다.

무사웰은 파키스탄과 이란 리그를 거쳐 지난 시즌에는 몽골 리그 알타인 바에서 활약한 선수다. 키 198㎝의 체격을 지닌 그는 지난해 아시아배구연맹(AVC) 네이션스컵에서 최우수 미들 블로커와 블로킹 최고 득점상을 동시에 수상하며 국제무대에서도 경쟁력을 입증했다.
V리그 데뷔전부터 인상은 강렬했다. 지난 1월 6일 OK저축은행을 상대로 처음 코트에 선 무사웰은 공격 성공률 60%에 블로킹 5개를 포함해 11득점을 기록하며 단숨에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데뷔 후 한 달이 지난 현재까지 그는 7경기에 출전해 경기당 평균 0.643개의 블로킹과 64.29%의 높은 공격 성공률을 기록 중이다. 신영석과의 조합 역시 빠르게 안정되며 중앙에서 확실한 시너지를 만들어내고 있다. 특히 뛰어난 점프력을 앞세운 블로킹과 속공 가담 능력은 상대 공격을 무력화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무사웰이 가세한 이후 한국전력은 7경기에서 4승 3패를 기록했다. 단순한 승패보다 의미 있는 부분은 승점이다. 이 기간 동안 승점 13점을 쌓으며 3위 자리를 더욱 단단히 굳혔다. 무사웰은 출전한 7경기 중 5경기에서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리며 공격에서도 꾸준한 기여를 하고 있다.

중앙이 안정되자 팀 전체의 공격 구조도 한층 입체적으로 바뀌었다. 주전 세터 하승우는 양쪽 날개에 치우치지 않고 속공과 시간차 공격 비중을 적극적으로 늘리며 상대 블로커들에게 혼란을 주고 있다. 그 결과 한국전력은 속공 성공률 60.14%로 리그 1위, 시간차 공격 성공률 74%로 2위, 블로킹에서도 세트당 평균 2.525개로 2위를 기록 중이다.
사령탑 역시 무사웰의 빠른 적응과 성장에 만족감을 숨기지 않았다. 권영민 감독은 "운동을 굉장히 성실하게 하고, 코칭스태프가 요구하는 플레이의 의도를 이해하는 속도가 빠른 선수"라며 "키가 아주 큰 편은 아니지만 점프력이 좋아 속공에서 강점이 있고, 서브와 파이팅 역시 팀에 큰 도움이 된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나이는 어리지만 팀에 자연스럽게 녹아들고 있다"라며 "영어를 아주 잘하는 편은 아니지만 의사소통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 베논과도 잘 어울리는데, 성격은 조금 다른 것 같다. 베논은 밖에 나가는 걸 좋아하는 반면 무사웰은 운동 외에는 숙소에 머무는 편"이라며 웃음을 보였다.
wcn05002@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