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오버행 우려에 자발적 6개월 보유 확약 강조
반도체 소재 설비 투자 본격화…하반기 실적 반등 기대
[서울=뉴스핌] 양태훈 기자 = 2차전지·반도체 소재 기업 켐트로스의 최대주주가 신주인수권부사채(BW) 행사로 변경된 가운데, 향후 수급 변동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행사가가 시장가 대비 낮게 책정됐다는 점에서 '할인' 논란도 있지만, 신주 상장 이후 수급 변수와 함께 회사의 사업 전환 성과가 주가를 좌우할 핵심 요소로 꼽힌다.
4일 한국거래소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켐트로스는 지난 2일 '제5회 BW에 부여된 신주인수권 행사'로 551만 3748주의 신주를 발행했다고 공시했다. 행사가액은 지난 29일 기준 1주당 4837원이며, 납입금액은 266억 7000만원이다. 신주 상장 예정일은 오는 20일이다.
이번 행사로 켐트로스의 발행주식총수는 2655만 8307주에서 3207만 2055주로 늘었고, 투자목적회사인 '챔피온홀딩스 유한회사'가 지분 29.04%를 확보해 기존 최대주주인 이동훈 대표를 제치고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행사가액이 행사 시점 주가보다 낮게 책정되면서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헐값 인수'라는 평가가 나왔다. 실제로 BW 행사 시점인 지난달 29일 켐트로스 주가는 6990원에 거래를 마쳐, 행사가 대비 약 30% 차이를 보였다.

이번 최대주주 변경은 구주를 대량 매입해 경영권을 인수한 전형적 M&A라기보다, 리픽싱(행사가 조정) 조항이 포함된 BW 구조를 통해 신주 발행이 이뤄지며 지분율이 확대된 결과로 풀이된다.
실제로 켐트로스는 지난 2일 공시를 통해 미행사 신주인수권의 행사가액이 6910원으로 상향 조정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남은 행사 가능 주식 수는 120만 5499주로 줄었다.
다만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챔피온홀딩스가 법적 보호예수 의무가 면제되는 대신, 신주인수권 행사로 취득한 신주 전량을 최소 6개월간 자발적으로 보유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음에도 신주 상장 이후 잠재 매물(오버행) 우려가 커지며 '8월 전후 수급 이벤트'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챔피온홀딩스는 기존 최대주주 측과 이사회 구성과 주식 처분 제한, 동반매도요구권, 동반매도참여권 등의 조항이 포함된 주주 간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또 일부 주식과 BW에 대해 산은캐피탈 등을 근질권자로 하는 질권도 설정돼 있다. 이는 통상적인 재무적 투자(FI) 거래에서 회수·리스크 관리를 위해 설정하는 장치지만, 투자자들은 주가 변동 국면에서 수급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변수로 보고 있다.

켐트로스 관계자는 "자발적 보유는 회사가 요구한 것이 아니라 투자자 측에서 먼저 언급한 사안으로, 주가 안정에 대한 관심이 큰 만큼 약속을 지킬 것으로 보고 있다"며 "챔피온홀딩스는 경영 참여 목적의 투자자가 아니라 FI로, BW 발행과 구주 거래는 2024년부터 이어진 자금 조달 구조의 연장선"이라고 설명했다.
2006년 3월 설립된 켐트로스는 2차전지 전해액 첨가제, 반도체 공정 소재, 디스플레이·OLED 소재 등을 주요 사업으로 영위하는 소재 전문 기업이다.
2019년 일본의 소재 수출 규제 국면에서 '3대 핵심 소재' 중 하나인 EUV(극자외선) 공정용 포토레지스트 소재의 국산화에 나서 주목을 받은 바 있으며, 2024년 말부터는 약 250억원을 투자해 충북 진천에 반도체 소재 공장을 건설했다. 진천 공장에서는 포토레지스트 성능과 수율을 좌우하는 핵심 원료인 폴리머(Polymer)를 생산 중으로, 폴리머는 반도체 노광 공정에서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포토레지스트의 품질을 결정하는 핵심 소재로 꼽힌다.
켐트로스는 지난해 대규모 시설 투자에 따른 부담으로 수익성이 하락하는 위기를 겪었다. 작년 3분기 누적 실적은 매출 40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소폭 증가했으나, 영업손실 12억 8000만원을 기록하며 적자로 돌아섰다. 신규 증설한 진천 3공장의 본격 가동을 앞두고 감가상각비 등 고정비가 선반영된 결과다. 실제로 매출액이 4.7% 증가하는 동안 매출원가는 약 20% 급증하며 수익성을 압박했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43억원 수준으로, 2024년 말(321억원) 대비 급감했는데, 이는 약 127억원의 현금을 진천 3공장 등 유형자산 취득에 집중 투자한 결과로, 켐트로스는 BW 등으로 조달한 자금을 재무 구조 개선과 설비 투자 용도로 활용했다.

다만, 시장에서는 최근 인공지능(AI) 확산과 함께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는 가운데, 반도체의 원재료인 웨이퍼에 회로 패턴을 형성하는 포토레지스트 공정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해당 공정의 핵심 소재를 생산하는 켐트로스의 사업 기회도 확대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켐트로스는 그간 기존 2차전지 중심에서 HBM 및 낸드·메모리향 반도체 소재로 주력 사업의 무게중심을 옮겨왔다. 반도체 소재 역시 현재는 KrF(불화크립톤)용 레거시 제품이 주력이지만, ArF(불화아르곤) 및 EUV용 소재도 개발하고 시장 대응을 준비 중이다.
구체적으로 켐트로스는 미래 먹거리로 꼽히는 HBM 및 EUV 관련 소재 국산화에 역량을 집중, 현재 켐트로스의 반도체 관련 신제품은 국내 대형 반도체 기업의 신규 라인에 파일럿 형태로 투입, 안정화 작업이 진행 중이다.
켐트로스는 이르면 올해 하반기부터 투자 효과에 따른 실적 가시화를 기대하고 있다. 작년까지 대부분의 대규모 설비 투자는 마무리된 상태로, 현재는 실제 가동률을 높여 매출로 연결하는 단계라는 설명이다.
켐트로스 관계자는 "2차전지 분야는 아직 완전한 회복으로 보기 어렵지만, 반도체 소재 비중이 늘고 있고 신제품은 현재 초기 세대 투입 단계"라며 "올해 하반기부터 매출 가시성이 높아져 2027년에 정점을 찍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켐트로스는 지난해 개별 기준 실적으로 매출 약 569억원, 영업이익 약 9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전년 대비 매출은 12.92% 늘고, 영업이익은 76.45% 감소한 수치로, 법인세비용차감전계속사업손익과 당기순손익은 각각 약 133억 원 손실로, 전년 대비 적자 전환했다.
dconnect@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