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운용업, 성장 속 쏠림·수익성 과제로
[서울=뉴스핌] 김가희 기자 = 코스피 5000 시대를 연 국내 증시가 올해 추가 상단을 열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제도 개선에 따른 구조적 리레이팅과 반도체·인공지능(AI)을 중심으로 한 기업 실적 회복이 맞물리면서, 중장기적으로는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넘어 '코리아 프리미엄'으로 전환할 여지가 있다는 분석이다.
강소현 자본시장연구원 거시금융실장은 27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센터에서 열린 '2026년 자본시장 전망과 주요 이슈' 세미나에서 "2026년도에 기업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되는 가운데 밸류에이션이 정상화된다면 코스피의 추가 상단 확대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진단했다.

강 실장은 지난해 국내 증시 급등을 제도 개선 기대와 펀더멘털 회복이 순차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했다. 상반기에는 상법 개정과 지배구조 개선 논의가 본격화되며 한국 증시의 구조적 개선 기대가 투자 심리를 끌어올렸고, 하반기에는 반도체 업황 회복과 기업 실적 상향 조정이 랠리를 이어갔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2025년 코스피는 연간 기준 75% 넘게 상승하며 주요국 증시 가운데 가장 높은 성과를 기록했다. 다만 이 같은 상승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소수 대형 IT·반도체 종목에 집중되면서 지수 변동성이 특정 산업과 기업 실적에 과도하게 연동되는 구조가 강화됐다는 점은 향후 과제로 지목됐다.
강 실장은 "지수 상승이 소수의 대형 IT·반도체에 집중되면서 빠르게 5000선을 달성했다는 건 사실"이라면서도 "그 성과가 시장 전반에 확산되지 못하고 있는 거 같아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균형 있는 발전을 위해서는 시장 전반에서 중소·성장기업에 자금이 충분히 조달될 수 있도록 구조적 개선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증권산업 전망에 대해 발표한 이석훈 자본시장연구원 금융산업실장은 2026년 증권업이 주식시장 호조와 생산적 금융 정책을 배경으로 수익성과 역할 모두에서 확장 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내다봤다.
2025년 증권업은 자기자본 증가와 함께 자기자본이익률(ROE)이 8%대 중반까지 회복되며 뚜렷한 실적 개선 흐름을 보였다. 특히 단기 매매와 자산관리, 투자은행(IB) 부문이 실적을 견인했다. 2026년에도 증시 호황과 기업 투자 확대가 이어지면서 IB와 모험자본 공급 기능이 한층 강화될 것이란 전망이다.
다만 그는 "2025년 증권업의 자기자본이 9.8조원 증가했는데, 그 중 대형사가 7.4조원으로 대형사 중심으로 자본이 증가했다"며 "중대형사와 소형사 간 격차가 확대되는 특징이 심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증권업 질적 향상을 위한 과제로는 ▲모험자본 투자 및 중개 등 IB 부문의 경쟁력 강화 ▲기술 및 리스크 관리 체계 고도화 등을 언급했다.
자산운용산업에 대해서는 남재우 자본시장연구원 펀드·연금실장이 시장 외형 성장과 수익성 간 괴리가 핵심 이슈라고 진단했다. 2025년 자산운용시장 규모는 국내총생산(GDP)의 80%를 넘어서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성장은 상장지수펀드(ETF)와 단기 자금 중심으로 이뤄졌다는 평가다.
공모펀드 시장의 급성장은 ETF가 주도했으며, ETF가 공모펀드 내 비중의 절반 가까이 차지했다. 반면 자산운용시장의 수익성은 여전히 정체 상태를 벗어나지 못했다. 저보수 상품 비중 확대에 따라 자산운용사의 총 운용자산(AUM)은 늘었지만, ROAUM(AUM 대비 수수료 수익) 하락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남 실장은 "신정부가 국내 주식시장 활성화에 대한 의지가 확고하다는 것에 대한 신뢰가 쌓이면서 해외 자산의 국내 투자 전환과 국내 투자 확대가 올 한 해에도 가시적일 것이라고 전망한다"고 말했다. 특히 연금 자산의 투자 구조 개선과 벤처·코스닥 시장으로의 자금 유입 여부가 향후 시장 균형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꼽혔다.
rkgml925@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