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캐나다가 중국과의 무역 합의를 추진할 경우 캐나다산 제품에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지시간 25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을 통해 "만약 캐나다가 중국과 합의를 체결한다면, 미국으로 들어오는 모든 캐나다 상품에 즉각 100%의 관세가 부과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중국이 캐나다를 이용해 미국의 관세를 회피하려 할 가능성이 있다"며 "카니 총리가 캐나다를 중국 제품의 '하역 항구(unloading port)'로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라고 지적했다.

이달 초 마크 카니 총리는 캐나다와 중국이 관세 인하와 무역 장벽 완화를 위한 예비 무역 합의에 도달했다고 발표했다.
합의에 따라 중국은 일부 캐나다산 농산물에 대한 관세를 인하하고, 캐나다는 중국산 전기차 수입 쿼터를 확대하며 최혜국 대우(MFN) 관세율 6.1%를 적용하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까지도 중국과의 무역 협상 자체에 대해선 '합의를 할 수 있다면 하는 게 좋다'는 취지의 발언을 여러 차례 내놓은 바 있다. 지난 16일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그건 그가 해야 할 일이다. 무역합의를 하는 것은 좋은 일이다. 중국과 합의를 할 수 있다면, 그렇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이처럼 강경한 발언을 내놓은 배경에는 중국이 캐나다를 발판으로 미국의 대중(對中) 관세를 우회할 수 있다는 경계심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로이터통신은 트럼프가 캐나다를 "중국산 제품이 미국으로 들어오는 경유지로 사용하는 것을 막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은 중국산 전기차와 철강·알루미늄 등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며 자국 제조업과 일자리를 보호해 왔는데, 이번 캐나다와 중국의 합의로 중국산 전기차가 캐나다에서 낮은 관세(6.1%)를 적용받게 되면, 북미 시장 전체에 미치는 파장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브루킹스 연구소 등은 이미 중국이 멕시코·캐나다를 통해 미국 시장에 진출하는 우회 경로를 모색하고 있다고 지적해 왔으며, 미 행정부 역시 캐나다의 중국산 전기차 수입 확대가 "장기적으로 캐나다가 후회하게 될 결정"이라고 공개적으로 경고한 바 있다.
이 때문에 트럼프의 경고는 북미 자유무역 체제(USMCA) 내부 결속을 유지하기 위한 정치·통상적 압박 수단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에 카니 총리는 캐나다가 중국과 관련해 추진한 조치는 지난 수년간 누적돼 온 일부 문제를 바로잡기 위한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전기차, 농산물, 수산물 분야와 관련해 추가적인 보호 조치를 포함한 형태로 '과거의 틀로 되돌아가는 것(going back to the future)'이라고 표현했다.
매슈 홈스 캐나다 상공회의소 부회장 겸 공공정책 최고책임자도 성명을 내고 "캐나다 정부는 이번 합의가 캐나다와 중국의 소비자 및 기업을 위한 것일 뿐, 제3국을 우회하기 위한 거래가 아니라는 점을 투명하게 밝혀왔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중국이나 다른 국가와의 구조적이고 안정적인 관계도, 근로자·소비자·북미 경쟁력 측면에서 압도적으로 이익이 되는 미국과의 깊이 뿌리내린 관계를 대체하기 위한 것은 아니다"라며 미국과의 기존 경제 관계가 여전히 캐나다에 최우선이라는 점을 부각했다.
한편 백악관과 캐나다 총리실은 CNBC 등 외신의 논평 요청에 즉각 응하지 않았다.
kwonjiu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