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공급난·가격 급등에 제조사 출하·조달 계획 축소
원가 절감 압력, 디스플레이로…추가 가격 인하 여력은 제한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메모리반도체 공급난과 가격 급등이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출하 전략을 흔들면서, 원가 절감 압력이 디스플레이로 옮겨가고 있다. 올해 글로벌 스마트폰용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 출하량은 3년 연속 성장세가 꺾일 것으로 전망이다. 스마트폰 업체들이 출하·조달 계획을 축소하면서 패널 가격 인하 압박도 커지고 있다. 다만 디스플레이 업계의 추가 가격 인하 여력은 제한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3일 시장조사업체 옴디아(Omdia)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스마트폰용 AMOLED 출하량은 8억1000만대다. 지난해 8억1700만대에서 감소한 수치로, 3년 연속 이어진 성장세가 꺾였다.

AMOLED는 백라이트 없이 픽셀이 스스로 빛을 내는 디스플레이로, 액정표시장치(LCD)보다 얇고 명암비가 높아 스마트폰 프리미엄 모델에 주로 적용된다. 글로벌 시장은 삼성디스플레이가 선두를 지키고 있으며, LG디스플레이와 중국 BOE·TCL CSOT 등이 주요 공급사로 꼽힌다.
옴디아는 이번 감소 전망의 배경으로 메모리반도체의 공급 부족과 급격한 가격 상승을 지목했다. 이어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원가 상승분을 소비자 가격에 전가하는 데 소극적이라고 분석했다. 소매가격 인상이 수요를 위축시키고 교체 주기를 늦출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제조사들은 출하 목표와 구매 계획을 줄이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으며, 이는 스마트폰 시장의 물량 성장 둔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평가다.
문제는 메모리 비용 상승이 단순한 원가 부담을 넘어 공급망 전반에 '가격 전가' 압력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옴디아는 제조사들이 메모리 가격 상승분을 상쇄하기 위해 상대적으로 공급 여력이 있는 부품, 특히 AMOLED 패널을 원가 절감 대상으로 삼을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이 같은 흐름은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도 이미 체감하고 있다. 이청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은 지난 7일 CES 2026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디스플레이 시장의 가장 큰 변수로 '반도체'를 꼽으며 "반도체 가격이 오를수록 세트업체의 부담이 커지고, 결국 디스플레이 가격에 대한 압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세트업체 입장에서는 원가 부담을 줄이기 위해 고민이 커질 수밖에 없고, 그 부담이 결국 우리에게도 전달된다"며 "재료 단가에서 한쪽이 오르면 다른 쪽에서 줄이려는 건 자연스러운 흐름"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일부 업체는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겠지만, 가격 인상은 판매에 영향을 줄 수 있어 고객사들이 어떤 방식으로 관리할지 고민이 많다"고 덧붙였다.

다만 AMOLED 가격을 추가로 낮출 여력은 제한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옴디아는 메모리 비용 증가가 디스플레이 비용에 근접하거나 일부 구성에서는 이를 넘어서는 수준까지 올라왔다고 지적했다. AMOLED 제조사들도 지난해 점유율 경쟁 과정에서 이미 공격적인 가격 인하를 단행한 만큼, 올해 추가 인하 폭은 제한될 수 있다는 평가다.
옴디아는 "스마트폰 업체들이 원가 상승 부담을 디스플레이 같은 공급 과잉 부품에 전가해 해결하려는 관행이 있지만, 이번엔 추가 인하 여력이 크지 않다"며 "공급망 비용 구조 변화가 누적된 상황에서 무리한 원가 절감이 반복되면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syu@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