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경제 과학기술

속보

더보기

[현장에서] 끊길 수 있는 AI, 끊기면 안 되는 나라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엔트로픽·미 국방부, AI 사용 갈등
'의존형 vs 소버린 AI' 선택 고민
인프라 보호 위한 '열린 소버린 AI' 필요

[세종=뉴스핌] 이경태 기자 = 최근 미국 국방부가 인공지능(AI) 스타트업 엔트로픽(Anthropic)과의 계약을 끊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엔트로픽은 대형 언어 모델 '클로드(Claude)'를 개발한 회사로, 미국 국방부는 이 모델을 군사 작전과 정보 분석에 폭넓게 활용해 왔다. 그런데 양측은 "클로드를 어디까지 군사적으로 쓸 수 있느냐"를 두고 합의에 이르지 못한 채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쟁점은 두 가지다. 엔트로픽은 자사 AI를 미국 시민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감시(mass domestic surveillance)에 쓰는 것과 인간 개입 없이 발포까지 하는 완전 자율 무기(fully autonomous weapons)에 쓰는 것은 허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반면 미국 국방부는 엔트로픽·오픈AI·구글·xAI 같은 민간 회사들의 모델을 "법이 허용하는 모든 목적(all lawful purposes)"에 자유롭게 쓰도록 해 달라고 요구한다. 세계 최강 군대와 민간 AI 스타트업이 "누가 사용 조건을 정할 권리가 있는가"를 두고 힘겨루기를 벌이고 있는 셈이다.

이경태 CTO [사진=뉴스핌DB] 2025.12.02 biggerthanseoul@newspim.com

이 갈등은 한 가지 불편한 현실을 드러낸다. 오늘날 국가 안보의 심장부까지 들어온 AI와 클라우드가, 결국 몇 개 민간 기업의 정책과 가치관, 그리고 그 기업이 속한 국가의 법·외교 전략에 의해 좌우된다는 사실이다. 특정 회사의 이사회가 윤리 기준을 강화하겠다고 마음먹는 순간, 군사·정보·경찰의 활용 범위는 하루아침에 달라질 수 있다. 반대로, 특정 정부가 안보를 이유로 "더 과감한 활용"을 요구하면, 민간 회사의 내부 원칙은 거센 정치·여론의 압력을 받게 된다.

문제는 이것이 미국만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점이다. 한국 역시 번역·검색·코딩·문서 작성에서부터 행정 시스템과 공공 서비스 일부까지, 이미 외산 AI와 클라우드에 상당 부분 기대고 있다. 가령 한국의 어느 부처가 외국 빅테크의 LLM API와 클라우드 위에서 데이터 분석·정책 시뮬레이션·재난 대응 시스템을 돌리고 있다고 상상해 보자.

어느 날 그 기업이 자체 정책을 바꿔, 특정 유형의 감시·정보 분석·국경 통제에는 모델을 쓸 수 없다고 선언하거나, 해당 국가와 관련된 서비스만 별도의 심사를 거치겠다고 결정할 수 있다. 정권 교체, 국제 제재, 동맹국 간 갈등 등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사건들이, 곧바로 AI 서비스 중단과 기능 제한으로 번역되는 구조다.

이런 상황에서 '소버린 AI(sovereign AI)'라는 단어는 매력적인 해법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 개념을 둘러싼 비판도 만만치 않다.

첫째, 소버린 AI가 국가주의·AI 국수주의로 흘러, 사실상 "국가가 통제하는 공식 AI"를 만들려는 시도로 변질될 수 있다는 우려다. 특정 정권이 마음만 먹으면, 자국 모델을 여론 통제·검열·프로파간다의 도구로 활용하기 쉬운 구조이기도 하다. 둘째, 모든 나라가 풀스택 독자 모델을 외치다 보면, 데이터·GPU·인력은 갈가리 쪼개지고 연구·산업 전체 효율은 떨어질 수 있다.

셋째, 소버린 AI가 데이터와 인프라의 국경을 더 높여 글로벌 협력과 상호 검증을 어렵게 만들 위험도 있다. AI가 국경마다 다른 규제·포맷·표준에 묶이면, 기업과 개발자는 각국 버전의 모델과 서비스를 따로 유지해야 하는 추가 비용을 떠안는다.

넷째, '국가 주권'이라는 수사가 붙는 순간, AI 투자가 군사·정보 프로젝트에 과도하게 쏠릴 수 있다. 이 경우 의료·교육·기후·복지 등 시민 삶을 바꾸는 영역의 혁신은 오히려 뒷전으로 밀릴 수 있다. 마지막으로, 하드웨어·OS·클라우드는 여전히 외국 회사에 의존하면서 겉으로만 국산 LLM과 국책 프로젝트를 내세우는 '명목상 주권'에 그칠 수도 있다. 레이블만 소버린일 뿐 실제 의존도는 더 깊어지는 역설이다.

그렇다면 해법은 '의존형 AI'와 '소버린 AI' 중 하나를 택하는 양자택일일까. 그렇지 않다. 필요한 것은 '폐쇄적 주권'이 아니라 '열린 소버린 AI'에 가깝다. 모든 것을 국산으로 대체하자는 게 아니라, 끊기면 국가와 시민이 크게 다치는 층위만큼은 스스로 책임질 수 있는 구조를 만들자는 제안이다. 인프라 측면에서는 일정 비율의 국가 데이터센터, 전력·네트워크, AI 반도체를 자국 내에서 확보하되, 이를 글로벌 클라우드·오픈소스와 상호운용 가능하게 설계하는 것이 핵심이다.

모델 레이어에서도 마찬가지다. 한국어와 한국 사회 맥락을 깊이 이해하는 기초 모델 몇 개는 공공재 수준으로 확보하되, 이를 모든 상황에서 '국산 우선'으로 강제할 필요는 없다.

행정·안보·핵심 인프라 등 끊기면 안 되는 영역에서는 자국·공공 모델을 기본값으로 쓰되, 연구·민간 서비스·글로벌 협업 영역에서는 오픈소스·외산 모델과 자유롭게 섞어 쓰는 하이브리드 전략이 현실적이다.

중요한 것은 "누가 만든 모델인가"가 아니라, "필요할 때 우리가 사용 조건을 바꿀 수 있는가, 끊길 위험을 관리할 수 있는가"다.

여기서 국가가 통제해야 할 것은 콘텐츠가 아니라 규칙이다. 어떤 질문을 막고 어떤 답을 지울지 정하는 방식의 통제가 아니다. 바로 ▲어떤 용도에는 이 AI를 절대 쓰지 않는다 ▲어떤 상황에서도 시민 기본 서비스는 일괄 중단하지 않는다 ▲군사·정보 활용에는 반드시 인간 개입과 민주적 감시를 둔다 등과 같은 사용 프로토콜을 정하는 통제다.

이 규칙은 법과 독립 감독기구, 기술적 안전장치로 뒷받침돼야 한다. 평시에는 글로벌 빅테크와 나란히 경쟁·협력하면서도, 위기 상황에서는 최소한의 기술적·제도적 자율성을 행사할 수 있어야 진짜 의미의 소버린 AI다.

엔트로픽과 미국 국방부의 갈등은 우리에게 묻는다. "당신의 안보와 행정, 경제 시스템은 누구의 정책 변경에 의해 끊길 수 있는가?" 우리는 이미 수많은 외산 AI와 클라우드를 당연한 배경처럼 쓰고 있다.

다만 끊길 수 있는 AI 위에 나라 전체를 올려놓을 것인지, 끊기면 안 되는 나라를 위해 어느 정도의 버팀목과 선택권을 확보해 둘 것인지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 여전히 이어지는 소버린 AI 논쟁은 국산 LLM 자랑을 위한 슬로건이 아니라, 이 질문에 대한 설계도의 이름이어야 한다.

biggerthanseoul@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강의구, 1심서 실형…법정 구속 [서울=뉴스핌] 홍석희 기자 = 12·3 비상계엄 선포문 표지를 사후에 만들고 보관한 혐의로 기소된 강의구 전 대통령실 부속실장이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강 전 실장은 증거 인멸과 도망을 우려로 법정에서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재판장 박옥희)는 28일 오후 허위 공문서 작성·행사, 공용물 손상, 대통령기록물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를 받는 강 전 실장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하고, "증거 인멸과 도망의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서울=뉴스핌] 사진공동취재단 = 강의구 전 대통령실 부속실장이 2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사후 계엄 선포문 허위 작성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6.05.28 photo@newspim.com 강 전 실장은 비상계엄 해제 후인 2024년 12월 6일 한덕수 전 국무총리,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사전에 부서하고 윤석열 전 대통령이 서명한 문서에 따라 비상계엄을 선포한 것처럼 허위 계엄 선포문을 작성한 혐의로 기소됐다. 해당 사후 문건은 한 전 총리, 김 전 장관, 윤 전 대통령 순으로 서명이 이뤄졌고, 강 전 실장 사무실에 보관된 것으로 조사됐다. 내란 혐의 수사가 본격화하자 한 전 총리로부터 "사후에 문서를 만들었다는 것이 알려지면 또 다른 논쟁을 낳을 수 있으니 내가 서명한 것을 없었던 것으로 하자"라는 말을 듣고 해당 문건을 파쇄한 혐의도 받는다. 재판부는 사후에 작성된 계엄 선포문이 허위 공문서에 해당하며, 강 전 실장에게 허위 공문서를 작성하려는 고의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계엄 선포의 절차적 적법성을 증명하고 계엄 선포문 표지가 공개되는 상황을 대비하기 위해 작성한 이상 (문서) 행사의 목적을 부정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이 밖에 계엄 선포문 파쇄와 관련한 공용서류 손상·대통령기록물법 위반 혐의도 유죄로 인정됐다. 다만 재판부는 "문서 보관 행위만으로는 해당 문서의 신용을 해할 위험이 발생했다고 볼 수 없다"며 허위 공문서 행사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양형과 관련해 "피고인은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는 고위 공무원으로서 대통령의 직무수행을 올바르게 보좌해야 한다"며 "그럼에도 피고인은 이 사건 계엄 선포가 위헌·위법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대통령 탄핵 소추안이 발의된 엄중한 상황에서 윤석열 등의 서명을 받아 허위 공문서를 작성했다"고 질타했다. 이어 "피고인은 윤석열의 사전 지시가 없었는데도 계엄 선포문의 표지 형식을 작성하고 윤석열 등의 서명을 받아 각 범행의 주요한 실행행위를 담당했다"며 "피고인의 직위와 역할을 비춰볼 때 죄책이 무겁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선고 이후 증거 인멸 및 도망 우려 등으로 강 전 실장에게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강 전 실장 측 변호인은 "사실관계를 다 인정하고 법리적으로 다퉜고 증거, 증인에 대해서도 동의했다"며 "법리적으로 다툴 여지가 있으니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받게 해 달라"고 했다. 강 전 실장도 "저는 증거 인멸과 도주에 대한 의사가 전혀 없다"고 항변했으나 재판부는 "피고인이 범행을 다투고 있고 1년 6개월이라는 가볍지 않은 형이 선고됐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hong90@newspim.com 2026-05-28 15:27
사진
신네르, 롤랑가로스 2회전 탈락 [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세계 테니스계를 호령하던 얀니크 신네르(24·이탈리아·1위)가 파리의 가혹한 폭염과 갑작스러운 컨디션 난조로 커리어 그랜드슬램 도전이 물거품됐다. 신네르는 28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롤랑가로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프랑스오픈 남자 단식 2회전에서 세계 56위 후안 마누엘 세룬돌로(24·아르헨티나)에게 세트 스코어 2-3(6-3, 6-2, 5-7, 1-6, 1-6)으로 대역전패했다. 톱시드를 받은 선수가 이 대회 3라운드 이전에 탈락한 것은 2000년 안드레 애거시(미국) 이후 무려 26년 만이다. [파리 로이터=뉴스핌] 박상욱 기자=신네르가 28일(현지시간) 2026 프랑스오픈 남자 단식 2회전 경기 중 더위를 식히고 있다. 2026.5.29. psoq1337@newspim.com 경기 초반은 신네르의 독무대였다. 강력한 스트로크를 앞세워 1, 2세트를 손쉽게 따냈다. 3세트에서도 게임 스코어 5-1까지 달아나며 완승을 눈앞에 뒀다. 그러나 파리의 30도를 웃도는 폭염 속에서 비극이 시작됐다. 심한 어지럼증과 메스꺼움을 느낀 신네르는 급격한 체력 저하와 함께 다리 경련 증세를 보였다. 코트를 떠나 메디컬 타임아웃까지 요청했으나 한 번 무너진 몸은 회복되지 않았다. 신네르가 중심을 잃자 세룬돌로는 끈질긴 수비와 집요한 톱스핀 샷으로 상대를 흔들었다. 몸이 굳어버린 신네르는 마지막 20게임 중 단 2게임만 따내는 빈공 속에 급격히 무너졌다. 이 경기 전까지 올 시즌 인디언웰스, 마이애미, 몬테카를로, 마드리드, 로마까지 'ATP 마스터스 1000' 시리즈 5개 대회를 연속 석권하며 30연승을 달리던 신네르의 무패 행진도 허무하게 마감됐다. 지난해 파리 마스터스 우승을 포함하면 마스터스 1000 시리즈 6개 대회 연속 우승이라는 대기록의 중단이다. [파리 로이터=뉴스핌] 박상욱 기자=신네르가 28일(현지시간) 2026 프랑스오픈 남자 단식 2회전에서 패한 뒤 경기장을 떠나고 있다. 2026.5.29. psoq1337@newspim.com 경기 후 신네르는 "최근 많은 경기를 치르며 회복할 시간이 부족했고 아침부터 몸이 무거웠다"며 "3세트 이후 에너지가 완전히 떨어지며 흐름을 잃었다"고 아쉬움을 삼켰다. 대어를 낚은 세룬돌로 역시 "그에게 정말 힘든 상황이었다. 솔직히 운이 따랐고 신네르가 빨리 회복하길 바란다"며 위로를 건넸다. 이번 이변으로 지난 2024년 호주오픈을 기점으로 이어져 온 신네르와 카를로스 알카라스(스페인·2위)의 '메이저 독식 체제'는 잠시 멈추게 됐다. 지난 9개의 메이저 대회를 양분했던 알카라스가 손목 부상으로 대회 전 기권한 데 이어 신네르마저 조기 탈락하며 롤랑가로스는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혼전 양상으로 접어들었다. [파리 로이터=뉴스핌] 박상욱 기자=세룬돌로가 28일(현지시간) 2026 프랑스오픈 남자 단식 2회전에서 승리한 뒤 팬들에 인사하고 있다. 2026.5.29. psoq1337@newspim.com 번번이 이들에게 밀렸던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의 통산 25번째 메이저 우승 대기록 도전과 메이저 대회 준우승 단골이었던 알렉산더 즈베레프(독일), 캐스퍼 루드(노르웨이) 등 강자들의 왕좌 탈환 경쟁이 본격적인 막을 올렸다. 특히 조코비치가 이번에 정상에 오르면 남녀 테니스를 통틀어 '역대 메이저 단식 최다 우승'이라는 전인미답의 이정표를 세우게 된다. psoq1337@newspim.com 2026-05-29 08:03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