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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흉터가 남은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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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고다연 기자 = "또 서부지법 때처럼 조작하고 그러면 안 되니까!"

2024년 12.3 비상계엄과 관련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첫 번째 선고가 이루어지던 지난 16일,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선고를 기다리던 한 지지자가 분노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집회 측이 '어떤 결과가 나와도 폭력은 안 된다'고 당부하며 서부지법 난동 사태를 언급하자 나온 반응이었다.

결과적으로는 폭력 행위를 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셈이지만, 그만큼 '서부지법 난동 사태'는 진영과 관계없이 큰 충격을 줬다는 것은 새삼 짐작할 수 있었다.

고다연 사회부 기자

지난 13일에는 '서부지법 난동 사태' 배후 의혹을 받는 전광훈 목사가 구속됐다. 법원은 "증거 인멸과 도주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비상계엄 이후 '두 쪽'으로 갈라진 광장 집회는 한국 사회 갈등과 분열의 상징이 됐다. 그 갈등이 폭발한 대표적 사건이 바로 서부지법 난동이었다. 일부 지지자들이 사법부 결정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법원을 향해 물리력을 행사하는 모습은 많은 시민들에게 깊은 충격과 불안을 남겼다.

최근 윤 전 대통령 관련 재판들이 진행되면서 서초동에 다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집회 참가자 수가 다소 줄어든 모습이기도 했다. 그럼에도 많은 경찰 인력들이 여전히 법원 주변을 통제하며 혹시 모를 사태에 대비했다.

주최 측에서 수 차례 '폭력은 안 된다'고 당부했지만 선고 전에 작은 충돌은 있었다. 여전히 양측 지지자들 간에 시비가 붙거나 큰소리로 비속어가 섞인 발언 등을 외치며 서로를 도발하는 모습이 간간이 보였다.

윤 전 대통령이 '체포방해' 혐의로 징역 5년을 선고받자, 지지자들은 대체로 담담한 반응이었다. 폭력은 없었다. 지난해부터 수 차례 집회 현장을 찾으면서 취재진을 향해 반감을 드러내거나 상대 진영을 향해 달려드는 모습을 목격했던 기억이 났다. 서부지법 난동으로 대표되는 집단 폭력과 대립, 관련자 구속까지 일련의 과정이 어느 정도 '자정 작용'을 하게 만들었나 생각이 들었다.

폭력은 상처와 흉터를 남긴다. 서부지법 난동 사태 역시 우리 사회에 하나의 흉터처럼 남았다. 이에 대한 법원 판단은 최근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집회 현장에서는 하나의 '키워드'처럼 여겨진다. 아직 지난해 갈등의 잔재처럼 남아있는 일부 대립 장면을 마주할 때면 마음이 무거워진다. 갈등이 다시금 조용히 곪다가 한 번에 터져버리는 것은 아닌지 우려되기 때문이다.

이미 남은 흉터를 애써 숨기거나 지울 필요는 없을지 모른다. 중요한 것은 그 흉터를 폭력에 대한 경계이자, 민주주의에 대한 경고로 기억하는 일이다. 윤 전 대통령을 둘러싼 재판 선고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가 과거의 상처를 딛고 얼마나 성숙해졌는지 시험대에 오르는 순간들이 이어질 예정이다.

gdy10@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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