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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이 온다] ⑨ 미·중 하이테크 신냉전과 스위치를 쥔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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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가격 파괴와 물량 공세
두뇌에서 앞서가는 미국
로봇의 근육을 움직이는 희토류

[서울=뉴스핌] 황숙혜 기자 = 새벽 네 시의 공장은 캄캄하다. 거대한 컨베이어 벨트 위로 불꽃이 튀고 쇳조각이 쏟아져 내려오지만, 작업복을 입은 노동자는 보이지 않는다. 사람 대신 공장을 채운 것은 오렌지색, 노란색, 회색의 강철 팔들이다. 수십 개 로봇 팔이 일정한 리듬으로 용접과 조립을 반복하고, 바닥에서는 자율주행 운반 로봇이 소리 없이 부품을 나른다. 유리 너머 관제실에서 모니터를 지켜보는 엔지니어 몇 명만이, 이 거대한 기계 오케스트라가 실제로는 '무인 공장'이라는 사실을 상기시켜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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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공장에 설치된 로봇의 상당수는 토종 브랜드다. 인공지능(AI) 도구를 이용해 국제 컨설팅사와 투자은행(IB)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중국산 산업용 로봇은 일본과 유럽산 동급 모델보다 대략 20~40% 낮은 가격에 공급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가격만 싼 것이 아니다. 중국 정부가 '중국 제조 2025'와 각종 산업 정책을 통해 밀어붙인 로봇 및 부품 국산화 정책에 따라 로봇들은 부품 조달과 유지 보수에서도 높은 가격 경쟁력을 가진다.

같은 시각, 미국 남부의 어느 공장에서는 공장장과 재무담당자가 자동화 투자 계획을 놓고 머리를 맞댄다. 값싼 중국산 로봇과 더 비싸지만 신뢰성이 높은 미국 또는 유럽산 로봇, 그리고 중국산 수입에 얹힐지 모를 새로운 관세와 안보 규제까지 모든 변수들을 엑셀 시트에 욱여넣으며 최선의 선택을 위해 머리를 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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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경제포럼(WEF)은 기계가 사람을 대체하는 세상이 온다는 경고를 오래전부터 되풀이해 왔다. 하지만 지금 벌어지는 일은 더 구체적이다. 로보틱스는 더 이상 미래의 상징이 아니라 중국과 미국이 서로를 향해 겨누는 가장 현실적인 산업 무기다. 하이테크라는 무대에서 또 한 차례 냉전이 벌어지고 있다.

국제로봇연맹(IFR)의 최신 통계를 보면 2024년 전 세계 공장에 설치된 산업용 로봇은 54만2000대로, 10년 전의 두 배가 넘는다. 이 중 74%가 아시아에 설치됐고 그 절반 이상이 중국에 집중됐다. 누가 더 많은 로봇을 더 빠르고 더 싸게, 더 똑똑하게 깔아놓을 것인가를 둘러싼 피지컬 AI의 경쟁에서 지는 쪽은 단순히 한 산업을 잃는 것이 아니라 국가 경제와 안보, 노동 질서를 통째로 내줄지도 모른다는 긴장감이 고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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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년 만에 뒤집힌 로봇 지도 = 불과 10년 전만 해도 세계 로봇 시장의 중심은 일본과 독일, 미국이었다. 그러나 IFR의 월드 로보틱스 2025(World Robotics 2025) 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 22만1000대였던 연간 산업용 로봇 설치 대수가 2024년 54만2000대로 두 배 이상 늘어나는 사이 성장의 상당 부분을 중국이 흡수했다. 2024년 중국의 신규 설치 대수는 29만5000대로, 전 세계 신규 설치의 54%를 독식했다. 글로벌 상장지수펀드(ETF)와 투자은행(IB) 보고서는 중국이 로봇의 최대 수요국을 넘어 최대 생산국으로 부상했다는 데 한 목소리를 낸다. 로봇이 중국의 다음 10년 성장의 핵심 축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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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R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전세계 산업용 로봇 시장 추이 및 전망 [AI 일러스트=황숙혜 기자]

미국의 위치는 미묘하다. 미국은 여전히 AI, 소프트웨어, 센서, 고성능 칩 등 로봇의 '두뇌'를 구성하는 핵심 기술에서 세계 최상위권을 지키고 있다. 실리콘밸리와 보스턴, 피츠버그의 로봇 스타트업들은 자율주행, 로봇 팔, 서비스 로봇, 휴머노이드에서 혁신을 이어가고 있고, 대형 기술기업들은 AI와 클라우드를 결합한 로봇 운영체제를 앞다투어 개발 중이다.

하지만 미국의 제조 현장, 즉 공장 바닥에 깔린 로봇의 숫자와 밀도는 독일·일본·한국, 그리고 중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뒤처진다는 것이 OECD와 IFR 데이터가 공통으로 지적하는 부분이다. 기술 패권의 지도와 실제 생산 현장의 지도 사이에, 점점 더 큰 간극이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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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싸고 많은' 로봇으로 영역 확장 = 중국의 로봇 부상은 우연이 아니다. 2015년 발표된 '중국제조 2025'는 로봇을 반도체, 항공우주, 전기차와 함께 전략 신흥산업으로 못 박았다. 이후 14차 5개년 규획과 로봇 산업 발전계획은 산업용 로봇, 서비스 로봇, 특수 로봇을 모두 포괄하는 국가 로드맵을 제시했고, 중앙·지방 정부는 로봇 산업단지를 조성하고 세제 감면과 보조금, 국유은행 대출을 통해 자국 로봇 기업을 밀어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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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안보연구소와 유럽계 투자은행 리포트에 따르면, 중국 로봇의 저가 경쟁력은 단순한 '덤핑'이 아니라 공급망·규모·정책이 결합된 구조적 결과물이다. 첫째, 서보모터·감속기·컨트롤러 등 핵심 부품의 국산화율이 빠르게 올라가며, 일본·유럽에서 수입해야 했던 고가 부품 의존도가 줄었다. 둘째, 동부 연안과 내륙에 걸쳐 조성된 로봇 클러스터는 부품 업체, 완제품 업체, 시스템 통합업체를 한 도시 안에 모아 물류비와 재고비를 줄였고, 대량 생산으로 고정비를 분산시켰다. 셋째, 정부 보조금과 세제 혜택은 국내 시장에서의 가격 인하를 가능하게 했고, 이를 발판 삼아 수출 시장에서도 공격적인 단가를 제시할 수 있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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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구조 속에서, 외신과 시장조사 기관은 동급 성능 기준으로 중국산 산업용 로봇이 일본·독일·스위스 브랜드보다 20~40% 저렴하게 공급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지적한다. 초기에 '값은 싸지만 고장이 잦다'는 평가를 받던 중국산 로봇은 반복적인 개선과 방대한 운용 데이터를 바탕으로 빠르게 품질 격차를 줄였다. 지금은 초고정밀 공정이나 극한 환경이 필요한 일부 분야를 제외하면, 많은 공장들이 조금 덜 정밀해도 훨씬 싸고, 부품·AS가 빨라서 결국 전체 비용이 낮다는 이유로 중국산을 택하고 있다는 분석이 국제 산업 리포트 곳곳에서 확인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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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뇌를 쥔 미국, 몸통에서 밀린다 = 반면 미국은 로봇의 '두뇌'에서 압도적 경쟁력을 보여 왔다. AI 반도체와 클라우드, 거대언어모델(LLM), 고급 제어 알고리즘, 고성능 센서 등 로봇을 움직이는 인프라는 대부분 미국 기업과 연구기관이 주도하고 있다. 스탠퍼드대학과 메사추세츠공과대학(MIT), 카네기멜런대학(CMU) 등 대학의 연구는 로봇 자율성과 강화 학습, 휴머노이드 제어 기술을 선도하고 있고, 실리콘밸리 스타트업들은 인간이 일일이 코딩하지 않아도 데이터를 학습하며 진화하는 로봇 소프트웨어를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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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국의 로보틱스 패권 전쟁 [AI 일러스트=황숙혜 기자]

미국 역시 '두뇌'에만 머물 생각은 없다. 테슬라(TSLA)는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Optimus)를 개발해 공장과 물류, 가정까지 겨냥한 장기 계획을 내놓았고, 보스턴 다이내믹스와 애질리티 로보틱스 등의 기업들은 이미 다양한 형태의 휴머노이드와 4족 보행 로봇을 시험 현장에 투입하고 있다.

백악관이 로봇 산업 전반을 다루는 행정명령을 검토하고, 업계와 의회가 '국가 로봇 전략' 수립을 촉구하는 흐름은 미국이 두뇌만이 아니라 몸통까지 미국 안에서 키우겠다는 방향으로 전환하는 움직임을 보여준다. ITIF 등 정책 보고서는 "미국이 지금처럼 칩과 클라우드만 쥐고 제조 로봇과 산업용 하드웨어를 외국에 맡기면 장기적으로 AI 패권도 흔들릴 수 있다"며 미국 내 제조·로봇 생태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IFR 통계를 보면 미국의 연간 산업용 로봇 설치 대수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중국과 일본에 비해 폭발적인 수준은 아니다. 제조업이 서비스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비중을 나타내는 경제 구조와 임금 및 규제, 인프라 문제로 인해 기업들이 자동화 투자에 앞서 해외 아웃소싱을 먼저 고려했던 역사도 배경으로 작용했다. 최근 몇 년간 이른바 리쇼어링(제조업 본국 회귀)과 스마트 팩토리 바람이 불면서 공장 자동화를 늘리려는 흐름은 이어지고 있지만 이 공백을 파고든 것이 바로 값싼 중국산 로봇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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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제조업체의 딜레마는 간단하다. AI 도구를 활용해 국제금융센터와 글로벌 IB 리포트를 교차 분석해 보면 중국산 로봇과 부품은 미국·유럽·일본 브랜드에 비해 초기 도입 비용이 수십 퍼센트 낮고, 수십~수백 대를 도입하는 프로젝트일수록 이 차이는 누적되어 전체 설비 투자(CAPEX)를 크게 좌우한다.

여기에 관세와 수입 규제 가능성을 반영하면 계산은 더 복잡해진다. 미 상무부와 상무위원회의 데이터, 그리고 싱크탱크 보고서를 AI 도구로 분석한 결과 중소 제조업체일수록 지금 당장 살아남기 위해선 가장 싼 로봇을 살 수밖에 없다는 응답이 높은 반면, 기술 및 정책 커뮤니티에서는 그 선택이 장기적으로 미국 제조업의 자립 기반을 무너뜨린다는 경고가 다수라는 점이 뚜렷하게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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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보와 정책 차원의 패권 다툼으로 = 양측의 긴장감은 결국 통상과 안보의 언어로 번역된다. 미국 행정부와 의회는 2025년부터 산업용 로봇과 공작기계 수입이 국가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따지는 이른바 '섹션 232' 조사 논의를 본격화했다.

보수와 진보를 막론하고 미국 싱크탱크는 중국이 보조금과 국유기업을 동원해 전략 산업에서 가격을 비정상적으로 낮추고 있으며, 로봇 분야도 예외가 아니라고 주장하며 고율 관세와 수입 제한, 특정 중국 업체의 공공 및 방산 프로젝트 참여 금지를 권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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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도 선택은 쉽지 않다. 미국 제조업계를 대표하는 단체와 일부 글로벌 기업은 정부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관세가 중국산 로봇과 기계류의 덤핑을 막는 데 도움은 되겠지만 동시에 미국 공장들의 자동화 비용을 올려 글로벌 가격 경쟁력을 떨어뜨릴 위험이 크다"고 지적한다. 특히 저마진으로 버티는 중소 제조업체일수록 싸게 쓸 수 있는 로봇을 잃는 대가가 크고, 이는 리쇼어링 전략 전반에도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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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의 옵티머스 [사진=업체 제공]

AI 기반 텍스트·데이터 마이닝 도구로 미 상무부와 의회, 산업계가 제출한 수십 건의 의견서를 분석해 본 결과 중국산 의존을 줄이기 위해서 일정 수준의 방어적 관세와 규제가 필요하다는 합의는 점점 넓어지는 반면 어느 수준에서 가격 상승을 감내하고 동맹국 제품을 어떻게 예외로 둘 것인지에 대해서는 이해관계에 따라 의견이 극명하게 갈렸다. 로봇 관세는 더 이상 숫자의 문제가 아니라 단기 비용 절감과 장기 산업 자립 사이에서 국가가 어디에 방점을 찍을 것인가라는 선택의 문제로 부상하는 모양새다.​

◆ 휴머노이드·드론·군사용 로봇으로 확산되는 전장 = 미·중 로봇 경쟁은 더 이상 산업용 팔 로봇에만 머물지 않는다. 휴머노이드와 드론, 군사용 로봇은 두 나라가 피지컬 AI의 최전선을 겨루는 무대다. 미국 외교전문지와 전략연구소 보고서는 2020년대 중반 이후 휴머노이드 로봇이 제조·물류·서비스 현장에서 사람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될 것이라고 여러 차례 예측했다. 글로벌 조사기관 옴디아는 최근 보고서에서 2025년 전세계 휴머노이드 출하량을 1만3000 대로 추산하며 2030년까지 기하급수적인 성장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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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이미 휴머노이드를 차세대 전략산업으로 공식 지정하고 베이징 세계 로봇대회 등에서 수십 종의 휴머노이드 시제품과 파일럿 프로젝트를 선보였다. 로이터와 여러 IB 리포트는 중국이 2027년까지 휴머노이드를 제조·물류·서비스 산업에 대규모로 배치하겠다는 계획을 잇따라 발표했다고 전했다. 미국에서는 고성능 AI와 첨단 센서를 결합한 휴머노이드 스타트업들이 주목을 받고 있지만 양산 비용과 공급망 측면에서 중국의 대규모 생산 능력에 뒤처질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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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과 군사용 로봇에서는 긴장이 더 노골적이다. 상업용 드론 시장에서 중국 DJI는 글로벌 시장의 과반을 장악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농업·물류·인프라 점검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해 왔다. 미국과 유럽은 데이터 보안과 잠재적 군사 전용 가능성을 이유로 중국산 드론을 공공과 안보 관련 현장에서 배제하는 규제를 강화해 왔고, 이는 다시 서방 제조업체의 성장 기회로 이어졌다.

하지만 AI 도구로 각국의 데이터를 분석해 보면 규제가 중국 기업의 세계 시장 점유율을 단기간에 크게 흔들지 못했고, 오히려 중국 업체들이 중동과 동남아, 아프리카 등 규제가 느슨한 지역으로 더 빠르게 확장하도록 자극했다는 역설적인 흔적도 확인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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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봇의 근육과 신경을 움직이는 숨은 자원 = 중국이 저가 로봇 공세를 가능케 한 요인은 값싼 인건비나 보조금만이 아니다. 고성능 모터와 감속기에 들어가는 희토류 자석을 내부적으로 저가에 대량 공급할 수 있다는 사실이 로봇의 원가 구조를 근본부터 바꿔 놓았다. 일례로, 네오디뮴(NdFeB) 자석은 같은 무게의 일반 자석보다 훨씬 강한 자력을 제공하기 때문에 더 작고 가벼운 모터로도 높은 토크를 낼 수 있게 해준다.

이는 산업용 로봇 팔의 관절, 고속 픽앤플레이스 시스템, 정밀 공작용 로봇에서 결정적인 의미를 갖는다. 국제 소재·광물 분석 보고서들을 AI 도구로 종합해 보면 중국은 희토류 산지뿐 아니라 분리·정제·합금·자석 제조 공정에서 세계 공급량의 다수를 책임지며 사실상 모터와 자석의 글로벌 단가를 조정할 수 있는 위치에 서 있다. 이 구조 덕분에 중국 로봇 업체들은 일본과 유럽 경쟁사에 비해 핵심 부품 비용을 낮추고도 충분한 마진을 확보할 수 있고, 이는 곧 성능이 충분한 중저가 로봇을 물량으로 깔아 버리는 전략의 물적 토대가 된다.

완제품 로봇의 가격 경쟁을 넘어 희토류는 통상·안보 전략에서도 점점 더 중요한 레버로 쓰이고 있다. 2025년 이후 중국은 특정 중·중희토류와 이를 기반으로 한 고성능 자석과 부품에 대해 수출 허가제를 도입했고 실제로 일부 기간에는 관련 품목의 수출을 크게 줄이며 글로벌 공급망에 충격을 줬다. 이 조치들은 명목상 환경 보호와 자원 안보를 내세웠지만 미국과 유럽, 일본의 정책 브리핑과 싱크탱크 보고서들을 AI로 분석해 보면, 로봇과 전기차, 풍력 등 전략 산업에서 서방의 기술 및 통제 강화에 대한 대칭적 대응 수단으로 해석하는 시각이 일관되게 등장한다.

희토류 자석은 산업용 로봇의 모터와 인코더를 움직이는 최소 단위이기 때문에 수출 허가의 속도와 물량, 가격의 미세한 조정만으로도 특정 국가와 기업의 로봇 생산 속도와 원가 구조를 크게 흔들 수 있다. 미국과 유럽이 '섹션 232' 조사, 수입 규제, 동맹국 내 대체 공급망 구축을 서두르는 데는 완제품 로봇 관세라는 눈에 보이는 조치 뒤에 희토류와 자석이라는 눈에 보이지 않는 병목이 존재한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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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용 팔 로봇에 더해 휴머노이드 로봇의 등장은 희토류의 전략적 의미를 한 단계 끌어올리고 있다. 최근 시장조사와 자원 분석 리포트에 따르면 인간과 비슷한 관절 수를 가진 휴머노이드는 한 대당 수㎏ 수준의 NdFeB 자석을 필요로 하며, 로봇 관절 수가 늘수록 자석 사용량도 선형에 가깝게 증가한다.

[사진 = 유비텍 공식 홈페이지] 중국 로봇 개발사 유비텍(優必選∙유비쉬안∙UBTECH, 9880.HK)이 출시한 중국 최초의 상용화된 전신형 이족 휴머노이드 로봇 워커(Walker).

중국과 미국이 모두 2030년대 초를 목표로 수만~수십만 대 규모의 휴머노이드를 공장과 물류, 서비스 현장에 투입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놓은 가운데 AI 기반 수요와 공급 시뮬레이션을 돌려 보면 희토류 자석 시장이 전기차를 따라잡는 그림이 나타난다. 일부 시나리오에서는 전기차를 초과할 정도의 수요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확인된다.

실제로 글로벌 희토류 및 자석 업체들은 테슬라의 휴머노이드 프로젝트나 중국 내 휴머노이드 시범 사업을 예로 들며 단일 프로젝트만으로도 수천 톤 단위의 중장기 수요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만약 이 시점에도 중국이 정제·자석 생산 능력의 절대 다수를 쥐고 있다면 로봇 패권 경쟁은 더 나은 AI와 하드웨어 설계를 넘어 희토류 병목을 둘러싼 자원 외교의 문제로 전환될 수밖에 없다.

◆ 한국 '스위치'를 쥔 국가 = 미·중 피지컬 AI 경쟁과 하이테크 냉전에서 한국은 게임의 전원을 켜고 끌 수 있는 스위치에 해당한다. 조지타운대학이 한국 AI 생태계를 분석한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기업과 연구기관들은 AI 칩과 메모리, 통신 인프라에서 세계 상위권이며, 반도체 가치사슬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미국 다음 수준이다. 특히 고대역폭메모리(HBM)과 DDR 같은 메모리 칩은 대규모 AI 모델을 물리적으로 움직이는 연료이자 피지컬 AI 로봇과 자율주행 시스템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처리하는 기억장치다.

한국은 또한 배터리와 자동차, 조선과 디스플레이, 산업용 로봇에 이르기까지 피지컬 AI가 가장 먼저 침투할 산업 대부분에서 글로벌 톱티어 플레이어를 보유하고 있다. 미국이 추진 중인 팍스 실리카(Pax Silica) 즉, AI와 반도체, 네트워크 표준을 동맹국 중심으로 재편하려는 구상에 한국이 참여하면서 미국 입장에서는 한국이 중국을 견제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칩과 배터리, 산업장비 공급국으로 부상했다. 동시에 중국 입장에서는 최신 메모리와 장비, 완성차 및 조선 공급망에서 절대 잃고 싶지 않은 파트너로 남아 있다.

이런 구조 때문에 한국은 선택이 아니라 균형의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고 싱크탱크는 지적한다. 미국의 수출 통제와 동맹 압박이 강해질수록 중국과의 기술·산업 협력 공간은 좁아진다. 반대로 중국과의 협력을 유지하려 할수록 미국이 주도하는 AI·반도체 동맹 안에서 신뢰와 정보 공유, 공동 투자 기회가 줄어들 수 있다. 피지컬 AI 시대에 한국은 직접적인 패권 경쟁에서 비껴난 것으로 보이지만 어느 쪽의 규칙을 따를 것인지에 따라 세계 공급망 지도를 바꿀 수 있는 열쇠인 셈이다.

 

shhwa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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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낸스, 8.4조원 해킹 당해…역대 최대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에서 추정 피해액 63억 달러(약 8조 4,000억 원)에 달하는 암호화폐 업계 역사상 최대 규모의 해킹 사건이 발생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바이낸스는 소셜미디어 X를 통해 "추정 총 피해액은 약 63억"라며 "블록체인 파트너들과 협력하여 피해 자산을 동결했으며, 현재까지 약 30억 달러가 온체인에서 동결됐다"고 밝혔다. 바이낸스는 즉각 모든 가상자산의 입출금을 일시 중단했다. 비트코인 [사진=블룸버그] 바이낸스 측은 비상 상황에서 고객을 보호하기 위해 2018년에 조성한 '사용자 자산 보호 기금(SAFU)'을 언급하며, 모든 손실을 보상하겠다고 강조했다.  주요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인 테더와 서클 역시 해킹과 관련된 자금 각각 15억 달러 이상과 8억 달러 상당을 즉각 동결하며 사태 수습에 나섰다. 블록체인 정보업체 TRM 랩스는 이번 공격의 배후로 북한 정찰총국 산하의 엘리트 해킹 조직 '트레이더트레이터(TraderTraitor)'를 지목했다. TRM 랩스는 "강력한 온체인 및 오프체인 정보에 근거해 이번 공격은 북한의 정예 해킹 부대인 트레이더트래이터의 소행으로 판단한다"며 "이러한 판단을 매우 확신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해킹은 지난해 2월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비트에서 발생했던 15억 달러 규모의 탈취 기록을 크게 뛰어넘는 역대 최대 피해다. 이번 사건으로 암호화폐 시장은 큰 충격을 받았다. 비트코인은 29일 미국 증시 마감 후 3% 하락했고, 아시아 거래에서도 추가로 3% 떨어져 7만 7천 달러 아래로 하락하며, 9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기타 알트코인도 매도세를 보였다. 가뜩이나 트레이더들은 이번 주 암호화폐 시장의 큰 변동성에 대비했던 상황이라 충격이 크다. 30일 110억 달러 규모의 옵션 만기가 예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또한, 다음 주(11월 3일)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상·하원 중 한 곳 또는 둘 다 탈환할 경우 암호화폐 산업에 대한 규제 강화로 이어질 우려도 있다.  한편, 사이버 보안 위협은 암호화폐 업계를 넘어 금융권 전체로 확산하는 양상이라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같은 날 예측시장 플랫폼 폴리마켓은 제3자 소프트웨어 제공업체가 해킹돼 국제 거래소 거래를 한 시간 동안 중단시켰다. 블록체인 분석 플랫폼 버블맵스는 X에 게시한 글에서 700명이 넘는 폴리마켓 사용자들이 270만 달러 상당의 자금을 잃었다고 주장했다. 한국 대신증권은 최근 고객 정보 유출과 미래에셋운용의 해킹 피해가 공개됐다. 일본에서도 GMO인터넷그룹의 외환거래 클라우드가 해킹 협박을 받는 등 전 세계 금융 시스템을 겨냥한 사이버 공격이 잇따르고 있다. wonjc6@newspim.com   2026-10-30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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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주택 매입 무주택자 44% 증가 [서울=뉴스핌] 최현민 기자 = 서울 아파트 거래가 위축되는 가운데 올해 생애최초 부동산 매수자는 오히려 지난해보다 40% 이상 늘어났다. 서울 집값과 전셋값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무주택 실수요자들이 가격이 더 오르기 전에 내 집 마련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가 잇따라 주택공급 확대 방안을 내놓고 있지만 실제 입주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다. 특히 30대를 중심으로 첫 부동산 매수자가 크게 늘어나면서 공급 확대에 대한 기대보다 당장의 주거 불안이 매수 결정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AI일러스트 = 최현민 기자] ◆ 서울 첫 매수자 전국 대비 10배 이상 증가…30대가 절반 30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거래가 둔화하는 상황에서도 올해 생애최초 부동산 매수자가 지난해보다 크게 늘면서 주거 불안에 따른 실수요자의 매수 움직임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올해 1~9월 서울에서 생애 처음 부동산을 매수한 사람은 6만5750명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4만5711명보다 2만 39명(43.8%) 증가한 규모다. 같은 기간 전국 생애최초 매수자는 32만 471명에서 33만2358명으로 3.7% 증가하는 데 그쳤다. 전국 증가율이 한 자릿수에 머무른 반면 서울은 40% 넘게 늘면서 매수 지역이 서울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의 경우 9만6031명에서 10만8032명으로 12.5% 증가했지만 인천은 3만1255명에서 2만 664명으로 33.9% 감소했다.  연령별로는 30대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올해 1~9월 서울의 30대 생애최초 매수자는 3만588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만2602명보다 58.7% 늘었다. 전체 서울 생애최초 매수자의 54.6%를 차지하는 규모다. 20대 역시 4552명에서 6699명으로 47.2% 증가했고 40대는 1만772명에서 1만3994명으로 29.9% 늘었다. 상대적으로 주택 마련 수요가 높은 30대를 중심으로 첫 부동산 매수가 확대된 모습이다. 월별로 보면 올해 서울 생애최초 매수자는 1월 6554명에서 4월 7341명으로 늘었고 8월에는 9353명까지 증가했다. 9월에는 8324명으로 전월보다 감소했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 5983명과 비교하면 39.1% 높은 수준이다. ◆ 집값·전셋값 동반 상승…공급 확대에도 입주까지 '하세월' 생애최초 매수자가 늘어난 배경으로는 서울 주택가격 상승과 전세시장 불안이 거론된다. 주택 매매가격뿐 아니라 전세가격까지 오르면서 무주택 실수요자들의 주거비 부담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월 대비 0.7% 상승했다. 강남권 일부 지역에서 가격 조정이 나타났지만 중랑구와 성북구, 서대문구 등 강북권을 중심으로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서울 전체 아파트값은 오름세를 유지했다. 이달 들어서도 상승 흐름은 이어지고 있다. 10월 셋째 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보다 0.1% 상승했다. 상승폭은 전주보다 줄었지만 서울 전체 가격은 여전히 높은 수준의 상승 압력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전세시장에서도 가격 상승과 매물 부족 우려가 이어지면서 실수요자들의 주거 선택지가 좁아지고 있다. 전세 계약을 갱신하거나 월세 부담을 감수하는 대신 매매시장에 진입하려는 수요가 생길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는 3기 신도시와 수도권 신규택지 조성 등을 통해 주택공급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날도 김포 아라와 구리 건원, 하남 등 수도권 신규택지 6곳에 7만6700가구를 공급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다만 신규택지에 공공택지 최단기 착공모델을 적용하더라도 실제 입주는 2033년에나 가능할 전망이다. 택지 지정과 보상, 기반시설 조성 등 후속 절차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단기간에 주택공급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서울시와의 주택공급 협의가 좀처럼 진전을 보이지 못하면서 이번 신규택지 발표에서도 서울 내 공급부지는 포함되지 않았다. 신규 공급 물량이 모두 경기도에 집중된 만큼 이번 대책 역시 서울 주택시장의 수급 불안을 진정시키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당분간 공급계획이 실제 입주 물량으로 이어지기 전까지는 서울 주택가격과 전세가격의 움직임이 무주택자의 매수 결정에 영향을 미치면서 무주택자들의 매수세는 가파르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여러차례 대책을 내놓았지만 실제 입주까지는 최소 3년 이상이 소요되는 만큼 당장 집을 구해야 하는 무주택자들의 불안을 해소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서울 집값과 전셋값 상승세가 이어질 경우 가격이 더 오르기 전에 주택을 확보하려는 실수요자들의 움직임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min72@newspim.com 2026-10-30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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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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