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조사대상 무역업 97% 불법 외환거래 적발
[세종=뉴스핌] 김범주 기자 = 고환율 국면을 틈타 해외 수출대금을 회수하지 않거나 불법외환거래를 한 수출기업이 대거 적발됐다. 국내 무역업계의 외환거래 질서가 훼손된 사례여서 논란이 예상된다.
관세청은 지난해 실시한 외환 관련 검사에서 조사대상 무역업체의 97%가 불법 외환거래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13일 밝혔다. 적발 규모는 총 2조2049억원에 이른다.
앞서 지난해 12월 관세청은 고환율 상황을 이용한 불법 무역·외환거래 행위를 막기 위한 특별단속을 실시했다. 지난해 말까지 원달러 환율은 1500원에 임박하는 등 고환율 국면을 이어갔다.

관세청의 조사 결과 일부 업체는 수출대금을 장기간 국내로 들여오지 않거나 허위 신고를 통해 회수를 회피했고, 또 다른 일부는 환치기·가상자산 결제로 외화를 교환해 달러 유동성을 저해한 것으로 조사됐다. 수출가격을 낮추거나 수입가격을 높게 신고해 외화를 해외로 빼돌린 사례도 확인됐다.
실제 해외에 법인과 지사를 두고 영업 중인 복합 운송서비스업체 A사는 130억원 어치의 달러 운송대금을 국내로 회수하지 않고 해외 지사에 1년가량 유보한 것으로 조사됐다. 유보해 놓은 현금을 채무변제에 사용하면서 외환 당국에 신고하지 않아 이번 조사에서 적발됐다.
외국환거래법에 따르면 외국환업무취급기관을 통하지 않은 지급 등이 있는 경우 원칙적으로 신고할 의무가 부여된다. 이를 위반할 때 행위별로 200만원 또는 위반금액의 4% 중 큰 금액의 과태료를 부과 할 수 있다.
관세청은 올해 신고금액과 실제 금융거래 간 편차가 큰 1138개 기업군을 대상으로 외환검사를 실시한다. 또 추가 혐의가 확인되는 기업에 대해서는 수사로 전환할 계획이다. 조사 대상 기업군은 대기업 62개, 중견기업 424개, 중소기업 652개다. 무역 금액 5000만 달러 이상인 기업 중 과거 4년치 평균과 직전년도 차이를 비교해 조사 대상을 선정했다는 것이 관세청 측의 설명이다.
이날 상세 브리핑에 나선 이종욱 관세청 차장은 "수출 대금 미회수가 큰 기업의 경우에는 증빙 자료 등을 살펴볼 예정"이라며 "소명이 부족하거나 범죄의 혐의가 의심되는 경우 수사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 무역대금 지급·수령액과 세관에 신고된 수출입금액 간의 편차가 5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도 확인됐다. 관세청에 따르면 해당 금액 편차는 약 2900억 달러(427조 원)다.

다만 '회수되지 않은 수출대금'을 불법 행위로 간주할 수 있을지 여부는 논란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이 차장은 "2017년 이전까지는 건당 50만달러 이상의 채권을 3년 내에 이제 회수하도록 의무 규정이 있었지만 해당 조항이 관련법에서 삭제됐다"며 "1년 이상 회수를 하지 않는 채권을 기준으로, 합법적 범위 내에서 살펴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외환당국은 외환시장 안정화를 위해 지난해 12월에만 외환보유액 26억 달러를 투입하는 등 전방위적인 노력을 벌이고 있지만, 또다시 1500원대를 위협하고 있다.
이명구 관세청장은 "환율 안정 지원을 올해 관세청의 핵심 과제로 설정해 관세청의 외환조사와 관세조사 역량을 총동원해 불법 수출대금 미회수 등 환율안정을 저해하는 행위를 전반적으로 엄정히 대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wideope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