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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원대한 '석유시장 장악' 구상에 OPEC 시름 깊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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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오상용 기자 = 서반구 석유시장을 장악하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원대한 구상에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시름이 깊어질 전망이라고 현지시간 11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짚었다.

지난해부터 OPEC의 정책방향은 점진적 증산을 통한 시장 점유율 회복에 맞춰져 있다. '제 살 깎아먹기식' 감산정책이 한계를 드러낸 것이자, 일정 부분 유가 하락(그에 따른 일부 마진 축소)을 감수하더라도 미국 등에 빼앗긴 점유율을 되찾겠다는 의지의 발로였다.

그러나 OPEC의 이러한 전략도 큰 난관을 만났다. 사실상 미국이 베네수엘라 석유산업을 거머쥠에 따라, 이미 공급과잉에 시달리는 글로벌 석유시장의 가격 결정구조가 크게 흔들릴 판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WSJ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베네수엘라 석유산업이 과거의 생산 능력을 회복하기까지 상당한 시간과 투자가 필요할 것으로 전망하지만, 일부 증산만으로도 원유시장내 공급 불균형이 단기적으로 더 심해져 유가 하락 압력이 커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OPEC 회원국들의 딜레마는 깊어졌다.

시장 점유율을 희생하며 (무엇보다 예측 불가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관계를 훼손하며) 다시 감산에 돌입해 유가를 방어할지, 아니면 대규모 물량 공세로 치킨게임을 벌여 미국 셰일업계를 괴롭힐지 고민에 빠졌다. 어느 쪽으로든 극단으로 흐르면 미국과 마찰을 빚기 쉽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데이비드 옥슬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각국이 자국 이익을 챙기면서도 문제를 일으키지 않으려(트럼프 대통령을 자극하지 않으려) 애쓰고 있다"며 "이것이 글로벌 시장에 도사린 긴장감"이라고 말했다.

미국 석유 공룡들의 투자금이 베네수엘라로 흘러들기 시작하면 현재 일평균 100만 배럴에 못미치는 베네수엘라의 산유량은 1~3년 안에 일평균 200만 배럴로 불어날 수 있다. 물론 베네수엘라의 정국 안정, 그리고 미국과 관계 복원 등 많은 정치적 조건들이 맞아 떨어져야 한다.

2015년 4월 16일, 베네수엘라의 모나가스주 모리찰 인근의 석유가 풍부한 오리노코 벨트에서 베네수엘라 국영 석유 기업 PDVSA가 운영하는 한 유정의 밸브로부터 원유가 떨어지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사우디아라비아는 상황을 관망 중이다.

베네수엘라의 낙후된 석유산업 인프라를 복구하려면 적어도 몇년은 더 걸릴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미국 석유업계 입장에선 과거 베네수엘라가 단행한 석유산업 국유화의 충격이 가시지 않았다. 확실한 안전장치 없이는 이 판에 다시 뛰어드는 게 내키지 않는다.

트럼프 행정부의 마두로(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축출로 중국의 원유 수입선이 중동으로 더 기울어질 것이라는 점도 중동 걸프국들이 당분간 관망할 수 있는 배경 중 하나다.

다만 중장기에 걸쳐 미국의 중남미 석유산업 지배가 불러올 글로벌 시장 영향은 무시할 수 없다. 베네수엘라의 원유 생산능력이 시차를 두고 회복되면서 이를 통제할 미국의 입김에 밀려 OPEC의 유가 결정력은 지속적으로 약해질 공산이 크다.

JP모건에 따르면 미국과 베네수엘라, 그리고 미국 자본이 투입된 가이아나의 원유 매장량을 모두 합할 경우 미국은 전 세계 원유 매장량의 약 30%를 손아귀에 넣게 된다.

이러한 변화로 "미국의 에너지 시장 영향력은 확대되고, 유가가 낮은 수준에서 안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JP모간은 내다봤다. 나아가 이는 "국제 에너지 질서의 권력 구조가 재편되는 것을 의미한다"고 평했다.

세계 원유시장 벤치마크인 브렌트 유가는 올 들어 배럴당 63달러선 안팎에서 움직이고 있다. 1년전보다 약 20% 하락한 수준이다. 경기둔화 우려에 수요는 정체된 반면 글로벌 공급은 꾸준히 늘어난 탓이다.

JP모건은 올해 연간으로 브렌트 유가는 평균 58달러선에 머무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국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평균가도 배럴당 54달러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내년 유가는 이 수준에서 더 하락할 것이라는 게 JP모건의 기본 전망이다.

브렌트 유가의 최근 1년 추이 [사진=koyfin]

전문가들은 베네수엘라산 원유의 증산 여부와 무관하게 저유가 기조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그리하여 산유국들의 재정에 부담을 가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사우디는 배럴당 10달러 미만의 원가로 원유를 생산할 수 있지만, 재정 균형을 맞추려면 100달러 넘는 유가가 필요하다. 

런던정경대(LSE)의 스테펜 헤르토크 교수는 "저유가는 사우디의 재정 여력을 악화시키고 해외 투자 여력을 줄어들게 하다"며 "중동 걸프국들이 트럼프의 호감을 사기 위해 대규모 대미 투자를 약속한 상황에서 이는 부담으로 작용한다"고 분석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옥슬리 분석가는 "OPEC은 이제 전 세계 비 OPEC 산유국들에게 시장을 내주고 있다"며 "석유 공급이 넘쳐나는 상황에서 이들이 과거만큼의 영향력을 행사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중장기적으로 베네수엘라산 원유 공급이 늘게 되면 사우디와 보조를 맞춰 OPEC+(감산동맹)를 구성했던 러시아의 석유 산업도 압박에 놓인다. 

한편 미국의 셰일업계 역시 그간 트럼프 대통령의 증산 독려에 계속 딴전만 피웠다. 유가가 배럴당 50달러를 밑돌 경우 수지타산이 맞지 않기에, 무리한 증산보다 마진 확보에 힘써라는 주주들의 요구가 경영진을 압박했기 때문이다.

이는 실제 트럼프 대통령의 바람대로 유가가 50달러 밑으로 떨어질 경우 미국 석유업계의 고충 또한 커질 것임을 의미한다. 중동발 외부충격(치킨게임)이 가세하지 않는한 셰일업계의 이러한 손익분기점은 그 자체로 미국 내 원유 공급량과 유가 낙폭을 제한하는 조정자 역할을 일정 부분 수행하게 된다. 

osy75@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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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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