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나영 기자= DB증권은 9일 국내 증시가 연초 이후 반도체와 AI 관련 대형주의 강세에 힘입어 글로벌 증시 대비 상대적 우위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휴머노이드 로봇 산업에서도 한국의 전략적 가치가 부각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AI 반도체와 원자력, 방산, 희소자원 등 주요 테마가 강세를 보이며 2026년 증시가 상승 출발한 상황에서, 휴머노이드 로봇 공급망 내 한국의 위치에 대한 재평가가 필요하다는 진단이다.
DB증권에 따르면 글로벌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은 미국의 소프트웨어 경쟁력과 중국의 하드웨어 제조 역량이 맞서는 구도로 전개되고 있다. 미국은 테슬라를 중심으로 한 AI 기술력과 자국 내 대규모 생산 기반을 바탕으로 상용화 단계에 근접해 있으며, 중국은 정밀 부품 국산화와 저가형 대량 양산 체제를 구축해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이같은 경쟁 구도 속에서 한국은 양산 규모와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는 중국 대비 열위에 있지만, 글로벌 공급망 내 전략적 입지와 강력한 전후방 산업 생태계를 보유한 국가로 평가됐다. 반도체, 배터리, 정밀 기계, 센서 등 핵심 부품 산업이 집적돼 있어 휴머노이드 로봇 공급망의 '마지막 고리'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설태현 DB증권 연구원은 "한국은 완성 로봇을 대량 생산하는 국가라기보다는, 글로벌 휴머노이드 로봇 산업에서 필수적인 핵심 부품과 소재, 장비를 공급하는 전략적 허브에 가깝다"며 "미·중 로봇 패권 경쟁이 심화될수록 한국 전후방 산업의 중요성은 오히려 더 커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ETF 관점에서도 휴머노이드 로봇 산업에 대한 관심은 확대되고 있다. DB증권은 글로벌 및 미국 휴머노이드 로봇 ETF의 밸류에이션이 여전히 높은 수준이지만, 실적 기대감 측면에서는 미국 휴머노이드 로봇 ETF가 2026년에 가장 높은 영업이익 증가율을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반면 한국 휴머노이드 로봇 산업은 직접적인 완성품보다는 공급망 수혜를 통해 중장기적인 투자 매력이 부각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설 연구원은 "AI 산업 낙관론이 유지되는 한 휴머노이드 로봇은 단기 테마를 넘어 중장기 성장 산업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다"며 "국내 증시에서는 로봇 완성 업체보다는 반도체, 정밀 부품, 소재 등 공급망 전반에서 실질적인 실적 개선이 가능한 기업군에 대한 선별적 접근이 유효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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