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 대출 안내·집 화장실 수리 등 '우수사례' 논란
교사 2만3천여명 시행 유보 서명..."체계부터 갖추고 재검토해야"
[서울=뉴스핌] 송주원 기자·황혜영 인턴기자 = 올해 3월 신학기부터 전면 시행을 앞둔 '학생맞춤통합지원'(학맞통)이 충분한 체계 구축 없이 교사에게 복지 행정까지 떠넘긴다는 비판을 받으며 시행 중단·전면 재검토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8일 오전 서울 정부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올해 3월 전면 시행 예정인 '학맞통'의 즉각 중단을 촉구했다.

'학생맞춤통합지원법'은 학습 부진, 정서 불안, 가정 형편 등 복합적인 어려움을 겪는 학생을 조기에 발굴해 지역사회 자원과 연계·지원하기 위한 제도다. 각 시도교육청 내 '학생맞춤통합지원센터'를 중심으로 학습·복지·상담·건강·진로 서비스를 통합적으로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러나 학부모 대출 안내, 학생 집 화장실 수리, 가정 방문 후 식사 제공 등이 연수 '우수사례'로 소개되며 교사들을 복지 인력으로 보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 바 있다.
전교조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준비 부족과 업무 전가 문제를 지적하며 "학교는 복지기관이 아니다"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2026학년도 시행 유보 및 전면 재검토 ▲학생맞춤통합지원 업무담당자 지정 중단 ▲예산·인력 확보를 위한 법·제도 개정 ▲시도교육청 중심의 실질적 지원체계 구축 등을 요구했다.
이들은 "교육당국이 준비되지 않은 법 시행을 밀어붙이며 복지 행정의 책임을 교사에게 떠넘기고 있다"며 "그럴듯한 이름 뒤에는 인력도, 예산도, 협력체계도 없는 행정 폭력"이라고 주장했다.
전교조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22일부터 이달 6일까지 전국 교사 서명 운동을 벌인 결과 2만 3258명의 교사가 '학생맞춤통합지원법 시행 유보' 요구에 참여했다.
전교조는 "학맞통은 업무담당자 교사 1인에게 모든 업무와 책임을 덮어씌우는 '폭탄 돌리기'"라며 "소위 '우수사례'로 발표된 내용들조차 제도적 지원의 결과가 아니라 학교와 교사가 직접 발로 뛰며 헌신과 희생으로 만들어진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영환 전교조 위원장은 "좋은 취지의 정책이라도 현장의 의견을 무시하면 취지가 사라진다"며 "교육부는 개문발차식으로 시행하고자 하지만 제대로 굴러가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현장 발언에 나선 김다원 경기 상봉초등학교 교사는 "학맞통 전면 시행을 앞둔 지금 인력·예산·지역연계체계 어느 것 하나 제대로 마련되지 않았고 학교 현장과의 충분한 소통 과정도 없었다"며 "교사를 소모시키는 방식의 정책은 결국 교사가 학생에게 쏟을 수 있는 진심과 에너지를 갉아먹고 그 영향은 학생에게 돌아온다는 사실을 현장에서 이미 수없이 목격해왔다"고 짚었다.
문혜은 서울 영일고등학교 교사는 "해당 법은 지역사회와 국가가 분담해야 할 복지 행정의 책임을 학교 안으로 고스란히 떠넘기는 '교사 독박법"이라며 "교사가 본연의 업무인 교육과 상담에 집중하지 못하고 예산 관리, 물품 구매, 외부 연계 등 복지 행정에 매몰된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들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학맞통 지원센터는 기존 인력을 전용하는 방식이 아니라, 별도의 전담 조직과 전문 인력을 신설하는 방식으로 추진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hyeng0@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