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산니켈→전구체→양극재…이차전지 밸류체인 강화
대규모 투자에 재무 부담 변수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LS그룹의 구리·귀금속 제련 계열사 LS MnM이 인도네시아 비철금속 제련소에 약 6000억원을 투입하며 이차전지 원료 확보에 나섰다. 현지 공장에서 황산니켈의 원료가 되는 니켈 중간재를 생산하고, 이를 국내 설비와 연계할 계획이다. 배터리 원료 확보를 통해 소재 사업의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판단이다. 다만 대규모 투자에 따른 재무 부담은 면밀히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S MnM은 최근 이사회에서 인도네시아 비철금속 제련소 PT 텔룩 메탈 인더스트리(PT TMI)의 지분 취득과 자금 대여를 결정했다.
총 투자 규모는 약 5900억원이다. LS MnM은 2653억원을 투입해 PT TMI 신주 1억8000만주를 취득하고 지분 78%를 확보할 예정이다. 여기에 3243억원을 연 7% 금리로 오는 2036년까지 약 10년간 대여한다. 지분 취득과 자금 대여는 모두 내년 3월 31일에 이뤄질 예정이다.

이번 투자는 LS그룹이 추진 중인 이차전지 사업과 맞닿아 있다. LS MnM은 현재 울산 온산공단에서 황산니켈 생산 설비 투자를 진행 중이다. 이 물량은 LS와 엘앤에프가 합작 설립한 LS-엘앤에프 배터리솔루션(LLBS)의 전구체 제조 원료로 사용된다.
전구체는 다시 엘앤에프의 양극재로 이어지는 구조다. PT TMI는 향후 황산니켈의 원료가 되는 중간재를 생산할 예정이다. LS MnM은 이번 투자를 통해 배터리 밸류체인의 출발점인 원료 단계까지 직접 관여하게 된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재무 부담이 불가피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PT TMI가 연결 대상에 편입될 경우 지분 투자와 자금 대여로 인한 현금 유출입은 연결 기준에서 상쇄될 수 있다. 그러나 연결 대상에 포함되지 않을 경우 내년 3월 예정된 약 5900억원의 자금 집행이 그대로 LS MnM의 재무 부담으로 반영된다. PT TMI는 아직 초기 단계 회사로 지난해까지 매출이 없고, 순자산 규모도 661억원에 불과하다.
LS MnM의 최근 재무 여건도 녹록지 않다. 글로벌 구리 정광 수급 불균형으로 정제련 수수료가 하락하면서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률은 1.1%로 과거 3년 평균(3.3%)을 크게 밑돌았다. 전기동과 귀금속 가격 상승에 따른 재고자산 부담까지 겹치며 순차입금은 지난해 말 1조5000억원에서 지난 9월 말 2조원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부채비율은 96.4%에서 145.7%로 상승했다.
한국기업평가는 이번 투자와 관련해 "이차전지 밸류체인 내 원료 단계 강화를 위한 전략적 판단으로 보인다"면서도 "지분 구조와 자금 조달 방식, 프로젝트 진행 상황에 따라 재무지표와 신용도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어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syu@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