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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려도 차근차근"...LS 3세의 담백한 승진 시나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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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세 경영인 4명 중 3명 사장단 합류
타그룹과 대비되는 '내실형' 승진…속도보다 안정
2030년 이후 사촌경영 재편 전망…향후 변화 촉각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LS그룹 총수일가 3세들이 잇따라 사장단에 합류하고 있다. 타 그룹 또래 총수일가에 비해 속도는 느리지만, 내실을 중시하는 경영 기조가 세대 전환에도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는 평가다. 오는 2030년 구자은 회장 임기 종료를 앞두고 사촌경영의 향후 변화에 재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3세 4명 중 3명 사장급…핵심 경영 라인 부상
26일 재계에 따르면 LS그룹은 지난 25일 임원 인사에서 구동휘 LS MnM 대표이사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켰다. 구 사장은 구자열 ㈜LS 이사회 의장의 장남으로, 이번 인사로 그룹 경영에 참여하고 있는 총수일가 3세 4명 가운데 3명이 사장급 이상으로 올라섰다.

3세 경영인 가운데 가장 먼저 사장에 오른 이는 구본혁 인베니(옛 예스코홀딩스) 부회장이다. 1977년생인 구본혁 부회장은 2020년 사장으로 승진한 뒤 지난해 말 부회장으로 올라섰다. 고(故) 구자명 전 LS니꼬동제련 회장의 장남으로, 지주사였던 예스코홀딩스를 투자형 지주회사로 전환하는 작업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2022년에는 구본규 LS전선 사장이 사장단에 합류했다. 1979년생으로 구본혁 부회장보다 두 살 어린 구 사장은 다소 늦은 2년 뒤 사장으로 올라섰다. 그는 구자엽 LS전선 회장의 장남으로, 구자엽 회장과 구자명 전 회장은 구태회 LS전선 명예회장의 아들들이며 구자엽 회장이 형이다. 이에 따라 구본혁 부회장과 구본규 사장은 사촌 관계다.

이번에 사장으로 승진한 구동휘 사장은 구태회 명예회장의 동생인 구평회 E1 명예회장의 손자다. 구본혁 부회장, 구본규 사장과는 육촌 관계다. 1982년생으로 구본규 사장보다 세 살 어리며, 사장 승진도 세 해 뒤에 이뤄졌다.

3세 경영인 가운데 아직 사장으로 승진하지 않은 인물은 구본권 LS MnM 부사장이다. 그는 구자엽 회장과 구자명 전 회장의 동생인 구자철 인베니 회장의 장남으로, 구본혁 부회장·구본규 사장과는 사촌, 구동휘 사장과는 육촌 관계다. 1984년생으로 구동휘 사장보다 두 살 어려, 그룹 인사 흐름을 감안하면 2년 뒤 사장 승진이 유력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속도보다 안정…LS만의 세대 전환 방식
LS그룹의 승진 속도와 나이를 놓고 보면 타 그룹보다 확실히 느린 편에 속한다. 1982년생 정기선 HD현대 회장은 2021년 40세에 사장으로 올랐다. 2009년 현대중공업에 입사했다가 유학 후 2013년 복귀했으며, 첫 입사 기준 13년, 복귀 기준 9년 만의 사장 승진이었다. 1983년생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도 2020년 입사 10년 만인 38세에 사장에 올라 비교적 빠른 승진 사례로 꼽힌다.

반면 구본혁 부회장은 사장까지 17년, 구본규 사장은 16년, 이번에 사장이 된 구동휘 사장은 13년이 걸렸다. 구본권 부사장도 예상대로 2년 뒤 사장에 오른다면 LS 입사 16년 만의 승진이 된다.

LS그룹의 승진 속도는 그룹 고유의 경영 문화와 깊이 연결돼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촌들이 함께 책임을 나누는 '공동 경영' 체제를 유지해 온 데다, 현 구자은 회장(1964년생)도 비교적 젊고 임기도 2030년까지 약 5년이 남아 있어 3세 경영인들의 세대 교체를 서두를 필요가 크지 않다는 것이다.

구자은 회장의 임기가 끝나는 2030년이 사실상 2세 경영의 마지막 단계로 여겨지면서, 자연스럽게 '구본혁·구동휘·구본규'로 이어지는 3세 승계 구도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LS그룹은 혈연 기반이지만 사촌 간 공동 책임과 견제가 조화를 이루는 '균형 경영'이 자리 잡아왔다는 평가다. 외형 확장이나 조기 승진보다 내실과 성과 중심 운영을 중시하고, 윤리·투명경영 기조를 강화해 재계에서도 비교적 안정적인 지배구조로 꼽힌다. 이런 특성 덕분에 별다른 갈등 없이 사촌경영을 이어가거나, 범LG가 사례처럼 향후 계열분리가 이뤄질 가능성도 조심스레 거론된다.

한 재계 관계자는 "범LG가는 직급이나 역할과 관계없이 집안 어른을 극진히 예우하는 유교적 문화가 뿌리 깊다"며 "승진 속도만 놓고 보면 느린 편이지만, 내부적으로는 구동휘 사장이 비교적 이른 시점에 사장으로 올라선 것을 고무적인 변화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syu@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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