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16% 역성장...애플도 주춤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세계 완전무선이어폰(TWS) 시장에서 중국 업체의 성장세가 매섭다. 올 3분기 샤오미와 화웨이의 출하량은 각각 24%, 35% 성장한 반면 애플과 삼성전자는 역성장을 기록하며 양측의 격차가 빠르게 좁혀지는 흐름이다. 오픈형 기기(OWS) 수요 급증과 저가 시장 중심의 구조 변화가 삼성에 불리하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11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옴디아(Omdia)에 따르면 올 3분기 전 세계 TWS 출하량은 9260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0.33% 증가에 그쳤다. 전체 시장은 사실상 제자리걸음을 했지만, 비(非)커널형 오픈형 기기인 OWS(Open Wireless Stereo)가 1000만대 이상 팔리며 69% 성장한 반면 기존 인이어 TWS는 4% 감소해 시장 구조가 빠르게 재편되는 모습이 나타났다.
이 흐름 속에서 자회사 하만을 포함한 삼성전자는 700만대 출하에 그치며 전년 대비 16% 줄었다. 점유율도 9%에서 8%로 떨어져 상위권 내 입지가 약해졌다. 프리미엄 중심 업체의 성장 둔화도 두드러졌다.
애플은 출하량이 4% 감소했지만 강한 생태계 결속력을 기반으로 TWS 전체 매출의 절반을 차지하며 프리미엄 지위를 유지했다. 신제품 에어팟 프로 3에 심박 측정 기능을 탑재하며 건강 기능을 강화한 점도 시장의 방향성을 보여준다.
옴디아 애널리스트 잭 리덤은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ANC)이 25달러 미만 제품까지 확산되며 프리미엄 브랜드가 물량 경쟁보다 가치 중심 전략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시장은 프리미엄 차별화와 신흥 시장 중심의 접근성 강화라는 두 갈래로 분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삼성의 감소세 역시 이 같은 구조 변화와 맞닿아 있다. 삼성은 인이어 기반 중고가 제품이 주력인데, 시장 성장 축이 OWS와 저가 제품으로 빠르게 이동하면서 직접적인 수혜를 받기 어려운 구조가 됐다.
반면 샤오미는 24% 성장한 860만대 출하로 점유율을 9%까지 끌어올렸고, 화웨이는 35% 증가한 500만대로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 샤오미는 중남미 등 가격 민감 지역에서 50달러 미만 제품을 앞세워 두 자릿수 성장을 이어갔고, 화웨이는 AI 기반 음향 기능과 고급 하드웨어로 고가 OWS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OWS 확산은 삼성에 새로운 과제가 되고 있다. 옴디아 신시아 천 리서치 매니저는 "OWS가 분기 1000만대 출하를 넘긴 것은 카테고리 안착을 의미하지만, 음질 한계로 50~150달러 중가 시장에 집중되는 특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귀를 막지 않는 구조 때문에 장기 이용을 유도하려면 운동·사무 환경 등 특정 시나리오 기반 기능과 AI 맞춤 경험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이는 생태계 전략을 강화하는 삼성에 부담 요소로 작용한다.

지역별 양극화도 뚜렷하다. 신흥 시장은 가격 경쟁력과 기능 대중화가 성장을 이끄는 반면 선진 시장은 프리미엄 경험과 생태계 통합을 중시한다. 옴디아는 OWS가 2026년 4000만대까지 늘어 TWS 시장의 10%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syu@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