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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 반대해도 국참 강행?…"제도 취지 살려야" vs "2차 피해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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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법원행정처 공청회 개최
국참 26년간 인용률 3.7% 불과
활성화 방안 두고 논란 있을 듯

[서울=뉴스핌] 백승은 기자 = # 텔레그램으로 미성년자 성착취물을 유포해 전 국민의 분노를 샀던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은 국민참여재판에 집착했다. 2022년 11월 본인의 아동복지법 위반 재판, 2023년 6월 추가 기소된 성범죄 재판에서도 '국참재로 해 달라'고 요구를 했다. 최근까지 조주빈은 '재판부는 성폭력 피해자가 반대하면 피고인이 신청한다 해도 해당 사건 국민참여재판을 배제할 수 있다'라는 법 조항에 대해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헌법재판소는 올해 2월 '위 조항은 헌법 위반이 아니다'라고 결론내렸다.

# 최근 유튜버 곽혈수 씨가 '택시기사 성폭행'을 고백해 많은 화제를 모았다. 서울서부지법에서 첫 재판을 앞두고 피고인인 A씨는 국민참여재판을 신청했다가 철회했다. 이를 보고 일각에서는 '성범죄 피고인들이 성범죄 국민참여재판 무죄율이 높다는 것을 알고 전략적으로 접근한 게 아니냐'라는 지적을 하기도 했다.

국민참여재판 활성화를 위한 논의가 활발하게 나오는 가운데, 관련법 제9조 제1항 제3호의 '성폭행 피해자의 불원 의사에 따른 국민참여재판 배제'가 도마에 올랐다.

일각에서는 제도 확대를 위해 위 조항을 없애거나 수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이미 성범죄 국민참여재판은 무죄율이 피고인에게 '창구 전략'과 같이 활용돼 관련 조항이 축소되면 안 된다는 주장도 거세다.

[서울=뉴스핌] 양윤모 기자 = 천대엽 법원행정처장이 9일 서울 서초구 서울법원종합청사 청심홀에서 열린 '국민을 위한 사법제도 개편' 공청회에 참석해 개회사를 하고 있다. 공청회는 오는 11일까지 진행한다. 2025.12.09 yym58@newspim.com

9일 대법원 소속 사법행정기구인 법원행정처는 이날부터 사흘간 서초동 서울법원종합청사 청심홀에서 법률신문과 함께 '국민을 위한 사법제도 개편: 방향과 과제' 공청회를 열었다. 이날 세번째 세션은 '국민의 사법 참여 확대-노동법원 설치와 국민참여재판 확대를 중심으로'라는 주제로 진행됐다.

현행법상 국민참여재판은 피고인의 신청이 있어야 진행되고, 피고인이 원하지 않을 경우 열리지 않는다. 통상 피고인의 신청이 전제가 되는 국민참여재판은 재판부의 업무 부담으로 돌아간다. 결국 재판부의 국민참여재판 철회 또는 배제로 이어진다.

법원행정처에 따르면 지난 2008년~2024년간 피고인 수 기준 29만238건이 국민참여재판 대상 사건이지만, 불과 1만832건만 피고인이 국민참여재판을 신청했다. 이는 3.7%에 불과한 수준이다. 신청 건수 중에서도 실제 국민참여재판이 실시된 건수는 3080건이다. 인용율은 29.0%에 불과했고, 나머지는 철회 또는 배제됐다. 특히 2020년 코로나19 유행 이후 실시 건수가 연간 100건 이하로 급감하기도 했다.

이종길 대구지법 부장판사는 "피고인 신청주의에 의해 피고인에게 유리한 사건만 진행되고, 국민 상식에 반영이 필요한 사건은 국민참여재판이 진행이 불가하다"라며 "결국 국민참여재판 양적 활성화에 한계가 발생하는 것"이라고 했다.

법조계에서는 국민참여재판 확대를 위해 피고인 신청주의를 개선하고, 일부 중대범죄에 한해 담당 재판부나 검사, 피해자 등으로 신청 주체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다만 국민의 형사재판 참여에 관한 법률(국민참여재판법) 제9조 제1항 제3호에 대해서는 찬반이 갈린다. 이 조항은 성범죄 사건의 경우 성범죄 피해자 또는 법정대리인이 국민참여재판을 원하지 않으면 재판부터 피고인의 국민참여재판을 배제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성범죄 사건에서는 이 조항을 근거로 국민참여재판이 열리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 부장판사는 "성급히 이 조항을 삭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지만, (국민참여재판 활성화를 위해) 예규 등에서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라고 했다. 예를 들어 해당 조항에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할 경우 피해자에게 방지하기 어려운 추가적인 피해가 발생할 현저한 우려가 있는 경우'라는 요건을 추가하는 식이다. 

[서울=뉴스핌] 양윤모 기자 = 대법원 법원행정처가 9일 서울 서초구 서울법원종합청사 청심홀에서 '국민을 위한 사법제도 개편 공청회'를 개최했다. 최근 국회에서 사법개혁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사법부가 공론의 장을 마련해 주권자인 국민의 입장에서 필요하고 바람직한 사법제도 개편 방향에 대해 법조계, 학계, 언론계 및 시민사회단체 등 다양한 분야 전문가들의 의견을 청취하고자 11일까지 진행한다. 2025.12.09 yym58@newspim.com

이미 2016년 대법원은 '피해자가 원하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국민참여재판을 배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라는 판례를 내놓은 바 있다. 당시 사건을 담당한 주심 대법관은 조희대 대법원장이었다.

그렇지만 반발이 거셀 것으로 관측된다. 가장 큰 점은 성범죄 국민참여재판의 경우 무죄율이 일반 재판보다 월등히 높다는 점이다. 2020년 기준 성범죄 사건의 일반재판 무죄율은 3.7%에 불과하지만 국민참여재판 무죄율은 10배 이상인 47.8%였다.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하는 과정에서 2차 가해가 우려되는 점도 문제다.

성범죄는 구태여 국민참여재판이 아니더라도 피고인 측 증거 열람등사 과정 등에서도 2차, 3차 가해 위험에 노출된다는 점도 우려사항 중 하나다. 최근 JMS 사건 피해자에서 관련 문제가 대두된 적도 있다. 1심 재판부는 피해자 보호를 위해 피고인 측에 대한 성폭행 현장 녹음 등사를 불허했으나, 2심 재판부는 이를 허용하는 과정에서 피해자가 고통을 호소했다.

이에 사건을 심리 중인 대전고법 법원장이 국정감사에서 "적절치 못한 측면이 있었다"라고 해명하기도 했다. 성범죄 국민참여재판이 피해자의 불원 의사에도 전개될 경우 이런 피해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조정민 인천지법 가정법원(부천지원) 부장판사는 "성범죄 국민참여재판의 무죄율이 일반 재판과 차이가 있다는 것은 (각 사건의 특징 등)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이런 보도 등이 사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궁극적으로 국민참여재판의 질적 활성화가 뒷받침돼야 한다. 조 부장판사는 "국민참여재판의 양적 활성화에 선행해 질적 활성화 필요하다. 질적 활성화가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국민참여재판의 건수가 많아져도 또 다시 위축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100wins@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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