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산 51일, 빠른 정산시 매출채권 담보 대출해야
네이버 등 조건 충족시 수수료 무료, 정산기간 짧아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쿠팡이 입점 판매자 정산 기간이 경쟁사들보다 크게 긴 것으로 나타났다. 정산이 길어 입점 판매자들은 매출채권을 담보로 대출 받아 이자를 내거나, 쿠팡의 고금리 대출상품을 이용하는 처지에 빠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5일 중소기업중앙회가 발표한 '2025년 온라인 플랫폼 입점 중소기업 거래 실태조사'에 따르면 쿠팡에서 판매 정산 대금을 받기까지 51일 이상 걸린다고 답한 업체 비율은 34.0%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네이버(4.0%), G마켓(4.1%), 11번가(6.8%), 무신사(0.0%) 등 주요 이커머스가 한 자릿수에 머문 것과 대조적이다.
쿠팡의 정산 방식은 주 정산과 월 정산 두 가지다. 주 정산은 판매액의 70%는 15일 후에, 나머지 30%는 60일 후에 지급하고 월 정산은 상품이 판매된 달의 말일을 기준으로 영업일 15일 후 100% 정산한다. 정산 완료까지 평균 기간은 40~50일 가량이다.
다소 복잡한 방식의 쿠팡과 달리 네이버는 최대 8일, G마켓과 옥션, 11번가 등은 배송완료 후 익일 또는 고객의 구매 확정 후 익일 정산금을 지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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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국내 최대 이커머스 업체 쿠팡에서 3370만건에 달하는 대규모 고객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해 후폭풍이 거세지고 있다. 이번 유출에는 이름·전화번호·배송지 주소 등 신상정보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소비자들 사이에서 2차 피해 우려도 확산되고 있다. 사진은 2일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의 모습. 2025.12.02 yooksa@newspim.com |
정산 주기가 길어지는 동안 쿠팡은 판매자를 대상으로 '셀러월렛(빠른 정산)', '판매자 성장 대출' 등 유동성 상품을 제공하고 있다. 기본 정산까지 두 달 가까이 걸리는 반면, 셀러월렛을 이용하면 익일 정산이 이뤄지고 판매자 성장 대출은 심사부터 승인까지 3분 만에 완료된다.
'셀러월렛'은 쿠팡의 빠른 정산 서비스로 당일 매출의 90%를 익일 지급하며 수수료는 연 3.728% 수준이다. 대출이 아닌 '정산금 선사용' 방식이어서 신용 심사 부담 없이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다.
표면적으로는 비교적 낮은 비용으로 자금을 앞당겨 사용할 수 있는 유용한 것으로 보이지만, 네이버·G마켓·11번가 등 타 플랫폼 대부분이 일주일 내로 정산하는 점을 감안하면 판매자가 대출 이자를 내야 한다. 일례로 네이버의 '빠른 정산' 서비스의 경우 월 20건 이상 거래·반품률 20% 미만을 3개월 유지하면 수수료가 무료다.
또한 쿠팡은 올해 3분기 중 계열사 쿠팡파이낸셜을 통해 개인사업자 대상 대출 사업도 본격화했다. 신용등급을 보지 않고 자체 보유한 판매·매출 데이터를 기반으로 심사하며, 최근 6개월 월평균 매출 50만원 이상이면 신청 가능하다. 특히 심사 소요시간이 3분에 불과하다는 점을 내세웠다.
문제는 금리가 과도하게 높다는 지점이다. '쿠팡 판매자 성장 대출' 금리는 연 8.9~18.9%, 평균 금리는 14% 수준으로 최고금리가 법정 최고금리(20%)에 근접한다.
결국 판매자가 매출 대금을 즉시 확보하려면 셀러월렛 수수료를 부담하거나 고금리 대출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업계에서는 정산을 지연시키는 대신 대출 등을 유도하는 방식으로 플랫폼이 수익을 확보하고, 그 부담은 고스란히 판매자에게 전가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커머스 업계 한 관계자는 "정산이 늦어질수록 판매자는 현금흐름 압박을 받게 되고, 쿠팡은 그 수요를 기반으로 대출 상품을 제공해 수익을 만든다"며 "기본 정산일을 앞당기기보다는 어려우면 대출을 받으라는 식의 구조가 문제"라고 꼬집었다.
romeok@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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