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달러 환전방식 이어 해외주식 영업 행태 점검
증권사, 서학개미 대상 마케팅·이벤트 사실상 올스톱
커뮤니티서 "투자자에 책임 전가" 서학개미 불만 폭증
[서울=뉴스핌] 김연순 기자 = # 지난달 30일 기획재정부는 보건복지부, 산업통상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한국은행, 국민연금 등 6개 관계 부처와 기관과 외환시장 여건을 점검하고 외환수급 안정화를 위한 정책과제를 신속히 추진하기로 했다. 달러/원 환율이 1470원대를 돌파하며 1500원에 가까워지자 긴급 회의를 열게 된 것. 이 자리에서 금감원은 국내 증권사들의 해외주식 영업 행태를 내년 1월까지 점검하기로 했다.
연말 환율이 1500원을 목전에 두고 고공 행진을 이어가자 정부가 서학개미(해외주식 개인 투자자) 해외투자의 주요 창구인 증권사들을 향해 칼을 빼들었다.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을 시작으로 증권사 해외 투자 영업 실태 점검에 나서기로 하면서다.
이번 실태 점검은 '서학개미'로 불리는 해외주식 투자자들이 급증한 만큼 증권사의 투자자 보호, 위험 관리 등을 살펴보기 위해서라는 설명이다. 이찬진 금감원장은 지난 1일 기자간담회에서 "증권사들이 해외 투자 관련 위험성과 환 손실 우려에 대해 충분히 설명했는지 등을 점검할 것"이라며 "서학개미의 해외 주식 투자에 대한 규제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금융당국이 표면적으로 '투자자 보호 여부 점검'을 내세우고 있지만, 시장에선 고환율을 안정시키기 위한 정부 차원의 행보라는 시각이 높다. 지난달 30일 관계부처 합동 회의도 같은 맥락에서 해석된다.
정부와 외환당국은 서학개미의 해외투자 증가가 달러 수요를 늘려 고환율에 영향을 줬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달러/원 환율 상승 배경으로 서학개미를 지목했다. 이 총재는 지난달 27일 기자간담회에서 "지금 (환율이) 1500원을 넘는다면 이는 한미 금리차나 외국인 때문이 아니고 단지 내국인들의 해외주식 투자가 많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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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외환당국은 지난달 말 대형 증권사 외환 담당자들을 긴급 소집하기도 했다. 서학개미의 해외주식 투자 확대가 환율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자 증권사의 달러 환전 방식 등을 들여다보기 위해서다. 이 자리에서 증권사의 환전 수요가 외환시장 개장 직후 한꺼번에 몰리는 구조가 문제로 지적됐다.
외환당국은 쏠림을 분산하기 위해 하루 평균환율(MAR) 기준으로 달러를 환전하거나 실시간으로 환전하는 방안을 제시했지만, 증권사들은 주문 시스템이 갖춰지지 않았다는 이유 등을 들어난색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금감원은 이번 증권사 해외 투자 영업 실태 점검에서 증권사의 해외주식 마케팅, 신용융자, 외환 관리 등을 중점적으로 살펴보기로 했다. 또 증권사들이 제공하는 해외주식 정보와 거래 수수료 산정 방식도 점검 대상에 포함됐다. 금감원은 한국투자증권·NH투자증권부터 시작해 해외 주식·파생상품 거래 규모가 큰 대형 증권사 10여 곳과 일부 자산운용사까지 현장 점검을 확대할 계획이다.
당국이 실태 점검에 나서면서 증권사의 서학개미 대상 마케팅과 이벤트는 사실상 올스톱됐다. 수수료 할인, 환전 이벤트 등이 줄줄이 중단·축소된 상태다. 아울러 증권가에선 이번 조치가 사실상 해외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등에 대한 투자 규제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증권업계는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고환율 원인을 서학개미 탓으로 돌려 증권사를 통해 압박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국내 증시 수익성이 떨어져서 해외로 간 것뿐인데 이를 문제로 본다", "국내 투자 유인은 그대로 두고 해외투자만 막으면 결국 자금은 더 빠져나간다"는 등 서학개미의 불만과 냉소가 이어지고 있다.
y2kid@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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