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노조 선거에 'AI 구독료 지원' 공약 등장
작년 절반이었던 AI 활용, 1년 만에 일상화
자체 AI 기대 못미쳐..."휴대폰으로 챗GPT"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금융권 최대 규모 노조인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임원 선거가 본격화한 가운데 일부 후보 진영이 '챗GPT 구독료 지원'을 공약으로 내세워 금융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금융권 전반에 AI(인공지능) 활용이 보편화된 흐름을 반영했다는 분석이다. 동시에 최근 은행권이 자체 구축·도입한 내부 직원용 AI의 성능이 기대에 못 미친다는 점을 드러낸 대목으로도 해석된다.
2일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에 따르면 이달 16~18일 진행되는 위원장 선거에 출마한 기호 1번 김형선 후보(현 금융노조 위원장)는 주요 공약 중 하나로 '챗GPT 등 생성형 AI 구독료 지원'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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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스핌] 양윤모 기자 =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이 광화문 세종대로에서 주 4.5일제 시행과 임금 인상 등을 요구하는 '9.26 총파업' 집회를 개최하고 있다. 2025.09.26 yym58@newspim.com |
챗GPT를 비롯해 조합원이 선택하는 생성형 AI 서비스의 구독료를 노조가 지원하겠다는 내용이다. 또 AI 디지털 금융아카데미 설립을 통해 조합원의 AI 관련 역량 강화 교육을 체계적으로 추진하겠다는 계획도 담겼다.
금융노조 선거에서 '생성형 AI 구독료 지원' 공약이 등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금융권 내부에서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AI 활용이 그만큼 빠르게 확산됐다는 방증이다.
지난해만 해도 금융권 종사자의 AI 활용률은 절반 수준이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지난해 6월 금융지주·은행·증권·보험 등 116개 금융사 IT 직무 종사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AI 활용현황과 정책개선 과제' 조사에서는 'AI를 활용하고 있다'는 응답이 51.0%에 그쳤다. 당시 응답자의 88.8%가 '업무상 AI 활용이 필요하다'고 답해 필요성과 실제 활용도 사이에 37.8%포인트의 간극이 확인됐다.
하지만 불과 1년여 만에 금융노조 선거에 'AI 구독료 지원'이 공약으로 오를 만큼, 금융 종사자 사이에서 AI 활용이 빠르게 일상화된 모습이다.
다만 금융권이 최근 자체적으로 구축, 운영에 나선 내부 AI 시스템이 기대에 못 미친다는 반증으로도 해석된다.
KB금융은 지난 4월 내부 문서 작성·정보 탐색·보고서 작성 등을 지원하는 그룹 공동 생성형 AI 플랫폼 'KB Gen AI 포털'을 오픈했다. 우리은행도 'Microsoft 365 Copilot'을 도입해 기존 내부 시스템과 연동한 스마트워크 기반을 마련했다. 신한은행은 임직원 전용 AI 'AI ONE'을, 하나은행은 직원용 지식 챗봇을 운영 중이다. NH농협은행도 지난 7월 LG CNS와 협업해 직원용 생성형 AI 플랫폼을 개발·오픈했다.
이는 외부 AI를 업무용 PC에서 직접 활용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보안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각 은행이 자체 플랫폼을 마련한 결과다.
그러나 실제 현장에서는 개인 태블릿이나 휴대폰을 활용해 외부 AI를 사용하는 사례가 꾸준히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보안 정책상 업무용 PC로는 챗GPT 등 AI에 접근하지 못한다"며 "보통 개인 휴대폰으로 AI 검색 기능을 활용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은행권 관계자는 "내부 직원용 AI가 있긴 하지만, 챗GPT나 제미나이 같은 외부 서비스와 비교하면 성능이 크게 뒤처지는 것이 사실"이라며 "노조 선거에서 구독료 지원이 공약으로 등장한 것도 이런 현실을 반영한 것"이라고 했다.
한편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은 최근 노조위원장 등 차기 집행부를 선출하는 선거운동에 돌입했다. 기호 1번 김형선·김진홍·김현진 후보조(위원장·수석부위원장·사무총장 동반출마)와 기호 2번 윤석구·양민호·박평은 후보조가 경쟁하며, 선거는 오는 16일 오전 8시부터 18일 오후 6시까지 조합원 전자투표로 진행된다.
romeok@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