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주르네 EU 집행위원 "유럽 내 전체 '가치 사슬' 작동하도록 해야"
[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유럽연합(EU)은 외국기업이 유럽에 투자할 때 현지 근로자를 되도록 많이 채용하고, 특정 분야에서는 기술 이전을 해야 한다는 내용의 외국인 직접투자(FDI) 규정 강화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24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이 같은 움직임은 갈수록 유럽에 공격적인 투자를 감행하는 중국 기업들을 겨냥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EU 행정부 격인 EU 집행위원회는 다음 달 초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제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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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럽연합(EU) 깃발 [사진=로이터 뉴스핌] |
스테판 세주르네 EU 번영·산업전략 담당 집행위원은 이날 FT와 인터뷰에서 "외국인 투자는 유럽 시장 진출을 위한 진입점에 그쳐서는 안되고 유럽 성장에 생산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주르네 집행위원은 "외국인 투자가 유럽에서 부품 등을 만들어 해외에서 조립하는 식이 돼서는 안 된다"며 "유럽 내에서 (부품에서 완제품까지 모든 과정을 생산하는) 전체 가치 사슬이 작동하도록 기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새로 마련될 방안에는 외국 투자자들이 현지 근로자를 채용해야 하고, 배터리와 같은 특정 분야에서는 기술 노하우를 이전해야 한다고 규정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FT는 "세주르네 집행위원은 중국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EU에 대한 중국의 투자 흐름을 고려하면 이 법인이 중국을 타깃으로 하고 있음은 분명하다"고 했다.
EU 집행위 자료에 따르면 2024년 EU에 대한 중국의 FDI는 전년도 대비 80% 증가한 94억 유로(약 16조원)에 달했다.
중국은 지정학적 영향력을 강화하기 위해 유럽의 고급 기술 산업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유럽 산업계가 중국의 가치 사슬의 일부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일고 있다.
FT는 유럽의 어떤 경쟁사보다 앞선 기술력을 보유한 중국 배터리 제조업체 CATL이 특히 주목을 받고 있다고 했다.
이미 독일에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설립한 CATL은 현재 헝가리에 70억 유로, 스페인에 40억 유로 규모의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스페인 공장의 경우 스텔란티스와 합작법인 형태로 추진되고 있는데, 이곳에는 현지 스페인 근로자 3000명 이외에 중국에서 2000명을 파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스페인 정부 관계자는 "외국인 투자규정을 강화하려는 EU의 이니셔티브를 강력히 지지한다"면서 "이러한 움직임이 유럽의 경제적 안보와 회복력을 증진시키고 FDI가 유럽에서 강력한 부가가치와 국내 고용을 창출하도록 보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앙유럽아시아연구소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마틴 세베나는 "EU의 더 엄격한 규제가 암묵적으로 낮은 규제를 약속해 특정 부분에 대한 FDI를 유치하고자 했던 남부와 중부, 동부 유럽 국가들 간의 경쟁을 크게 줄일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