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러시아는 자국 군이 우크라이나 남동부 자포리자 지역에서 크게 전진해, 해당 지역 전체 장악을 목표로 한 대규모 공세의 일환으로 두 개의 정착지를 확보했다고 16일(현지시간) 밝혔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병력 규모가 러시아보다 작은 우크라이나는, 기동성이 높은 러시아군의 집중적인 포병·드론 공격 아래에서 전선 전반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면서도 도네츠크 지역 방어를 강화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러시아군은 6월 말 드니프로페트로우스크 지역으로 진입한 이후 해당 지역과 인접한 자포리자 일대에서 공세를 이어오고 있으며, 친우크라이나 진영이 제작한 지도 분석에 따르면 지난 6주 동안 최소 30km 이상 넓은 전선에서 전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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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당국이 공개한 수미 지역에서 러시아의 공격 후 소방대원이 화재를 진압하는 모습의 사진. [사진=로이터 뉴스핌] |
러시아 국방부는 이번에 확보한 리브노필리아가 남쪽의 훌랴이폴레에 대한 러시아군의 '포위 공격(pincer movement·두 개의 부대가 적의 양쪽 측면을 동시에 공격해 적을 포위하는 전술)' 가능성을 높인다고 주장했다. 또 자국 군이 오리히우에서 불과 9km 떨어진 말라 토크마치카도 장악했다고 밝혔다.
러시아의 주요 전쟁 블로거로 꼽히는 유리 포돌랴카는 "오리히우 방어에 있어 이 마을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며, 말라 토크마치카는 사실상 "오리히우로 향하는 관문"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측은 즉각적인 공식 논평을 내놓지 않았다. 우크라이나군 최고지휘관은 지난주 자포리자 전선의 일부 구간, 특히 훌랴이폴레 인근 전투가 더 격화됐다고 밝혔다. 같은 시기 우크라이나 군 당국은 해당 지역 여러 마을에서 병력이 후퇴했다고도 전했다.
우크라이나 군인들과 지휘관들은, 전선 곳곳의 방어 거점을 유지하기에는 병력이 충분하지 않으며, 전장 상공에 수천 대의 드론이 떠다니는 상황에서 어느 쪽의 진격도 큰 피해를 감수해야 한다고 토로하고 있다.
러시아는 현재 우크라이나 영토의 약 19%인 115,476㎢를 통제하고 있으며, 이는 2년 전보다 1%포인트 증가한 수준이다. 러시아는 도네츠크·루한스크를 포함한 돈바스 전역과 헤르손·자포리자 지역 전체 장악을 목표로 하고 있다.
러시아는 자포리자 지역의 약 75%를 통제하고 있다고 주장하는데, 이는 우크라이나가 여전히 자포리자를 포함한 약 7,000㎢를 보유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로이터는 덧붙였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면서 우크라이나가 전쟁 발발 이후 '최악의 혹독한 겨울'을 맞을 수 있다는 경고음이 나왔다.
러시아군이 공격 대상을 가스 인프라로 전환하면서다. 그간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내 가스관이 유럽에 가스 수출로여서 공격을 자제했지만, 5년짜리 가스 운송 계약이 올해 초부터 종료되면서 더 이상 공격을 자제할 이유가 사라졌다.
한 유럽 당국자는 뉴욕타임스(NYT)에 지난달 우크라이나의 석유·가스 국영기업 나프토가즈의 천연가스 기반 시설이 7차례 공격을 받았고, 가스 생산의 60%가 중단됐다고 알렸다.
전문가들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가스 인프라 공격이 지속된다면 올 겨울 수백만 명이 추위에 떨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이날 그리스 아테네를 방문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그리스와 가스 수입에 관한 "매우 중요한 협정"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그리스 국영 에너지 기업인 DEPA 커머셜과 우크라이나의 나프토가즈 간 체결된 이번 계약에 따라, 미국에서 액화 상태로 수송된 천연가스가 불가리아·루마니아·몰도바를 거쳐 그리스에서 우크라이나로 이어지는 수직 회랑을 통해 공급될 예정이다.
wonjc6@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