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200억달러로 분산, 시장 불안시 금액·시점 조정 조항 포함
"환율 상승 원인은 서학개미·기업 대미 투자 등 다양, 극적 하락 어려워"
"추가적 하락 압박보다는 향후 상승 기류 약화"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최근 달러/원 환율이 1470원을 돌파하며 외환시장 불안이 고조되는 가운데, 14일 공개된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 팩트시트에 '외환시장 안정 조항'이 포함돼 환율 흐름이 다소 안정세를 탈지 관심이 높다.
대통령실과 미 백악관이 14일 발표한 한미 관세·무역협상 공동팩트시트는 1500억 달러의 조선 투자와 2000억 달러의 전략적 투자를 합한 3500억 달러의 대미 투자 패키지 중 한국 정부가 연간 200억 달러 한도 내에서 투자하는 것이 핵심이다. 미국은 대 한국 관세율을 15%로 낮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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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스핌] 대통령실이 지난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 사진을 공개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손을 잡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2025.08.27 photo@newspim.com |
200억달러의 명시적 상한선 설정으로 한국은 전략적 투자 2500억 달러를 최소 17.5년에 걸쳐 분산 조달할 수 있게 돼 연간 외환시장에 가해지는 부담을 분산할 수 있게 됐다.
또 주목할 만한 조항은 긴급 조정 조항이다. 합의문에는 'MOU 상 공약의 이행이 원화의 불규칙한 변동 등 시장 불안을 야기할 우려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 한국은 조달 금액과 시점을 조정할 것을 요청할 수 있으며, 미국은 신의를 가지고 그와 같은 요청을 적절히 검토할 것'이라고 명시돼 있다.
현재와 같이 외환시장 변동성이 커질 경우 한국 정부가 투자 자금 조달 시기와 규모를 탄력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재량권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양국이 한국 외환시장 안정과 관련해 안전장치를 마련한 것이어서 최근 환율 급등세가 다소 진정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그러나, 금융당국 관계자와 전문가들 역시 관세 협상 만으로 최근 오름세인 환율이 극적으로 하락세를 그리지는 않을 것으로 봤다. 다만 환율 상승세에 다소 제동을 걸 수 있는 이슈라는 긍정적 평가는 나왔다.
금융당국의 한 관계자는 "지금 환율 오름세는 서학개미나 기업의 대미 투자가 늘어난 것도 있고, 관세 영향도 있을 것이며, 유동성이 좀 많이 풀렸을 가능성도 있다"라며 "하나의 원인으로 환율이 극적으로 내려가지는 않겠지만, 이번 팩트시티의 합의문이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고 말했다.
이유정 하나은행 선임연구위원은 "정상회담 직후 발표된 내용과 거의 같아 환율에 크게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라면서도 "긍정적인 것은 200억 달러 한도 설정으로 시장 조달 없이도 외환 자산 운영 수익만으로 조달이 가능하다는 점으로 시장 불안을 눌러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연구위원은 "자금 규모나 시기를 조정할 수 있다는 조항도 받았다"라며 "지금보다 추가적으로 하락 압력을 가할 수 있다기 보다는 추가 상승 기세가 강화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dedanhi@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