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나영 기자= 삼성전자, 현대차그룹, SK 등 국내 대기업들이 최근 엔비디아의 제조 인공지능(AI) 플랫폼 '옴니버스(Omniverse)' 도입을 결정한 가운데, 국내 기업 중 자체 옴니버스형 플랫폼을 론칭한 '케이쓰리아이'가 주목받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9일부터 경주시에서 개최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기간 중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회동을 진행한 바 있다. 이후 삼성전자, 현대차그룹을 중심으로 엔비디아와 피지컬 AI 등 부문에서 공식 협력에 나섰다.
국내 대기업들과 엔비디아의 협력은 GPU(그래픽처리장치)뿐 아니라 옴니버스까지 확장됐다. 옴니버스는 현실 세계의 사물, 공정, 환경을 3D로 가상 구현해 디지털 트윈(Digital Twin)을 구축하고 AI 학습, 시뮬레이션, 시각화를 지원하는 플랫폼이다. 이를 통해 AI가 로봇의 실제 동작을 제어하고, 학습 결과를 다시 현실에 반영하는 '피지컬 AI(Physical AI)' 구현이 가능하다.
옴니버스는 실제 물리 법칙과 동일한 조건에서 가상 테스트를 수행할 수 있어 제조, 로보틱스, 건설, 자동차 등 다양한 산업에서 설계, 예측, 자동화를 위한 핵심 인프라로 활용되고 있다. 유럽 최대 산업 자동화 기업 '지멘스(Siemens)'는 자체 산업용 IoT 및 자동화 시스템과 옴니버스를 연동해 자동화 기술을 고도화 중이다. 글로벌 완성차 기업 'BMW'는 옴니버스를 활용해 전 세계 생산 라인을 디지털 트윈으로 구현하고 실제 공장에 피지컬AI를 적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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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케이이쓰리아이 로고. [사진=케이이쓰리아이] |
이에 기존 디지털 트윈 관련 사업을 영위하면서 확보한 기술을 기반으로 산업형 AI 제조 인프라 시장에 진출한 케이쓰리아이가 주목받고 있다. 케이쓰리아이는 최근 엔비디아 옴니버스를 연동한 자체 플랫폼 'Neuro Twin X(뉴로 트윈 엑스)'를 론칭하고 3D 구현 및 시뮬레이션 기술을 활용해 산업형 AI 제조 인프라 기술 고도화에 나서고 있다.
케이쓰리아이는 최근 글로벌 기업의 산업용 로봇을 확보하고 뉴로 트윈 엑스와 연동해 가상 공장을 구현했다. 1대의 로봇으로 가상 공장 내 다수의 로봇을 배치해 제조 시뮬레이션을 진행했으며, 뉴로 트윈 엑스에서 실제 로봇 제어에도 성공했다. 엔비디아 로봇 시뮬레이션 플랫폼 'Isaac SIM(아이작 심)'과 'ROS(로봇 운영체제)'를 자체 플랫폼에 적용했기 때문에 피지컬 AI 기술의 호환성과 확장성이 극대화된 게 특징이다.
회사 측은 글로벌 제조 대기업 디지털 트윈 및 XR(확장현실) 공급 레퍼런스를 기반으로 자체 제조 AI 인프라 및 피지컬 AI 기술 적용 확대에 나설 방침이다. 케이쓰리아이는 지난 2022년 국내 2차전지 제조기업을 대상으로 한 XR 시뮬레이터 사업을 처음 수주한 이후, 총 12건의 후속 프로젝트를 지속적으로 수주하고 있다.
케이쓰리아이 관계자는 "XR 사업을 영위하면서 축적한 디지털 트윈 구현 및 시뮬레이션 기술력을 바탕으로 피지컬 AI 기반 제조 인프라 사업을 가속화할 것"이라며 "자체 연구개발뿐 아니라 최근 선정된 양자암호·AI 기반 스마트팩토리 국제 공동연구과제와 AI 글로벌 빅테크 육성사업을 통해 시뮬레이션 및 AI 에이전트 기술을 확보하고 옴니버스형 플랫폼 국내외 적용 확대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와 미팅 이후 국내 대기업들도 엔비디아 옴니버스 적용에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는 옴니버스를 통해 반도체 설계부터 생산, 품질관리까지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학습 및 판단하는 지능형 제조 플랫폼 '반도체 AI 팩토리'를 구축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현대차는 옴니버스를 기반으로 생산거점에 로봇 적용을 가속화하고 제조시설을 완전 자율형 및 소프트웨어(SW) 중심으로 전환할 방침이다.
SK는 엔비디아 GPU와 옴니버스를 활용해 '제조 AI 클라우드'를 구축한다. 옴니버스 내에서 디지털 트윈 기반 제조공정을 3D 가상공간에 구현해 생산성과 효율성 개선을 도모한다는 계획이다.
nylee54@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