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재 유예로 조달·리스크 완화
부가 수주전 대응 여력 '확대'
[서울=뉴스핌] 이찬우 기자 = 미·중 갈등 속 공급망 압박을 받아왔던 한화오션이 일단 무역 긴장감에서 한숨 돌렸다. 중국이 한화오션 미국 자회사 5곳에 대한 제재를 1년 유예하면서 단기 무역·조달 리스크가 완화됐기 때문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상무부는 10일 한화오션의 미국 현지 자회사 5곳에 대한 제재 집행을 1년간 중단했다. 이는 같은 날 미국이 중국 해운·물류·조선 산업을 대상으로 한 무역확장법 관련 조치를 1년간 유예하기로 한 데 따른 상응 조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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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전경 [사진=한화오션] |
이번 조치는 최근 흐름이 좋은 한화오션에 날개를 달아줄 전망이다. 공급망 경색 가능성이 낮아지면서 견적 산정 시 보수적으로 반영되던 '안전 마진'이 축소될 여지가 생겼고, 수주 경쟁력 회복에 긍정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실적 흐름도 우호적이다. 한화오션의 2025년 3분기 매출은 3조234억원, 영업이익은 289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1.8%, 1032% 증가했다. 해양 부문에서 일시적 손실이 있었지만 상선·특수선의 견조한 이익이 이를 상쇄했다. 영업이익은 컨센서스(약 3350억원)에 소폭 못 미쳤으나, 조선 빅사이클의 수익성 개선이 본격 반영되고 있다는 해석이 우세하다.
해외수주 측면에선 LNG 운반선과 방산 특수선이 핵심 모멘텀으로 지목된다. 카타르 등 중동 대형 LNG 프로젝트 발주 재개가 예상되는 가운데, 한화오션은 기존 공급 경험을 바탕으로 재수주 가능성이 큰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동시에 한국·동남아·중동에서 해군 교체 수요가 확대되며 군수지원함·OPV(해양초계함)·잠수함 등 방산 특수선 파이프라인도 넓어지고 있다. 미주 지역에서는 해군 보급선과 신에너지 해양 물류망 구축 관련 물량이 잠재 수요로 부상한다.
전문가들은 이번 유예로 2025~2026년 수주전에서 '마진을 확보하면서 따내는' 전략 운용이 가능해졌다고 본다. 조달·환율·물류비 변동성이 낮아질 경우 선가(ASP)와 납기 제안의 신뢰도가 올라가며, 이는 실질적 협상력으로 이어진다.
다만 이번 조치는 '종결'이 아니라 '시한부 유예'다. 미·중 관계가 재경색될 경우 제재 리스크가 다시 부상할 가능성도 남아 있다.
이에 따라 한화오션이 이번 1년 동안 △중국·동남아 조달선 이중화 △핵심 기자재 장기공급계약 재정비 △계약서 내 관세·운송비 조정 조항 강화 등 공급망 회복력 확보에 속도를 낼 필요가 있다는 업계의 시선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유예 기간은 단기 호흡 조정이 아니라 중장기 체질을 재설계할 기회"라며 "공급망 리스크 관리를 병행하면서 고부가 수주 비중을 높이면 2026년 이후 실적 안정성이 한 단계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오션은 "중국 정부의 결정을 환영한다. 이번 유예 조치가 중국 파트너들과의 협력 안정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chanw@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