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거래융자 잔고, 지난달 31일 25조5268억…8거래일 연속 증가
상승장엔 레버리지, 하락장엔 독…"위험에 대한 명확한 인식 필요"
"코스피 추가 상승 여력 있지만 4100 이상은 오버슈팅" 지적도
[서울=뉴스핌] 김가희 기자 = 코스피가 사상 처음 4000포인트를 돌파한 지 일주일 만에 개인투자자들의 '빚투(빚내서 투자)'가 급증하고 있다.
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25조5268억원으로, 8거래일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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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거래융자는 투자자가 증권사로부터 자금을 빌려 주식을 사고 아직 갚지 않은 금액을 말한다. 통상 주가가 오를 것으로 기대하는 투자자가 많을수록 신용거래융자 잔고가 불어나는데, 최근 잔고 급증세는 증시 강세에 힘입어 투자심리가 과열 단계로 진입했다는 신호로 풀이된다.
신용거래융자는 증시가 활황일 때 수익을 키우는 레버리지(지렛대) 역할을 하지만, 주가가 꺾이면 손실 폭도 커진다. 신용거래융자로 산 주식은 대출 담보로 잡히기 때문에 주가가 하락하면 증권사가 담보를 추가로 요구하거나 해당 종목을 강제로 매도(반대매매)해 투자 손실이 커질 수 있다.
이 같은 과열 조짐에 금융투자협회와 한국거래소는 투자 주의를 거듭 당부했다. 금투협회는 "신용융자를 통한 투자는 면밀한 투자 판단과 위험에 대한 명확한 인식이 선행돼야 한다"며 "신용융자와 같은 레버리지 투자는 주가 상승기에 수익을 극대화하는 전략이나, 시장 상황이 예측과 다를 경우 손실이 급격히 확대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경고 이후 불과 2주 만인 지난달 29일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약 1조2168억원 늘어나며 25조원을 넘어섰다.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의 추가 상승 여력은 남아 있지만 단기 과열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현재 코스피는 밸류에이션 정상화를 넘어 확장 국면에 진입했다"며 "추가 상승 여력은 존재하지만 4100선 이상은 오버슈팅일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그는 "단기적으로 밸류에이션 부담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유동성 확대에 따른 주가순자산비율(PBR) 레벨업 또는 주당순자산가치(BPS) 상승폭 확대가 선행돼야 한다"며 "현재 레벨에서 중단기 조정을 거친 이후 상승여력을 확보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에서 엔비디아가 국내에 그래픽처리장치(GPU) 26만 장을 공급할 예정이며, 인공지능(AI) 팩토리·자율주행·로봇·피지컬 AI를 중심으로 한국과 AI 동맹 전선을 구축하기로 결정된 상황"이라며 "AI 동맹은 중장기적으로 국내 증시가 추가적인 레벨업을 할 수 있게 만드는 잠재력을 제공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그는 "지난주 후반 반도체, 자동차, 인터넷 등 관련 수혜주의 주가 폭등에는 엔비디아 발 AI 동맹 모멘텀이 선제적으로 반영된 측면이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rkgml925@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