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인도, 호주, 대만 등 주요 아시아 경제국과 협상 난항
"트럼프, 자신이 '이기고 있다'는 것 협정 체결로 증명해야"
[워싱턴=뉴스핌] 박정우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개인 외교를 통해 전 세계 무역 질서를 재편하려는 시도가 이번 아시아 순방에서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 무역분쟁 완화는 물론, 한국을 비롯한 주요 교역국들과의 무역 협정 타결이라는 과제를 안고 있다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8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동남아시아 국가들과의 관세 협정에 이어, 이번 아시아 순방에서 주요 교역국들과의 무역 협정을 마무리하려 하고 있지만 상황이 순탄하지만은 않다"고 보도했다. 실제 한국, 인도, 호주, 대만 등 주요 아시아 경제국들과의 협상에서는 여전히 많은 현안을 조율해야 하는 상태다. 일부 국가는 이미 체결된 '기본 합의서'를 실제 실행 가능한 협정으로 구체화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고, 다른 협상들도 지지부진하다는 것이다.
특히 한국의 경우, 3500억 달러(500조 원)에 달하는 대미 투자 계획이 투자금 지급 조건을 둘러싸고 진통을 겪고 있다. 미국이 한국산 자동차 등 주요 수출품에 대한 관세를 25%에서 15%로 인하하기로 합의했음에도 불구하고, 세부 조율이 지연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WSJ은 한국이 올해 초 미국과 합의한 협정의 최종 조율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며 속도를 늦추는 점이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 의제에 도전 과제가 되고 있다고 짚었다.
한국 외에도 인도, 호주, 대만 등과의 협상은 상대적으로 느린 진전을 보이고 있다. 무디스 애널리틱스의 국제경제 부문 책임자 가우라브 강굴리는 WSJ과의 인터뷰에서 "이들 협정은 여전히 다소 보여주기식(perfomative) 성격이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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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5년 10월28일 일본 도쿄에서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과 함께 일본 경제계 인사들과 모임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일본 도쿄에서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와 첫 대면 정상회담을 갖고 "미·일 관계의 새로운 황금시대를 열겠다"며 "이전보다 훨씬 더 큰 무역을 해낼 것"이라고 밝혔다. 양국은 희귀 광물과 전략적 자원의 공급망을 강화하는 추가 협정에도 합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방문에서 동남아 일부 국가들과 관세 인하 및 미국산 제품 수입 확대를 약속받는 등 일부 가시적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
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에 이어 29일 한국에서 이재명 대통령과의 회담을 앞두고 있다며 "논란이 많은 관세 정책이 국내외에서 법적·정치적 반발을 받고 있는 가운데, 이번 순방에서 추가 무역 협정을 완성하는 것은 그의 핵심 무역 의제를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직접적인 개입에도 협상이 지연될 경우, 다른 국가들이 더 큰 양보를 얻기 위해 시간을 끄는 전략을 취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스위스 민간은행 UBP의 아시아 담당 이코노미스트 카를로스 카사노바는 "트럼프는 자신이 '이기고 있다'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dczoomi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