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정부 임기 중 전작권 전환 가능…반드시 실현"
"북, 화성-20형 연내 발사하려고 발사대 주변 정리 정황 식별"
"주한미군 조정 고려 없단 게 美 고위관계자들 일관된 메시지"
"국방비 매년 8% 증액해 이른 시일 내에 GDP 대비 3.5%로 늘릴 것"
"러시아, 북한에 대한 핵심기술을 주지 않을 것이라 판단"
[서울=뉴스핌] 오동룡 군사방산전문기자 = 탄두 중량이 8t에 달해 북한 수뇌부를 직격할 수 있는 '괴물미사일'로 불리는 현무-5 탄도미사일이 올해 연말부터 실전에 배치된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16일 용산 국방부 청사에서 가진 연합뉴스·연합뉴스TV와의 인터뷰에서 "현무-5는 현재 전력화 과정에 들어간 상태이며, 대량 생산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7월 25일 문민 출신으론 64년 만에 처음으로 국방장관에 취임한 안 장관이 언론과 첫 인터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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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국회사진기자단 =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13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2025 국방부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5.10.13 photo@newspim.com |
안 장관은 "현재 양산 단계에 들어갔고, (보유) 수량을 대폭 늘리는 방안도 강구하고 있다"며 "올해 연말부터 실전배치가 시작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탄두 위력과 사거리를 한층 강화한 '차세대 미사일 체계'를 개발하고 보유 수량을 확대해 방위태세를 지속적으로 강화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군이 보유한 고위력 미사일의 파괴력과 정확도 등 성능을 개량하고, 압도적 대응에 필요한 충분한 수량을 확보해 북한의 핵 위협에 상응하는 '공포의 균형'을 실현하겠다"고 강조했다.
안 장관은 '고위력 미사일도 북한이 보유한 핵무기에 비해서는 위력이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고위력 미사일 약 15∼20기 정도가 떨어지면 핵무기 이상의 위력을 발휘한다는 게 미사일 전문가들의 판단"이라며 "핵무기 못지않게 공포의 균형을 이룰 수 있는 것이 바로 현무-5"라고 답했다.
작년 국군의날에 처음 공개된 현무-5는 북한 지휘부가 은신한 지하 벙커를 파괴하는 미사일로, '한국형 3축 체계' 중 하나인 대량응징보복(KMPR)의 핵심 수단이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해 우리 군이 구축 중인 3축 체계는 미사일 발사 징후를 사전에 포착해 발사 전에 제거하는 킬체인에 한국형미사일방어(KAMD), 대량응징보복을 더한 개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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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뉴스핌] 정일구 기자 = 1일 오전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열린 '건군 76주년 국군의 날 기념식'에서 지대지 미사일 현무-5가 분열하고 있다. 2024.10.01 mironj19@newspim.com |
안 장관이 언급한 차세대 미사일 체계는 이미 개발이 완료된 현무-5보다 탄두 위력과 사거리를 강화한 탄도미사일로, 현재 개발 단계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공포의 균형을 이루기 위해선 상당히 많은 물량의 괴물미사일을 보유해야 한다"며 "공군 합동직격탄(JDAM)과 해군 함대지, 지대지, 지대공 등 위력이 작은 순항미사일부터 괴물미사일까지 다종의 미사일을 획기적으로 많이 가져야겠다"고 강조했다.
안 장관이 미사일 전력의 획기적인 증강을 강조한 것은 날로 고도화하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북한은 지난 10일 노동당 창건 80주년 열병식 때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화성-20형'과 극초음속 미사일 '화성-11마' 등 신형 미사일을 대거 공개했다. 안 장관은 '화성-19형'의 개량형인 화성-20형에 대해 "화성-19형과 달리 탄소섬유복합소재를 적용해 기체를 가볍게 하고 추력을 늘렸다"며 "기체 무게를 줄이는 대신 탄두 중량을 늘려 다탄두를 탑재하려는 의도로 평가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북한은) 화성-20형을 연내 시험발사하려고 발사대 주변을 정리하는 등 여러 정황이 식별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화성-20형은 아직 양산단계는 아닌 것으로 판단되며 "다탄두 기술까지 갖췄다고 하기엔 이른 단계"라고 평가했다.
안 장관은 북한의 핵 능력에 대해 "1년에 핵탄두를 10∼20개 정도 양산하는 것으로 보이고, 계속 기술력이 향상되는 것이 식별된다"고 밝혔다. 북한의 ICBM 능력에 대해서는 "사거리 측면에서 미국 본토에 도달할 수 있는 비행 능력을 어느 정도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다만, 북한은 아직까지 ICBM의 실제 사거리(정상각) 시험발사를 실시하지 않아 탄두 대기권 재진입 기술에 이르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안 장관은 러시아의 북한에 대한 기술지원 가능성에 대해 "일반적 기술 이전은 있어도 핵잠수함의 원자로 등 핵심 기술 이전은 식별되지 않는다"면서 "기술 이전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전에도 있었지만, 서로 이해관계가 다르니 핵심 기술은 주지 않을 거라 판단한다"고 했다. 지난달 중국 전승절 80주년 열병식에서 북·중·러 정상이 나란히 한자리에 선 것에 대해서도 "국제 전략환경 변화에 따른 일시적 연대로 인식한다"며 "3국 간의 전략적 우선순위 차이, 제도화 및 상호운용성 미흡 등을 고려할 때 군사적 협력으로 지속될 가능성은 작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은 이재명 정부 임기 중 실현 가능하다면서 "반드시 그렇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장관은 1"자주국방 정신 없이는 온전히 한반도를 지켜낼 수 없다. 군사력 세계 5위에, 곧 방산 수출 4위까지 꿈꾸는 나라에서 전작권이 없는 것을 이해하기 어렵다"며 이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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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천=뉴스핌] 정일구 기자 = 6일 오전 경기 포천시 승진훈련장에서 열린 '2025년 전반기 한미연합 수도기계화보병사단(수기사) 통합화력 실사격 훈련'에서 K1A2 전차가 포를 발사하고 있다. 2025.03.06 mironj19@newspim.com |
전작권 전환 조건 충족 평가 및 검증은 기본운용능력(IOC), 완전운용능력(FOC), 완전임무수행능력(FMC) 등 3단계로 이뤄지며 현재 FOC 평가를 마치고 검증 단계에 있다. 안 장관은 "FOC 검증을 이른 시일 내 마치고 바로 FMC로 넘어가야 한다"면서 "FMC 평가 및 검증은 정성 및 정량 평가인데 (마지막 단계인 FMC까지 끝내자는 결정은) 양국 대통령 결심 사항"이라고 밝혔다.
안 장관은 한미가 전작권 전환에 합의한 2006년 이후 "약 20년 동안 우리 군은 피나는 노력을 해왔고, 그 노력의 성과로 상당한 진척을 이뤄왔다"며 "그것이 (한미가 공동으로) 평가한 내용이어서 남은 기간 1∼2년 안에 더 박차를 가해야 한다"며 "'한국형 3축체계' 전략화를 위해 국방개혁에 매진하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고 밝혔다.
한미는 지난달 24일 서울에서 열린 통합국방협의체(KIDD)에서 한미가 합의한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계획'(COTP) 추진 현황을 점검했고 조건 충족의 상당한 진전에 공감했다. 안 장관은 '전작권 전환에 속도가 붙으면 주한미군 조정으로 이어지지 않겠나'라는 물음에 "미측 고위 관계자를 여러 번 만났지만 주한미군 조정과 감축을 고려해본 적 없다는 게 일관된 메시지였다"며 "주한미군 조정도 상호 협의로 하는 것이지 일방이 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했다.
올해 11월 초 서울에서 개최되는 한미 안보협의회의(SCM)의 핵심 의제와 관련, 안 장관은 "미측에선 아마 동맹 현대화 문제를 많이 얘기할 것이고, 우리는 그에 더해 전작권 전환 목표와 액션 플랜에 관해 얘기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아울러 미측이 대만해협 유사시 동원될 수 있게 주한미군 역할 조정을 요구한다면 "대만해협 안정은 역내 안보의 필수요소로서 우리에게도 중요한 사안"이라면서도 "급변하는 안보 환경에 따른 동맹 현대화는 인정하지만, 협의 없이 병력이나 무기체계를 조정하는 건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또 "SCM에서 '방위비분담금'에 대한 논의는 포함되지 않는다"며 "지난해 국회 인준도 받아 손댈 수 없고, 미측의 요구도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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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조태열(오른쪽) 외교부 장관과 필립 골드버그 주한미국대사가 4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에서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에 서명 후 악수하고 있다. [사진=외교부] 2024.11.04 photo@newspim.com |
안 장관은 가급적 이른 시일 내에 국방비를 국내총생산(GDP) 대비 3.5%로 늘리겠다는 의지도 피력했다. 올해 우리나라 국방비의 GDP 비중은 2.32%이며, 미국은 한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등 동맹국에 국방비를 GDP의 3.5% 수준으로 늘릴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는 "GDP 대비 3.5%로 증액은 미측이 요구한 사항은 맞지만, 미국이 요구해서라기보다는 우리의 방위력 개선과 자주국방을 위해 주도적, 능동적, 체계적, 안정적으로 해야 한다"며 "내년 국방예산을 8.2% 증액했는데 앞으로 8% 수준의 국방비 증액은 계속 이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안 장관은 '2035년께 국방비 GDP 3.5%를 달성할 계획이냐'는 질문에는 "더 빨리할 수도 있겠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구체적인 달성 시기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했다.
안 장관은 '12·3 비상계엄' 관련 국방부 자체 감사 결과와 장성급 중 조치 대상자 규모는. 또 중장 이하 장성 인사 발표는 언제인가에 관한 질의에 "대통령 권한 사항이지만, 계엄과 연루된 사람은 이번 장성급 인사에서는 상당히 (진급 등이) 어려울 것이라는 게 기본 생각"이라며 "과거 척결 없이 미래로 나아갈 수 없다. (중장 이하) 장성급 인사는 곧 있을 예정"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도발을 유도하기 위해 우리 군이 평양에 무인기를 보냈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군 내부에서 감찰하고 있지만, 특검에 지원을 많이 해주는 입장"이라며 "또 평양에 무인기를 보내 북한의 도발을 유도하고, 그것으로 합법적 계엄을 하려고 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했다.
안 장관은 취임 3개월 소회를 묻는 질문에 "불법 계엄 이후 군의 명예를 다시 세우는 게 첫 번째 사명"이라며 "문민장관에게 필요한 것은 장악력이 아니라 통제력이다. 장악은 '손에 쥔다'는 뜻이고, 통제는 '법과 원칙으로 질서를 세우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현장에 가보면 많은 장병이 문민 리더십이 이끄는 변화를 기다려왔음을 느낀다"면서 "그 변화는 안정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자평했다.
goms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