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APEC 앞두고 외교력 시험대 오른다
한미 정상회담서 관세협상 돌파구 모색
다카이치 체제 출범…한일 관계 새 국면
국정감사·민생현안, 국내 정치 첫 분수령
[서울=뉴스핌] 박성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후 가장 긴 연휴를 맞아 공식 일정을 최소화하고 향후 국정 방향 구상에 몰두했다. 10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지난 3일 이산가족 등을 만났으며 이외 특별한 공개일정 없이 국내외 현안을 점검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하루 휴가를 추가로 내고 주말까지 '징검다리 연휴'를 이어가며 주요 현안 보고를 수시로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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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박성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일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2025.10.03 parksj@newspim.com |
◆경주 APEC 앞두고 외교력 시험대 오른다
연휴 이후 이 대통령의 최우선 과제는 이달 말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다.
한국이 의장국으로서 주최하는 첫 다자외교 무대인 만큼, 이 대통령은 외교무대에서의 존재감과 협상력을 동시에 시험받게 된다.
이번 회의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등 주요국 정상이 참석할 예정이다. 특히 미·중 정상이 13년 만에 한국에서 회담을 갖는 만큼, 경주 APEC 정상회의는 글로벌 외교무대의 중심으로 주목받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일정이 여전히 유동적인 점은 최대 변수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당일이나 또는 1박 일정으로 한미·미중 정상회담만 진행하고 본회의 불참 가능성도 거론된다.
◆한미 정상회담서 관세협상 돌파구 모색
이 대통령은 APEC 정상회의 계기로 열릴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관세협상 교착상태 해소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은 한국에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직접투자를 요구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는 반면, 한국은 통화스와프 체결을 포함한 수정안을 제시했으나 아직 답변을 받지 못한 상태다.
대통령실은 지난 5일에 이어 9일에도 강훈식 비서실장 주재로 위성락 안보실장, 김용범 정책실장, 구윤철 경제부총리,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 등이 참석한 통상대책 회의를 개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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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3일 인천 강화군에 위치한 아동양육시설을 찾아 어린이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2025.10.03 photo@newspim.com |
◆다카이치 체제 출범…한일 관계 새 국면
연휴 중 일본 자민당에서 다카이치 사나에 신임 총재가 선출됨에 따라 한일 관계도 새 국면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다카이치 총재는 야스쿠니신사 참배로 상징되는 강경 보수 성향이지만, 취임을 앞두고 참배 보류를 검토하는 등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 대통령은 이시바 시게루 총리와의 '셔틀외교'를 통해 구축한 협력 기조를 유지하면서, 새 지도부와의 관계 설정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북정책 역시 주요 현안이다. 이 대통령은 추석 연휴 첫날 이산가족을 만난 자리에서 "남북이 인도적 문제부터 협력해야 한다"고 언급하며 대화 재개를 촉구했으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한국 영토가 안전한 곳일 수 있겠는가"라며 위협적 발언을 이어갔다.
◆국정감사·민생현안, 국내 정치 첫 분수령
국내적으로는 오는 13일 개막하는 국정감사가 첫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대통령실 운영과 인사·정책 기조가 집중 질의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검찰청 폐지'를 골자로 한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의결하며 개혁 기조를 재확인했다.
대통령실은 연휴 직후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 복구와 물가·부동산 안정을 최우선 현안으로 관리할 방침이다. 복구율이 20%대에 그치는 행정망 정상화가 지연되면서 국민 불편 해소가 급선무로 꼽힌다.
또한 부동산 가격 재상승 조짐을 억제하고 주식시장 상승세를 유지해 민생 안정과 시장 신뢰를 확보하는 것이 국정 지지율 회복의 관건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결국 이번 연휴 이후 이 대통령은 외교무대의 존재감, 관세협상의 돌파력, 개혁 추진의 내구성 등 '삼중 시험대'에 오르게 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추석 연휴 이후에는 경제, 민생 중심의 행보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parksj@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