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럽 조사서 서울 1%p 접전 양상 보여
PK서는 여야 오차범위...박빙게임 예고
[서울=뉴스핌] 이재창 정치전문기자 = 내년 지방선거에서 여야가 접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되는 여론 조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서울에서는 '야당 후보가 더 많이 당선돼야 한다'는 응답이 43%로 '여당 후보'를 꼽은 답변(42%)보다 오차범위에서 앞선 것으로 나타나 주목된다.
이 같은 결과는 50% 중반대의 이재명 대통령 국정 지지율과 국민의힘에 크게 앞선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 흐름과는 사뭇 다르다. 입법, 사법, 행정 등 3권을 장악한 여권에 대한 유권자의 견제 심리가 발동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가능하다. 그렇지 않아도 독주하는 여권에 지방 권력까지 넘겨주는 건 곤란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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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규모 정비사업장인 서울 구로구 오류동 화랑주택을 찾은 오세훈 서울시장 [사진=조수민 기자 ] |
2일 한국갤럽이 세계일보 의뢰로 지난 9월 29일부터 30일까지 이틀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1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내년 지방선거 광역자치단체장 선거와 관련해 '여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고 응답한 유권자는 전체의 44%로 '야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39%)는 응답과 오차범위 내였다.
특히 관심을 모으는 대목은 서울의 민심이다. 서울에서는 여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는 응답과 야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는 응답이 1%포인트(p)차로 초접전 양상을 보였다. 이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과 국민의힘에 앞서가는 민주당의 지지율과는 전혀 다른 양상이다. 갤럽 9월 4주차 조사에서 서울 지역 정당 지지도는 민주당 42%, 국민의힘 25%였다.
물론 오세훈 서울시장의 인지도가 예상되는 민주당 후보들에 비해 높은 상황이 작용했을 수 있다. 이른바 현직 프리미엄이 일정 부분 반영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민주당은 박주민, 박홍근 의원 등 현재 거론되는 인사들로 오 시장을 꺾을 수 있을지에 대해 장담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일각에서 당 밖의 기업인 등 유력 명망가를 영입하는 방안이 내부적으로 검토되는 배경이다.
인천·경기에서는 여당 후보가 45%, 야당 후보는 39%로 여당이 오차범위 내에서 다소 앞서가고 있다. 인천과 경기는 다른 여론 조사에서도 여당이 우위를 보이는 지역이다. 현재 현역 의원 대부분이 민주당 소속이다.
부산·울산·경남(PK)에서는 여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는 응답이 38%, 야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는 응답은 42%였다. 지방선거에서 접전을 예고한 것이다. 다른 조사의 흐름과도 일치한다.
여당의 텃밭인 광주·전라에서는 예상대로 여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는 응답이 66%로 압도적이었다. 반면 대구·경북(TK)에서는 야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는 응답이 53%에 달했다. 호남은 범여권이 절대 유리한 구도지만 조국혁신당과 치열한 한판 승부가 예상된다. 조국혁신당은 호남 선거에 사활을 걸고 있다. 조사상 TK는 국민의힘이 무난한 승리가 예상된다.
세대별로 보면 18∼29세 청년 응답자에서는 27%가 '여당 후보'를, 46%가 '야당 후보'를 지지했다. 여당 지지율이 낮게 나타나는 다른 조사와 비슷한 흐름이다. 반면 40대에서는 59%가 여당 후보, 20%가 야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고 답했다. 보수층 지지가 강한 70세 이상에서는 여당후보가 37%, 야당후보가 51%였다.
이번 조사는 무선 전화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 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3.1%포인트, 응답률은 9.9%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leejc@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