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어진 우천 지연으로 루틴 깨진 폰세···이틀 연속 선발 준비 무리라 판단
[서울=뉴스핌] 남정훈 기자 = 한화가 정규시즌 우승을 눈앞에 둔 LG와의 시즌 마지막 맞대결에서 팀의 외국인 에이스 코디 폰세 대신 신인 정우주를 선발로 예고했다.
한화는 29일 대전에서 LG와 마지막 맞대결을 펼친다. LG는 이날 무승부만 기록해도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할 수 있는 상황. 두 팀은 앞선 맞대결에서 1승씩 주고받으며 팽팽하게 맞섰다. 현재 1위 LG는 85승 3무 53패, 2위 한화는 81승 3무 56패로 두 팀의 승차는 3.5경기다. LG가 우승 매직넘버를 단 1로 줄인 가운데, 한화는 자존심을 걸고 마지막 승부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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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디 폰세. [사진=한화] |
당초 한화는 28일 경기에 폰세를 선발로 내세울 계획이었다. 그러나 비로 인해 경기가 취소되면서 모든 일정이 꼬였다. 애초에 우천 취소가 되더라도 하루를 더 쉬게 한 뒤 폰세를 29일 등판시키려 했던 구상이었다. LG전에서 반드시 승리를 노려야 하는 한화 입장에서는 폰세 카드가 사실상 최후의 승부수였다.
하지만 김경문 감독은 결정을 바꿨다. 이유는 길어진 우천 지연 때문이었다. 폰세는 28일 경기 개시를 앞두고 불펜에서 몸을 풀며 루틴을 모두 소화한 상태였다. 결국 경기가 취소되자 폰세가 이틀 연속 선발 준비를 강행하는 것은 무리가 된다고 판단했다. 무엇보다 팀의 가을야구와 폰세의 체력을 고려해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었다.
사실 폰세는 그동안 우천 취소가 있어도 대부분 다음날 그대로 선발 등판했다. 실제로 5월 SSG전, 6월과 7월 키움·kt전, 이달 초 키움전 등 여러 차례 우천으로 순연된 경기에서 연이어 선발로 나와 승리를 챙긴 바 있다. 특히 5월 17일 SSG전에서는 8이닝 동안 삼진 18개를 잡아내며 KBO 역대 한 경기 최다 탈삼진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상황이 달랐다. 평소보다 지연 시간이 길었고, 폰세가 이미 불펜에서 상당한 에너지를 소모했다는 점이 변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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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손지호 기자 =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 신인 정우주가 28일 키움전에 구원 등판해 투구를 하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2025.08.28 thswlgh50@newspim.com |
게다가 폰세는 올 시즌 커리어 최다 이닝인 174.2이닝을 소화 중이다. 이전까지 한 시즌 최다 이닝이 137.2이닝(2017년)에 불과했던 점을 감안하면, 확실히 한계치에 다다른 모습이다. 최근 4경기 평균자책점이 4.09로 흔들린 것도 피로 누적의 신호로 해석된다. 가을야구에서 반드시 필요할 에이스를 무리시키는 대신 이번에는 과감히 휴식을 택한 셈이다.
한화는 LG와의 경기를 마친 후 30일 롯데와 홈 최종전, 이어 SSG·kt 원정을 끝으로 정규시즌 일정을 마친다. 김경문 감독은 30일 롯데와의 경기에서는 라이언 와이스가 출전한다고 못 박은 상태. 폰세는 이 중 SSG전 선발 등판이 유력하다. 개인 타이틀 경쟁도 남아 있어 완전히 쉬게 할 수는 없다. 다만 이번 LG전은 신인 정우주와 불펜진을 총동원해 맞서는 '불펜 데이'가 될 전망이다.
LG는 올 시즌 한화를 상대로 2승 무패 평균자책점 0.62라는 압도적 기록을 가진 임찬규를 내세운다. 객관적으로 한화가 불리한 매치업이다. 그러나 신인 정우주의 패기와 강력한 불펜 전력을 앞세워 LG의 '우승 축포'를 쉽게 허용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wcn050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