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런 "관세 인플레 없어"
굴스비 "선제적으로 금리 대폭 내리는 건 실수 위험"
슈미드 "인플레 여전히 높아"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신중한 매파(통화 긴축 선호) 인사들이 지난주 연준에 합류한 스티븐 마이런 이사와 향후 금리 경로를 놓고 줄다리기를 벌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측근인 마이런 이사는 빠른 금리 인하를 주장하고 있지만 연준 대다수 위원은 단기적으로 추가 금리 인하에 신중히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마이런 이사는 25일(현지시간) "지난주 회의 결과에서 사람들이 긴급함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매우 분명했다"며 "그 이유 중 하나는 여전히 관세 인플레이션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내 생각에는 아직 관세 인플레이션의 실질적인 증거는 없다"며 "그리고 그것이 동료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본다"고 판단했다.
백악관 경제 자문 위원장직을 휴직하고 지난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 참석한 마이런은 당시 0.5%포인트(%p) 인하 소수 의견을 냈다. 연준은 대다수 의견대로 기준금리를 0.25%p 내린 4.00~4.25%로 정했다.
마이런 이사는 "통화정책이 이처럼 제약적인 상태에 있을 때 경제는 하방 충격에 더 취약해진다"며 앞으로 있을 연준 회의마다 금리를 0.5%포인트씩 내려 총 2%포인트 인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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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마이런 연준 이사.[사진=로이터 뉴스핌] 2025.09.26 mj72284@newspim.com |
이 같은 마이런 이사의 주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의견과도 일치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제롬 파월 의장을 비롯한 연준 위원들이 기준금리를 내리지 않는다고 비난해 왔다. 연준 이사회에 공석이 생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빠르게 마이런을 지명했다.
하지만 연준의 대다수 위원은 마이런의 주장을 반박하고 있다. 트럼프 정부의 관세가 더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을 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인플레이션이 전부인지 그리고 그것이 지속될지를 알기 전에 선제적으로 금리를 대폭 인하하는 것은 실수의 위험을 동반한다"고 강조했다.
굴스비 총재는 인플레이션이 4년 반 동안 연준의 목표치인 2%를 웃돌고 있다는 점에도 주목했다. 전날 공개된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굴스비 총재는 "4월에 우리가 경기침체와 인플레이션이 동시에 나타나는 식의 먼지를 잔뜩 일으키기 전에는 나는 우리가 이자율을 지금보다 훨씬 낮은, 이른바 중립 수준 같은 곳으로 내려가기 시작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제프리 슈미드 캔자스시티 연은 총재 역시 "내 생각에는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너무 높고 노동시장은 냉각되고 있긴 하지만 대체로 균형을 유지하고 있다"며 "현재의 정책 기조는 다소 제약적일 뿐이며 그것이 바로 있어야 할 적절한 위치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지난 7월부터 금리 인하를 주장해 온 미셸 보먼 금융 감독 담당 부의장도 마이런의 주장처럼 급격한 금리 인하에는 조심스러운 모습이다. 보먼 부의장은 "우리는 예상했던 것보다 더 취약한 노동시장을 갖고 있다"면서도 올해 말까지 0.25%p씩 세 차례의 금리 인하를 보게 될 수도 있다고 판단했다.
마이런의 반대편에 선 연준 위원들은 노동시장도 급격한 금리 인하를 요구할 정도로 약하지 않다고 본다. 굴스비 총재는 노동시장을 안정적이며 다소만 냉각되고 있다고 묘사했다.
이날 공개된 지표는 이 같은 주장을 지지했다. 미 노동부가 발표한 지난주(20일까지)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1만8000건으로 전주보다 1만4000건 줄었다. 이는 금융시장 전문가 기대치 23만5000건을 크게 밑돈 수치로 지난 7월 중순 이후 가장 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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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은 총재 [사진=블룸버그] |
mj722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