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대표가 SNS 헤비유저인데"...반발 목소리도
[서울=뉴스핌] 윤채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오는 10월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 등을 앞두고 의원들과 주요 당직자들에게 'SNS(사회관계망서비스) 주의령'을 내렸다. 이재명 정부 첫 국제 행사인 만큼 당정이 잘 대비해야 한다는 취지다. 다만 정청래 당대표 등 주요 당직을 맡은 의원들이 SNS '헤비 유저'여서 이러한 행동 지침이 어불성설이라는 반발도 나온다.
18일 뉴스핌 취재를 종합하면 조승래 당 사무총장은 지난 16일 '선출직 공직자 및 주요 당직자 행동 지침 안내 건' 제목의 공문을 17개 시·도당에 전달했다. 의원들과 주요 당직자들에게 언행을 각별히 유의해달라는 것이 요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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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5.09.15 pangbin@newspim.com |
조 총장은 해당 공문에서 "국정감사와 예산안 심사 등 이재명 정부 첫 정기국회 시작으로 어느 때보다 당과 정부의 단결이 중요한 시기"라며 "10월 29일부터 진행되는 APEC 정상회담의 성공적인 개최와 대한민국 국격의 완전한 회복을 위해 당정 간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모든 선출직 공직자와 주요 당직자들은 지역위원회, 언론 및 유튜브, 개인 SNS 등을 포함한 모든 활동에서 언행에 각별히 유의해달라"며 "특히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거나 국민의 지탄을 받을 수 있는 언행을 한 경우 중앙당은 즉각 엄중조치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조 총장은 "당정 간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당과 정부의 성공을 위해 당의 모든 구성원들이 하나 된 마음으로 동참해달라"며 '당정 일치'를 거듭 강조했다.
민주당은 최근 SNS나 말 실수로 홍역을 겪었다. 최강욱 전 교육연수원장은 말 실수로 2차 가해 논란을 빚어 당원 자격정지 1년을 받았고, 국민의힘과 합의한 3대 특검법 번복 과정에서 의원들은 서로 SNS 상에서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당은 본래 선거 등 중요 행사를 앞두고 입단속을 하는 게 일반적인 지침이라는 시각도 있지만, 이번 지도부에서 'SNS 주의령'을 내린 것은 의아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정 대표와 최고위원들, 추미애 법사위원장까지 주요 당직을 맡은 의원들이 대개 SNS '헤비 유저'여서다. 언론 노출을 포함한 SNS 이용량 등을 보면 이들이 더 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것이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당대표부터가 (SNS 등에서) 말을 많이 하지 않느냐"며 "우리한테 이러한 지침을 내리는 데 대해 반발도 많이 나온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다른 민주당 관계자도 "위에서 본보기로 솔선수범해야 따를 텐데 아랫 사람들만 닦달한다고 되나"라며 "당 지도부 발언이 연일 언론에 오르내리는 상황에서 저런 지침이 얼마나 효과적일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ycy148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