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출근길 두렵다"…노조 "솜방망이 처분 시 전면 투쟁" 경고
[창원=뉴스핌] 남경문 기자 = 경남 산청군 5급 간부 공무원의 직장 내 갑질 사건이 불거지자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경남지역본부가 산청군수의 경징계 요구를 '봐주기'라며 강력 반발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경남본부(이하 노조)는 27일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산청읍장의 갑질 사건은 단순 갈등이 아닌 공직사회의 근간을 흔드는 권력형 갑질"이라며 "피해자가 정신과 치료를 받고 휴직까지 고려할 정도로 심각한 사안임에도 산청군은 솜방망이 경징계로 덮으려 한다"고 비판했다.
![]() |
[창원=뉴스핌] 남경문 기자 =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경남지역본부가 27일 오후 1시30분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산청읍장의 갑질 사건과 관련해 재조사와 중징계를 촉구하고 있다. 2025.08.27 |
노조가 공개한 피해 사례에 따르면 산청읍장은 지난달부터 부하 직원들에게 반복적인 폭언과 모욕적 발언을 일삼았다.
전 직원 앞에서 "무능하다"며 손가락질하고 가족을 비하하며 민원인 앞에서 고성을 지르는가 하면 면장실에 손님이 오면 여성 직원들에게 접대를 강요했다. 출근길에는 "오늘 개박살 낼 것"이라는 협박성 발언도 있었다.
피해자들은 "상의도 없이 불합리한 지시와 모욕적 언사에 시달리며 공포감 속에 출근했다"고 호소했다. 일부 직원은 신경성 위장약 복용과 정신과 진료를 받고 있으며, 직장을 떠나겠다는 극단적 의사까지 밝혔다.
노조는 "이 같은 행위는 근로기준법상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할 뿐 아니라 형법상 명예훼손, 모욕죄, 폭행죄에도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산청군은 사건 발생 직후 해당 간부를 대기발령 조치했으며 지난 20일 경남도 인사위원회에 경징계를 요청했다. 하지만 노조는 이를 "부실조사에 따른 보여주기식 처리"라고 비판했다.
강수동 본부장은 "공무원 징계령 시행규칙에 따르면 고의성이 뚜렷하고 행위 정도가 심각할 경우 해임이나 파면까지 가능하다"며 "경징계는 피해자를 두 번 죽이는 결과"라고 강조했다.
이어 "산청군수는 경징계 요구를 철회하고, 독립성과 전문성을 갖춘 조사기구를 통해 재조사를 실시해야 한다"며 "경남도 감사위원회도 즉시 추가 조사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노조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공직사회 전반에 대한 직장 내 괴롭힘 실태조사와 제도 정비가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현재 경남도 내 일부 지자체는 관련 조례조차 마련하지 않은 상태다. 강 본부장은 "공직사회의 갑질은 행정서비스 질 저하로 이어져 국민 피해로 귀결된다"며 "무관용 원칙을 확립해 재발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경징계 수준에서 사건이 마무리될 경우 민주노총과 연계해 시민사회와 함께 전면적인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news234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