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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 빛] ⑤ "돈(Money) 워리, 비 해피"...상담사가 경제위기군 직접 발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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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포항북구정신건강복지센터 '경제위기군 자살예방 프로그램' 동행 취재
복지센터 상담사, 월 1회 고용센터·신복위 등 직접 방문해 자살 고위험군 발굴

자본주의 사회에서 빚은 목숨과 직결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인 한국에서 경제적 어려움은 자살 원인 2위를 차지할 정도로 정신건강에 큰 영향을 미친다. 경제적 어려움 중 가장 큰 고통은 채무, 즉 빚이다. 뉴스핌은 자살 요인으로서 빚을 바라보고, 빚이 채무자들의 정신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했다. 더 나아가 경제 문제가 자살로 이어지지 않을 방법을 모색해 본다.

[포항=뉴스핌] 지혜진 기자 = 경북 포항북구정신건강복지센터 직원들은 한달에 두 번 정기적으로 고용복지+센터(고용센터)와 신용회복위원회(신복위)를 방문한다. '돈(Money)워리 비해피' 사업 시행을 위해서다. 경제위기군 자살예방사업으로 2024년 지자체 자살예방 우수사례에도 선정된 적 있다. 정신건강센터 상담사가 직접 고위험군이 있을 만한 기관으로 출장을 나가 현장에서 위험에 처한 이들을 발굴하는 프로그램이다.

뉴스핌은 지난 12일 포항북구정신건강복지센터 직원들과 '돈워리 비해피' 사업에 동행했다. 이날은 매주 둘째 주 화요일로 고용센터에 가는 날이었다.

[빚, 빛] 글 싣는 순서

1. 그 죽음 뒤엔 빚이 있었다…자살 원인 2위
2. 어느 날 갑자기 들이닥친 빚…마음도 함께 무너졌다
3. 위기에 취약한 삶…제도권 대출도 헤어나오기 힘든 '늪'
4. "회생 신청자는 그나마 나아"…벼랑 끝 불법사금융 채무자들
5. "돈(Money) 워리, 비 해피"…경북, 상담사가 경제위기군 직접 발굴
6. 자살예방 최전선 응급실 사례관리자들…자살사망률 3분의 1로 '감소'
7. [단독] 자살위험군 연계사업 첫 가동부터 삐걱…실태 파악 손 놓은 정부
8. 새 정부 서민금융·자살예방책 살펴보니…"정책 간 연계성 고민해야"
9. 채무자에게 필요한 것은…"조기발굴·정서 지원 등 원스톱 서비스"

이날 동행한 이유림 선임 상담사(선임 정신건강요원)는 자살예방관리팀 소속으로 자살 예방을 위한 캠페인과 자살 시도자, 유가족 상담 지원, 자살고위험군에 대한 맞춤형 프로그램 등을 운영한다.

고용센터에서는 두 가지 프로그램을 동시에 운영한다. 우선 이 상담사가 실업급여를 신청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2시간 동안 '생명지킴이' 강의를 한다. 그와 함께 또 다른 직원인 김태연 간호사(정신건강요원)는 고용센터 1층 대기 공간에서 이용객들을 대상으로 무료 스트레스 검사와 간단한 설문조사(건강질문지, PHQ-9)를 지원한다. 만약 두 가지 검사에서 위험군으로 판단되면 곧장 복지센터 회원으로 등록하고 연락처를 남기도록 권유한다. 연락처를 남기면 추후 센터에서 연락해 관리하는 식이다.

신복위에서도 이와 비슷하게 자살위험군을 발굴한다. 다만 이 상담사는 "신복위는 고용센터보다 더 민감한 이용객들이 많아서 강연은 하지 않고 방문객을 대상으로 이동 상담과 스트레스 검사 등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복지센터가 제공하는 무료 스트레스 검사는 뇌파 검사다. 뇌파 기기를 착용하고 1분정도 있으면 측정 결과가 나온다. 기자도 이날 본격적인 프로그램 시작 전에 검사를 해봤다. "정신적 스트레스는 적정 수준"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그외 주의·집중도, 두뇌부하도, 좌우뇌활성도, 신체적 스트레스, 심장건강도 등 모든 항목에서 적정 내지는 양호하다고 했다. 기자의 결과지를 본 김 간호사는 "이렇게 모든 항목이 정상인 사람은 오랜만에 본다"고 놀라워했다. 그만큼 이들이 방문하는 고용센터나 신복위에는 고위험군이 많다는 뜻일 것이다.

지난 12일 경북 포항고용복지+센터에서 포항북구정신건강복지센터 소속 김태연 간호사(정신건강요원, 맨 왼쪽)가 복지센터 방문객을 대상으로 스트레스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사진=뉴스핌DB] 2025.8.30

실제 이날 스트레스 검사에 응한 중년 여성은 스트레스 수치가 높게 나왔고 10점 이하가 정상인 설문조사에서도 3배에 달하는 27점이 나왔다. 복지센터 소속 직원은 이 여성에게 '심장 질환이 있는지', '신경계 질환이 있는지', '요즘 고민이 무엇인지' 등을 묻고 센터 등록을 유도하기도 했다.

이날 강연은 '건강한 삶을 위한 마음 교육'으로 실업급여를 받기 위해 들어야 하는 취업 특강 중 하나였다. 13명의 수강생 중 중장년층이 대다수였다. 젊은 세대는 주로 온라인 교육을 듣는다고 했다. 이 상담사가 진행하는 이 강연은 '한국형 표준 자살예방프로그램'으로 교육을 이수한 이들은 '생명지킴이' 자격을 부여받는다. 이 상담사는 "자살시도자들이 경고신호를 보내는 건 92%인데 주변에서 그걸 알아차리는 것은 5%에 불과하다"며 "좀 더 잘 알아차릴 수 있도록 유관기관 이용자들에게 해당 내용을 교육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상담사는 "경제위기군은 다른 위험군에 비해 갑작스러운 상황 변화로 절망적인 상황에 처하는 경우가 많다. 해고나 파산, 강제퇴거 등 이런 것들이 심리적 위기를 촉발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또한 "개인의 경제 상태와 자기 가치가 굉장히 밀접하게 연결돼 사회적으로 비교를 하기도 하고, 이로 인한 고립감에 빠지는 비율이 많다"면서 "경제 위기 상황에서 경제적인 부분뿐 아니라 심리적 개입도 병행되는 게 훨씬 효과적으로 자살 위험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경제위기군 특성상 경제적인 부분이 해결되지 않으면 심리 상담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며 "경제 지원이 함께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아직까지는 신복위 등 서민금융기관과의 연계는 활발하지 않은 듯했다. 이 상담사는 "신복위에서 연결해주는 사례는 되게 많지는 않다. 주로 저희 회원 중에 금융적으로 문제가 있는 분들을 저희가 신복위에 가서 도움을 요청하는 식"이라면서도 "그래도 저희가 신복위에서 이동상담을 하면 이용하는 분들이 '이런 프로그램이 있다'는 정보를 인식하는데, 그것 만으로도 큰 효과"라고 했다.

이 상담사는 "지역 내 유관기관 협의체를 운영하는 게 도움이 많이 된다"고 했다. 그는 "은둔·고립된 상태의 분들을 우리 센터까지 오도록 하는 게 힘든데, 고용센터나 신복위 등과 함께 협의하면 한결 수월해진다"면서 "대개 서로 무슨 사업 내지는 지원을 하는지 모르는데, 소통을 하면서 진행하면 연계가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고 했다.

이 상담사는 포항시가 향후 법률사무소에서도 고위험군을 발굴할 수 있도록 매뉴얼을 마련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법률사무소를 찾는 이용객이 자살위험군일 경우 위기상황 매뉴얼을 만들어, 정신건강 비전문가도 보다 효과적으로 위험군을 응대하고 빠르게 정신건강복지센터로 연계하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그는 "자살고위험군으로 분류되는 이들이 상대적으로 많이 방문하는 기관에 우리가 '이런 사업을 하고 있다'고 알리는 것만으로도 효과가 크다"고 했다.

지난 12일 경북 포항북구정신겅강복지센터 소속 이유림 선임 상담사(선임 정신건강요원)가 실업급여 대상자를 상대로 '건강한 삶을 위한 마음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뉴스핌DB] 2025.8.30

경북 포항뿐 아니라 경북은 다른 지자체에 비해 '경제위험군 자살예방사업'을 비교적 활발히 홍보하는 광역단체다. 이와 관련해 뉴스핌은 경상북도 정신건강복지센터와 서면 인터뷰를 진행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 다른 지자체에 비해 경제위험군 자살예방사업이 활발한 것 같은데 계기가 있는지
▲ 사업 시작 당시인 2023년 1월 기준 경북 전체 인구 중 경제활동 인구인 청장년층이 자살사망자 기준 매우 높은 비율(61.3%)을 차지하고 있었다. 동기별 자살현황에서 정신적 문제에 이어 경제생활 문제 비율이 높았다. 2023년도 신용회복위원회 포항·구미 지부를 시작으로 경제위기군 자살예방사업을 시작하게 됐으며 2024년에는 고용복지+센터와 2025년에는 소상공인 관련 기관과의 협약을 통해 사업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고용센터, 신복위 등 서민금융기관과 연계해 사업을 진행할 때 장점과 애로사항은
▲ 기관 간 연계를 통해 정신건강 위험군을 조기에 발굴할 수 있다. 하지만 기관별 담당자가 교체되면 사업 이해도가 낮아질 수 있어 연속성이 저하될 수 있다. 또 채무 정보나 정신건강 정보는 모두 민감한 개인정보이다 보니 정보 공유에 큰 제약이 있다.
경제위기군은 보통 '정신건강 서비스 이용' 자체에 저항감을 갖고 있는 경우도 많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금융·고용 기관 관계자에게 기본적인 자살 위기 신호 파악 및 정신건강 교육을 하고 반대로 정신건강복지센터 관계자에게는 기초적인 금융 관련 교육을 할 필요가 있다.

- 경제위기군 자살예방과 관련해 추가적인 계획이 있는지
▲ 고위험군 조기발견과 경제적 문제가 자살사고로 이어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추진목표다. 기관 간의 역할 공유 등 다양한 방안을 모색해 기관별 연계 서비스 유입이 원활하게 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할 계획이다.

heyji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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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인가 '조선'인가 호칭 논쟁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최슬아 숭실대 교수는 29일 "북한이라는 호명이 상대방을 한반도의 일부처럼 위치시킨다면 조선이라는 호명은 하나의 독립된 행위자로 인정하는 방향으로 작동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최 교수는 "북한을 인정해야 된다는 주장은 어떤 온정적인 제안이 아니라 상대를 인정함으로써 불안을 낮추고 관계를 보다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굉장히 중요한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정치학회(회장 윤종빈)는 이날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평화 공존을 위한 이름 부르기:북한인가 조선인가' 주제로 특별학술회의를 열었다. 통일부는 관련 논의를 공론화한다는 취지에서 이번 학술회의를 후원했다. 사회를 맡은 권만학 경희대 명예교수는 "호칭은 기본적으로 식별 기능을 갖지만 정치적 호칭이 되는 순간 이데올로기를 담게 된다"고 말했다. 권 교수는 "북한은 '대한민국'을 공식 명칭으로 부르며 남쪽을 외국으로 재정의했다"면서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북한' '북측'이라는 표현을 사용한다"며 토론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지난 2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 들어서며 도어스태핑을 갖고 최근 북한 '핵시설' 발언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스핌DB] ◆ 김성경 "호칭은 분단 산물…'조선' 관계 전환 출발점" 김성경 서강대 교수는 "북한이라는 호명은 비공식적·약칭적 표현이지만 분단 80년 동안 누적된 정치적 의미를 가진 것"이라면서 "북한을 계속 북한이라고 부르는 한 우리 안에 북한이 계속 갇힐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학계에서는 (북한을) 조선, 북조선으로 부르는 경향이 좀 있었다"며 "남과 북의 국가 정체성이 이미 상당히 공고화돼 있는 현 상황에서 국가와 국가 사이의 관계 맺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수 있는 시기가 도래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북한을 계속 유지한다는 것이 평화공존이나 통일에 더 도움이 된다는 논리적 근거를 찾기 어렵다"면서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통일은 남북이 서로를 인정 존중하고 그 맥락 안에서 관계를 맺고 남북 주민이 통일을 선택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제시했다. ◆ 권은민 "국호 사용, 국가 승인 아냐…정치가 먼저, 법은 따라간다" 권은민 김앤장법률사무소 변호사는 "북한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또는 'DPRK'라고 부른다고 해서 그것이 꼭 국가 승인이나 정부 승인을 구성하지는 않는다"면서 "국가 승인은 정치적 행위이고 국가 의사 표시다. 그렇게 부르더라도 국가 승인과는 무관하다라고 선언을 하면 정리가 되는 문제"라고 진단했다. 권 변호사는 "남북관계는 법률의 영역이라기보다는 정치의 영역에 가까운 것 같다"면서 "과거에도 정치가 큰 틀을 규정하고 법과 제도가 따라가는 변화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권 변호사는 "남북 기본합의서 제1조는 '상대방의 체제를 인정하고 존중한다'고 돼 있다"면서 "이름을 제대로 불러주는 것이 그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권 변호사는 "국호 사용은 상호 주권을 존중하는 취지의 기존 합의를 계승하는 것"이라면서 "당사자 표기는 상대방이 원하는 공식 국호를 불러주고 그것이 국가 승인은 아니다라는 것을 전제로 하면 된다"고 제언했다.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북한전문기자 =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이 군수공업을 담당하는 제2경제위 산하 중요 군수공장을 방문했다고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12일 보도했다. 사진은 김정은이 이 공장에서 생산된 권총으로 사격하는 모습.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03.12 yjlee@newspim.com ◆ 이동기 "독일도 경멸적 호칭 쓰다 공식 국호 전환…출발은 이름" 이동기 강원대 교수는 "서독은 동독을 경멸적 표현으로 불렀지만 긴장이 격화되면서 더 큰 평화 정치에 대한 구상이 폭발했다"면서 "국제 환경이 좋지 않을수록 평화 화해 논의가 공존에 대한 요구나 필요를 폭발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이 교수는 "독일 정치권에서는 헤르베르트 베너 전독문제부(통일부) 장관이 가장 먼저 동독 공식 국호를 사용했다"며 "당시에는 언론의 융단 폭격을 받았지만 시간이 해결해줬다. 국제법적으로는 여전히 인정하지 않았지만 실질적으로는 국가로 승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원칙을 고수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인내만으로도 부족하다"면서 "결국 원칙 고수와 실용주의가 결합하는 모든 출발은 국호의 제대로 된 호명이고, 동시에 장기적으로는 근본 전환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 "호칭 변경, 굴복 아닌 공존 가능성 넓히는 정치적 전략" 패널 토론에서 전문가들은 조선 호명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제시했다. 김태경 성공회대 교수는 "젊은 세대에는 '둘의 우리'가 상식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시점"이라며 "우리가 조선을 일종의 주권 국가로서 인정하는 과정은 결국 우리에 대한 자기 인정과 그들에 대한 인정이 같이 결합되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김주희 국립부경대 교수는 "핵심은 인정과 통일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접근할 것인가에 대한 부분"이라면서 "실질적으로 가는 데 있어서는 담론과 제도, 정치 차원에서의 접근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 교수는 "호칭을 바꾸는 것은 굴복이 아니라 적대를 줄이고 공존의 가능성을 넓히는 하나의 정치적 전략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hyun9@newspim.com 2026-04-29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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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알發 쇼크에 리츠업계 초긴장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국내 1호 해외 부동산 공모 리츠인 제이알글로벌리츠가 자산 가치 하락과 유동성 위기를 견디지 못하고 결국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상장 리츠 가운데 사실상 첫 디폴트 사례가 발생하면서 시장에 적잖은 충격을 주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번 사안을 개별 리츠의 리스크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며, 전체 시장으로 확산되는 시스템 리스크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정부는 관련 시장에 대한 긴급 점검에 착수하는 한편, 필요 시 유동성 지원과 함께 구조 개선을 병행하는 등 시장 안정화 대책을 추진할 방침이다. [AI 그래픽 생성=정영희 기자] ◆ 무너진 해외 부동산 가치…유동성 위기 예견됐나 30일 리츠업계에 따르면 제이알투자운용의 기업회생 절차 돌입으로 인해 투자자들의 긴장감이 시장 전반으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국내 대형 독립계 리츠 자산관리회사인 제이알투자운용이 2020년 국내 최초로 유가증권시장에 안착시킨 해외 부동산 공모 리츠다. 벨기에 브뤼셀 중심부에 위치한 파이낸스타워와 미국 뉴욕 맨해튼의 498세븐스애비뉴 등 대형 상업용 오피스 빌딩을 기초 자산으로 편입해 운용해 왔다. 그러나 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벨기에 브뤼셀 파이낸스타워 가치가 떨어지면서, 단기사채 400억원을 상환하지 못해 지난 27일 서울회생법원에 회생 절차 개시를 신청했다. 한국거래소는 전일 매매 거래를 정지하고 관리종목으로 지정했다. 이번 사태는 어느 정도 예견된 수순이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제이알글로벌리츠는 지난 1월 12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공시했으나 해외 자산의 감정평가서 수신 지연 등을 이유로 한 달 만인 2월 이를 자진 철회했다. 핵심 자산인 벨기에 파이낸스타워의 감정평가액이 급락하면서 현지 대주단과 약정한 담보인정비율을 초과했다. 임대료 등으로 발생한 현금 흐름을 대출 상환에 우선 충당하도록 묶어두는 캐시트랩(Cash Trap, 현금 동결)이 발동되더니 기업회생으로 이어졌다.  박광식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올 들어 차입 만기 도래에 따른 차환 부담이 지속되는 가운데 환헤지(환율 고정 상품) 정산금 명목으로 약 1000억원의 추가적인 자금 조달이 시급하다"며 "캐시트랩 해소를 위해서는 약 7830만유로(한화 약 1354억원)의 현지 차입금 상환을 위한 추가 재원 조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일제히 꺾인 리츠주…시스템 리스크 확산은 기우? 이 같은 악재에 상장 리츠 전체에 대한 투자 심리가 급격히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고개를 든다. 실제로 한국거래소 거래 동향을 살펴보면 이날 리츠 종목들은 일제히 곤두박질쳤다. 마스턴프리미어리츠가 큰 폭으로 미끄러진 것을 비롯해 한화리츠, 삼성FN리츠, SK리츠, 코람코라이프인프라리츠 등이 급락세를 면치 못하며 시장의 불안감을 드러냈다. 뚜렷한 성장 가도를 달리던 리츠 업계는 발을 동동 구르는 처지가 됐다. 한국리츠협회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종가 기준으로 국내 증시에 상장된 25개 리츠의 시가총액은 9조7778억원을 기록했다. 리츠 시장은 지난해 1월 8조103억원 수준에서 같은 해 9월 9조2048억원을 돌파했고 5개월 만인 지난 2월에는 10조원을 넘어서는 등 몸집을 불려왔다. 그동안 일반 주식에 밀려 상대적으로 소외됐지만, 최근 코스피 강세장 속에서 안정적인 피난처로 주목받은 결과다. 법적으로 배당 가능 이익의 90% 이상을 의무적으로 배당해야 하는 구조적 특성 덕분에 확실한 현금 흐름을 선호하는 투자 자금이 대거 몰린 것도 호재 원인 중 하나로 제시됐다. 그러나 이번 사태의 파장이 전체 금융 시장으로 퍼질 것이란 예측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국내 상장 리츠 22개사 중 해외 자산을 보유한 비중은 14.3%이지만, 전체 자산 기준으로 환산하면 해외 자산 비중은 1.2%에 불과하다. 국내 상장 리츠의 총투자 자산 대비 해외 자산이 차지하는 파이가 극히 작아 전이 가능성이 낮다는 뜻이다. 지난달 말 자산 구성 및 투자 유형별 포트폴리오 비중을 보면 주택이 44.0%로 가장 컸다. 오피스는 35.3%에 머물렀으며 리테일 6.4%, 물류 6.4%, 혼합형 3.6%, 기타 3.2%, 호텔 1.1% 순으로 나타나 이번 위기의 진원지인 해외 오피스 리스크와는 거리를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수희 LS증권 연구원은 제이알리츠의 최근 기준 발행 잔액이 약 4000억원으로 전체 크레딧 시장 규모와 비교하면 찻잔 속의 태풍 수준이라고 일축했다. 일반 크레딧물과 달리 리츠가 발행한 회사채는 개인 투자자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아 기관 투자자 중심으로 굴러가는 국내 크레딧 시장 심리에 타격을 주기는 구조적으로 어렵다는 판단이다. 김은기 삼성증권 연구원 역시 이번 이벤트가 단기사채 미상환으로 불거진 만큼 단기 자금 시장 경색이 회사채 시장으로 파급될까 우려하는 시각이 존재하지만 최근 풍부한 단기 자금을 바탕으로 기업어음 금리가 안정적으로 낮게 유지되고 있어 과거의 신용 위기와는 양상이 완전히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 국토부 방화벽 구축 총력전…상장리츠, 자산 다각화 과제로 다만 해외 부동산 자산에 직간접적으로 투자하는 리츠 종목들은 당분간 위축된 행보를 보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해외 부동산 자산에 투자하는 상장 리츠는 KB스타리츠, 미래에셋글로벌리츠, 마스턴프리미어리츠, 신한글로벌액티브리츠, 디앤디플랫폼리츠, 이지스레지던스리츠 등이다. 이 중 해외 자산 구성 비중이 100%인 곳이 3개사, 50% 이상이 2개사, 50% 미만이 3개사로 파악됐다. 대표적으로 디앤디플랫폼리츠는 일본 소재 아마존 물류센터에 간접 투자 중이며 이지스레지던스리츠는 미국 소재 임대주택 및 대학 기숙사에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이은미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해외 자산의 장부 가치 비중이 각 리츠 총자산의 5~30% 수준에 그쳐 전반적인 쏠림 현상은 없다"면서도 "해외 자산을 보유한 개별 리츠의 경우 현지 대출 약정 위반에 따른 현금 흐름 통제와 국내 채무 차환 부담이라는 이중고를 동시에 겪을 수 있어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글로벌 부동산 시장의 한파도 부담이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주요 도시 상업용 부동산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4.7% 떨어졌다. 고점을 찍었던 2022년과 15%나 증발했다. 런던과 베를린 등 유럽 주요 도시의 상업용 부동산 가격은 30% 넘게 폭락했다. 정부도 사태의 엄중함을 인지하고 발 빠르게 방화벽 구축에 나섰다. 국토교통부는 이날 오후 김이탁 제1차관 주재로 금융위원회, 한국부동산원, 금융감독원 등 관계 부처를 긴급 소집해 점검 회의를 열었다. 리츠 시장 전반의 현황을 점검하는 한편, 투자자 보호를 위한 대응 방향을 집중적으로 논의하기 위한 자리다. 국토부 관계자는 "제이알글로벌리츠의 부실화 과정에서 불거진 각종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전일 합동 검사에 착수했으며, 불법 행위가 적발될 경우 엄정 대응할 방침"이라며 "시장 안정을 위해서 대기업이나 공기업이 최대주주가 되는 앵커리츠를 공급하고, 변동성이 통제 수준을 넘어설 경우 채권 및 자금 시장 안정 프로그램 규모를 즉각적으로 늘릴 수 있도록 비상 대응 체계를 가동하겠다"고 말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사태 수습을 넘어 리츠 시장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과 신뢰 회복이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상장 리츠의 주가를 궤도에 올려놓고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투자자의 신뢰를 되찾는 것이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김필규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정보의 투명성이 담보된 상태에서 시장 상황에 맞게 자금 조달의 유연성을 높여주고, 우량 자산 편입과 리츠 간 합병을 통해 자산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정책이 뒤따라야 한다"며 "자산관리회사 역시 수동적인 태도에서 벗어나 운용 현황과 배당 전략 등을 공개하고, 적극적으로 소통함으로써 정보 비대칭으로 인한 불신을 거둬내야 한다"고 제언했다. chulsoofriend@newspim.com 2026-04-3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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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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