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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 빛] ④ "회생 신청자는 그나마 나아"…벼랑 끝 불법사금융 채무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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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신용자 위한 복지 시스템 마련 필요"
"불법사금융 피해자, 사회적 자본 부재...정서적 지원 필요"

자본주의 사회에서 빚은 목숨과 직결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인 한국에서 경제적 어려움은 자살 원인 2위를 차지할 정도로 정신건강에 큰 영향을 미친다. 경제적 어려움 중 가장 큰 고통은 채무, 즉 빚이다. 뉴스핌은 자살 요인으로서 빚을 바라보고, 빚이 채무자들의 정신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했다. 더 나아가 경제 문제가 자살로 이어지지 않을 방법을 모색해 본다.

[서울=뉴스핌] 지혜진 신도경 기자 = 뉴스핌이 만난 세명의 사례자보다 더 사각지대에 놓인 건 제도권 바깥에서 채무를 진 이들이다. 특히 사채, 불법사금융 등 악성채무를 보유한 이들일수록 불법추심으로 인한 심리적 압박을 더 크게 받는다는 것이다.

조용주 법무법인 안다 변호사는 지난 11일 서울 서초구 사무실에서 뉴스핌과 만나 "일단 제도권으로 들어오면 채무를 어떻게 탕감해 나가야 할지 (길이) 보이기 때문에 자살하는 이들이 별로 없다"면서 "오히려 제도에 들어올 생각을 못하거나 어떻게 하는지 몰라서 혹은 자포자기하는 사람들이 위험하다"고 말했다.

[빚, 빛] 글 싣는 순서

1. 그 죽음 뒤엔 빚이 있었다…자살 원인 2위
2. 어느 날 갑자기 들이닥친 빚…마음도 함께 무너졌다
3. 위기에 취약한 삶…제도권 대출도 헤어나오기 힘든 '늪'
4. "회생 신청자는 그나마 나아"…벼랑 끝 불법사금융 채무자들
5. "돈(Money) 워리, 비 해피"…경북, 상담사가 경제위기군 직접 발굴
6. 자살예방 최전선 응급실 사례관리자들…자살사망률 3분의 1로 '감소'
7. [단독] 자살위험군 연계사업 첫 가동부터 삐걱…실태 파악 손 놓은 정부
8. 새 정부 서민금융·자살예방책 살펴보니…"정책 간 연계성 고민해야"
9. 채무자에게 필요한 것은…"조기발굴·정서 지원 등 원스톱 서비스"

조 변호사는 "지금 복지 시스템은 대부분 노인, 장애인 등을 대상으로 마련돼 있다. 경제활동을 하는 사람들은 그 시스템 안에 못 들어간다. 신용불량자는 복지 대상 범위에 들어가지 않는 것"이라며 "심리적으로도 무너져 있고, 돈도 없는 상태로 복지 사각지대에 놓여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런 사람들을 위한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핌] 신도경 기자 =조용주 변호사(법무법인 안다)가 11일 서울 서초동 법무법인 안다 사무실에서 <뉴스핌>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5.08.27 sdk1991@newspim.com

◆ 더한 위기 처한 불법사금융 이용자들

금융소비자연대회의가 지난 3월 5일부터 5월 31일 약 3개월간 '불법사금융·불법추심 상담신고 센터'를 운영해 160명의 피해 신고자 가운데 70명을 심층 상담한 결과, 이들이 사채업자에게 최초로 빌린 금액은 100만원이 가장 많았다. 뒤이어 20만원, 30만원이 같은 빈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주로 기존에 있던 빚을 상환하면서 가처분소득이 줄어들고 생계비가 부족해 사채에 손을 대기 시작했다고 응답했다. 빚이 빚을 부른 셈이다.

심층 상담을 신청한 70명이 이용한 사채 건수는 총 1197건이다. 1인 평균 약 17건의 사채를 사용한 것이다. 이자율은 천차만별이었다. 이들이 사채를 이용한 기간은 평균 7일인데, 사채업자로부터 빌린 돈을 연 이자율로 계산하면 약 7882%에 달했다. 가장 높은 이자율은 801783%인 경우도 있었다.

상담을 진행한 김미선 한국금융복지상담협회 고문(롤링주빌리 본부장)는 지난 7일 서울 성동구 사무실에서 뉴스핌과 만나 "사채를 이용한 이들 중 의외로 직장인이 많았다. 2030세대도 전체 상담한 사람의 60%를 차지했고, 직업면에서도 프리랜서나 개인사업자 등이 있긴 했지만 정규직 직장인이 30%가 넘었다"고 설명했다.

김 고문은 "불법사금융 피해자들이 가장 고통스러워하는 부분은 사회적 자본의 부재에서 온다"며 "가족, 친구, 직장동료 등 지인의 연락처가 사채업자에게 넘어가서 협박 수단으로 활용된다. 상담을 요청한 이들 모두 자신의 사회적 자본인 관계가 파탄 날 것에 대한 공포감, 두려움이 가장 컸다"고 짚었다.

또한 이전 세대에 비해 젊은 세대들이 얻을 수 있는 일자리의 안정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점을 비롯해 개인사업자, 프리랜서 직업군이 늘어남에 따라 채무를 지게 될 위험이 커졌다고 지적했다.

김 고문은 "저희가 채무 상담을 하면서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 (채무) 문제를 해결할 때 자신의 채무 사실이 노출되지 않게 할 수 있냐는 것"이라며 "지인들에게 내가 이렇게 불법 사채를 썼다는 걸 알리지 않도록 할 수 있냐고 묻는 등 이런 부분을 많이 두려워한다"고 했다. 또한 "채무자들이 느끼는 고립감·소외감이 크다"며 "정서적인 복합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상담 센터를 운영하면서 빚 문제에 대한 것만 얘기할 게 아니라 다양한, 비재무적인 요소, 인간적 부분도 다뤄줘야 한다는 고민을 많이 한다. 사회적 관계를 다시 회복해주고 채무자를 다시 사회로 돌아가도록 하게 해주는 것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아울러 금융교육에 대한 필요성도 지적했다. 김 고문은 "의외로 청년들은 '금융맹' 비율도 높았다. 대학생이면 구 신용등급으로 4등급 정도 된다. 그러면 시중 은행에서 상대적으로 저리의 신용대출을 이용할 수 있다. 근데 비대면 온라인으로 먼저 찾아보다 보니 캐피탈, 대부업, 카드론 등 이자율이 높은 대출을 받았다"며 "이들 대출은 최초 이자는 10%정도 일지라도 이용하다가 결제가 조금 미뤄지면 곧바로 법정 최고이자율이 적용된다"고 했다.

김 고문은 채무자들이 고립되지 않도록 상담 창구가 늘어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가까운 행정센터에 사회복지사가 상주하듯 무료로 가서 상담받을 수 있는 금융복지상담사가 많아져야 한다"며 "사람들은 내 삶을 스스로 지탱할 수 없을 것 같은 상황에 몰리면 스트레스를 받는데, 그럴 때 꼭 당신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위로, 고립되지 않도록 도움을 주고 연계해주는 곳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김미선 한국금융복지상담협회 고문. 2025.08.07 choipix16@newspim.com

heyji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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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훈 "韓 경제, 회색코뿔소 상황" [세종=뉴스핌] 김범주 기자 = 이혜훈 기획예산처 초대 장관 후보자가 29일 지명 후 첫 출근길에서 "한국 경제는 오랫동안 많은 경고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것을 무시하고 방관했을 때 치명적인 위협에 빠지게 되는 회색코뿔소(Gray Rhino)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 후보자는 이날 임시 집무실이 차려진 서울 종로구 예금보험공사로 출근하면서 한국 경제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경제가 성장 잠재력이 훼손되는 구조적이고 복합적인 위기에 직면해 있다"며 "고물가 고환율의 이중고가 민생에 많은 부담을 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이혜훈 초대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가 29일 오전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 본사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소감을 밝히고 있다. 2025.12.29 choipix16@newspim.com '회색코뿔소'라는 용어는 미국 경제학자 미셸 워커가 2013년 다보스포럼에서 처음 사용했다. 지속적인 경고로 충분히 예상할 수 있지만 쉽게 간과하는 위험 요인을 말한다. 이 후보자는 "단기적 대응을 넘어서서 더 멀리 더 길게 보는 그런 전략적 사고가 필요하다"며 "이런 맥락에서 기획예산처가 태어났다"고 설명했다. 현재 한국 경제가 직면한 5대 구조적 문제점으로는 인구, 기후, 극심한 양극화, 산업 대격변, 지방 소멸을 꼽았다. 다만 인지하지 못한 상황에서 발생한 문제가 아닌 중장기적으로 발생한 '위기'라는 점을 강조했다. 구조적 문제 해결을 위해 예산과 기획을 연동하는 방식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기획과 예산을 연동시키는 방식이 필요하다"며 "불필요한 지출은 찾아내서 없애고 민생과 성장에는 과감하게 투자하는 그런 방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국민의 세금이 미래를 위한 투자가 되게 하고, 그 투자는 또다시 국민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이런 전략적 선순환을 기획예산처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이 후보자는 '현 정부의 확장 재정 기조'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별도로 (간담회 등의) 자리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야당 정치인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기획처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이유'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도 즉답을 피했다. wideopen@newspim.com 2025-12-29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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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청와대'…李대통령, 오늘 첫 출근 [서울=뉴스핌] 박찬제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29일부터 청와대로 공식 출근한다. 2022년 5월 윤석열 정부가 대통령실을 용산으로 옮긴 지 약 3년 7개월 만으로, 대통령실의 공식 명칭도 '청와대'로 다시 돌아간다. 이 대통령이 출근하기에 앞서 이날 오전 0시부터 용산 대통령실에 걸려 있던 봉황기가 내려가고 동시에 청와대에 게양된다.  이재명 대통령이 26일 옛 국방부 청사인 용산 대통령실로 마지막 출근을 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오는 29일부터는 청와대에서 집무한다. [사진=대통령실] 봉황기는 대통령 재임 중 상시 게양되는 국가수반의 상징이다. 우리나라의 국화(國花)인 무궁화를 가운데 두고, 상상 속의 새 봉황 두 마리가 마주 보는 문양이다. 봉황기는 윤석열정부 시절 한 번 하기된 바 있다. 올해 4월 4일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파면을 선고하면서다.  이 대통령이 청와대로 출근함에 따라, 업무표장(로고) 역시 과거 청와대 것으로 돌아간다. 용산 시대가 저물고 청와대 시대가 다시 시작되는 셈이다. 이 대통령의 청와대 연내 복귀는 많은 해석을 낳는다. 새해부터 국민주권정부의 새 출발을 시작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는 해석과 12·3 비상계엄 사태와 탄핵 등의 사건이 벌어진 지난 정부와의 단절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는 해석 등이다.  청와대가 다시 문을 열면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대통령 집무실이 여민관에 마련된 점이다. 청와대는 크게 ▲대통령이 집무를 보는 '본관' ▲비서관실과 수석실이 분산 배치된 '여민관 1~3동' ▲외빈 맞이와 행사를 갖는 '영빈관' ▲'대통령 관저' ▲기자실이 있는 '춘추관' 등으로 구성된다. 박근혜 정부까지는 대통령 집무실이 본관에 위치했다. 참모들이 근무하는 여민관과 500m 떨어져 있었다. 문재인 정부는 대통령 집무실을 참모진이 있는 여민관에 마련해 거리를 좁힌 바 있는데, 이 대통령도 여민관에 집무실을 마련했다. 이 대통령은 본관 집무실과 여민관 집무실을 함께 쓴다는 방침이다. 주로 쓰는 집무실은 여민관이다. 여민관에서 일하는 '3실장'(비서실장·정책실장·국가안보실장)을 비롯한 참모진들과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서라는 취지다.  국가상징구역 종합계획도 [자료=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행복청)] 대통령 집무실이 '구중궁궐'이라는 비판을 듣는 청와대로 이전을 한 만큼 국민과의 소통이 제한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대통령실도 이를 의식 중이다. 강훈식 비서실장은 지난 7일 "청와대 이전 후에는 대통령 일정과 업무에 대한 온라인 생중계 등을 더 확충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다만 일각에선 청와대 시대가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이 대통령이 취임 전부터 대통령 세종집무실을 꾸준히 언급한 바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22일 대통령 세종집무실과 국회 세종의사당의 입지가 확정되기도 했다.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행복청)의 대통령 세종집무실 목표 준공 연도는 2030년 상반기다. 아직 목표만 세운 단계라 더 늘어질 수도, 더 당겨질 수도 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이 지난 12일 행복청 업무보고 자리에서 "조금 더 서둘러야 할 것 같다"며 공정 단축을 주문한 바 있어 준공 시기가 조금 더 앞당겨 질 가능성이 커 보인다.  pcjay@newspim.com 2025-12-29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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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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