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공여 및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 피의자
"윤상현 의원에 국민의힘 의원들 전화 사실 목격"
"'김 여사 지원 의혹' 김상민 전 부장검사 모른다"
[서울=뉴스핌] 김영은 기자 =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의 공천개입 의혹 등에 연루된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가 31일 특검 소환조사에 앞서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이 최근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통화내용을 진술한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라는 취재진 질문에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 공천 관련해서 가장 잘 아는 사람은 공천관리위원장이기에, 그분이 진실을 제일 잘 알 것이다"고 답했다.
명씨는 이날 오전 9시 51분께 서울 종로구 KT광화문 웨스트 빌딩에 있는 특검팀 사무실 앞에 도착해 "윤 의원이 입장을 바꾼 것은 나하고 의논해 바꾼 것이 아니다"라며 이 같이 밝혔다.
또 '윤 의원이 고(故) 장제원 당시 비서실장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고 한 부분은 사실로 보느냐'는 질문에는 "과거 윤 의원과 모 호텔에 있을 때 권성동 의원, 윤한홍 의원으로부터 전화가 온 것은 들었다"며 "윤상현 의원이 옆에서 들려주고 보여줘서 그때 봤다"고 답했다.
이어 '김상민 전 부장검사 공천에 대해서 김 여사 발언 외 기억나는 게 있느냐'는 질문에는 "김상민이라는 사람을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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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길동 기자 =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공천개입 의혹의 핵심인 명태균씨가 31일 오전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 마련된 김건희 특검 사무실에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5.07.31 gdlee@newspim.com |
아울러 명씨는 '최근 검찰로부터 돌려받은 휴대전화 3대와 관련해 추가 폭로할 사안이 무엇인가' 묻자 "기기에 (있는) 파일이 60만개, 카톡이 15만개, 문자가 2만여개"라며 "여러분 같으면 그것을 기억하겠는가, 앞으로 진실을 밝혀줄 믿음이 가는 언론사에만 포렌식하게끔 휴대전화를 맡기겠다"고 말하며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공천개입 의혹은 윤 전 대통령 부부가 2022년 20대 대통령선거 과정에서 명씨로부터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받은 대가로 같은 해 6월 치러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 김 전 의원이 공천받도록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이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 측이 여론조사 비용을 지불하지 않는 방식으로 금전적 이득을 취했다고 본다. 이에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 부부에겐 뇌물 수수를, 명씨에겐 뇌물 공여 혐의 등을 적용했다.
특검팀은 이와 함께 2024년 22대 총선을 앞두고 김 여사가 김 전 부장검사를 김 전 의원 선거구였던 경남 창원 의창에 공천되도록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수사하고 있다. 명씨 측은 지난 2월 입장문을 통해 김 여사가 당시 김 전 의원에게 김 전 부장검사의 당선을 지원하라는 말을 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특검팀은 지난 27일에는 해당 의혹 당시 공천관리위원장이던 윤상현 의원을 소환조사하며 '김 전 의원 공천과 관련해 그가 윤 전 대통령과 통화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으로는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창원 공천은 잘 돼 가나. 장제원 전화를 받았나' 등의 전화를 받고 '잘 논의해보겠다'고 답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윤상현 의원은 장 전 비서실장에게도 '김영선 해줘라. 윤 전 당선인도 같은 뜻이다'라는 전화를 받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명씨는 지난 26일 창원지검으로부터 이른바 '황금폰'으로 지목된 휴대전화와 USB 등을 돌려받았다. 해당 황금폰은 명씨가 2019년 9월부터 5년 동안 윤 전 대통령 부부 등 유력 정치인들과 연락을 주고받을 때 사용한 전화기로 알려졌다.
명씨는 지난해 11월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된 뒤, 증거인멸 의혹을 받자 이 휴대전화들과 USB를 검찰에 임의제출한 바 있다.
특검팀은 이날 출석한 명씨에게 앞선 진술 등을 토대로 윤 전 대통령 부부가 공천 과정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했는지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yek105@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