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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DA 칼럼] 최악의 남북관계 비밀 품은 키맨...문재인 입 열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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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정부 잇단 대북 유화정책 불구
대남반감 노골화 한 김여정 비난 담화
하노이 북미 파국 직후 김정은의 격분
퍼즐 풀어야 새 대북 정책 짤 수 있어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전문기자 = 마침내 김여정의 입이 열렸다. '서로 신경 끄고 살자'던 자신의 말을 어기지 않겠다며 이를 악문 사람처럼 지내오던 그가 남북관계에 대해 오랜만에 간참을 하고 나선 것이다.

이는 물론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의 지시에 따른 것이 분명하다. 노동당 부부장이란 직함을 달고 있는 김여정이 오빠의 대변인 역할을 해왔다는 점에서다.

이영종 통일전문기자. [사진=뉴스핌 자료사진]

우선 한 가지 칭찬을 해주고 싶은 건 김여정이 저급하고 욕지거리에 가까운 말을 쏟아내던 데서 벗어났다는 점이다. 분노조절 장애를 겪는 이가 한밤 일기장에나 적을법한 막말을 글로 옮기고, 한 국가체제를 표방하는 평양의 관영 선전매체가 그대로 내보내는 건 듣는 이에게도 적지 않은 인내가 필요했던 게 사실이다.

공개적으로 막말과 욕설을 쏟아내는 걸 TV와 라디오로 접해야 했을 그의 초등생 또래 아들·딸도 곤혹스럽기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이제라도 36살 '엄마' 김여정이 자제에 나섰으니 다행스럽다.

김여정이 지난 28일 아침 내보낸 담화는 한마디로 이재명 정부가 쏟아내는 대북 유화공세에도 불구하고 별 관심이 없다는 얘기로 보인다. "한국과 마주앉을 일도 논의할 문제도 없다는 공식입장을 다시금 밝힌다"는 그의 언급은 김정은이 지난해 초부터 들고 나온 대남적대 노선과 '한국=제1주적'이란 주장을 고수하겠다는 의미다.

일부 난독증(dyslexia)에 시달리는 이들은 김여정의 이런 말을 이재명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한 관심 또는 호응이라며 반색한다. 남북관계에 대한 기대감이 넘치기 때문이라고 곱게 봐주고 싶고, 그들의 희망회로대로 대북정책과 남북관계가 돌아갈 수 있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흘러간 레코드와 같은 낡은 패러다임으로 2025년의 북한과 김정은 체제를 들여다봐서는 아무런 해답을 얻을 수 없다.

20년 전 '개성 동영'이 또 다시 남북 합작공장을 돌려 냄비세트를 생산하겠다고 의욕을 부리고, 북한의 2006년 가을 첫 핵실험에 대한 정책판단 미스와 정무적 책임을 지고 물러났던 대북부처 장관이 국가 정보기관의 수장으로 자리해 핵심 레거시와 정체성을 스스로 허물고 있다. 자신의 생각이 옳았음을 고집하며 리턴매치라도 벌일 기세다.

북한 담화도 이런 대목을 꼬집고 있다. 이재명 정부의 대북라인과 여권 일각에서 흘리고 있는 '10월 경주 아태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김정은 초청'에 대해 김여정은 "헛된 망상을 키우고 있다"고 비난했다. 2019년 11월 부산에서 열린 한·아세안특별정상회의를 앞두고 문재인 당시 대통령까지 나서 김정은 초청을 띄우고 북한을 압박하다가 결국 불발되고 남북관계만 더 냉랭하게 만든 데자뷔(déjà-vu)다.

김여정 담화에 대한 대통령실 대변인의 코멘트는 이재명 정부의 대북정책이 첫 단추부터 잘못 꿰어지고 있음을 고백하고 있다. 강유정 대변인이 남북 간 신뢰회복을 언급하면서 "특히 전 정부에서 대결적이고 적대적 관계가 형성돼 있었다"고 말한 대목은 남북 관계에 대한 기초적 이해가 부족하다는 걸 보여준다.

이번 김여정 담화가 "민주를 표방하든 보수의 탈을 썼든 한국은 절대로 화해와 협력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강조한 대목은 2023년 12월 말 김정은이 노동당 제8기 9차 전원회의에서 밝힌 대남 적대 노선 연설의 동어반복에 불과하다. 당시 그는 "우리 제도와 정권을 붕괴시키겠다는 괴뢰들의 흉악한 야망은 '민주'를 표방하든, '보수'의 탈을 썼든 조금도 다를 바 없었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그 극단적 대남 적대와 반감의 뿌리는 아이로니하게도 2018년 소위 '평창의 봄'이었다. 그 이전해 말까지 화성계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연신 쏘아 올리며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통령(1기 행정부)과 핵 버튼 크기 싸움을 하던 김정은은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유화공세를 펼쳤다.

판문점과 평양에서 잇달아 정상회담을 하고 백두산까지 내달려 문재인 당시 대통령과 두 손을 치켜들었다. 문재인의 평양 대중 연설은 그 절정이라 할 수 있다. 여기에 북미 정상회담까지 어우러지며 한반도에는 돌이킬 수 없는 평화와 화해·통일의 기운이 자리하는 듯 했다.

하지만 2019년 2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에서 트럼프에게 굴욕을 당한 김정은은 비난의 화살을 문재인에 돌렸다. 엉뚱한 곳에 화풀이 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거기에는 그만한 속사정이 있다는 게 당시 남북한과 미국의 관계에 정통한 대북부처 관계자와 전문가 그룹의 귀띔이다.

남북 당국대화, 특히 정상회담의 경우 그 막후접촉이 철저하게 비밀에 부쳐지다보니 내막은 아직도 베일에 싸여있다. 그저 트럼프와의 하노이 회담을 앞둔 김정은에게 문재인 당시 대통령과 핵심 참모들이 전략 등을 조언했는데 예상이 빗나가 낭패를 보자 한국에 분풀이를 하는 것이란 줄거리가 흘러나올 뿐이다.

김정은이 '오지랖 넓은 중재자' 운운하며 문재인을 향해 극렬한 비방을 퍼부은 걸 보면 짐작 가는 바가 있지만 문 전 대통령과 측근들은 함구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의 대북라인은 이런 퍼즐을 풀지 못한 채 남북관계와 대북·통일 정책의 구도를 짜야 했다.

이재명 정부가 이전 정부와 결이 다른 정책노선을 펼치고 남북대화의 물꼬를 트려면 왜 김정은이 '민주든 보수든 다 싫다'며 적대정책을 노골화 하고 있는지를 들여다 봐야 한다. 환부를 제대로 들여다보고 문제를 찾아내 처방을 할 수 있어야 건강 회복의 길이 열린다.

막연히 남북관계에서 보수우파는 대결정책, 진보좌파는 유화정책을 펼친다는 고정관념으로 접근해서는 얻을 수 있는 게 아무 것도 없다. 우리가 제안하면 회담에 응할 것이고, 우리가 대북지원을 주면 받을 것이라 여기는 좌파들의 판단은 오만이다.

문재인 정부 당시 북한의 거듭된 거부의사에도 불구하고 통일부가 대북지원용 쌀 포대를 대량으로 만들었다가 결국 전량 폐기한 건 생생한 사례다.

그 시절 '이 보다 더 좋을 수 없다'던 남북관계가 갑작스레 나락으로 가게 된 원인을 찾는 게 남북관계 복원의 출발점이 돼야 한다.

이제 문재인 전 대통령은 입을 열어야 한다. 판문점과 평양·백두산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고 김정은과 어떤 말이 오갔길래 북한이 대남 차단벽을 치고 나섰는지를 밝힐 필요가 있다. 그게 나라의 녹을 먹은 공직자의 국민에 대한 도리다.

그가 신줏단지 모시듯 강조해온 한반도 평화와 남북 화해·협력의 대의를 위해서도 대한민국 전직 대통령 문재인의 진솔한 고백이 긴요하다.

yjle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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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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