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 추서 건국훈장 올해 재수여
오태완 군수 "구여순 주제관' 조성"
[의령=뉴스핌] 남경문 기자 = 경남 의령 출신 독립운동가 구여순(1896~1946) 지사의 맏딸 구철희(93) 씨와 14명의 후손이 최근 의병박물관을 찾아 고향 방문의 뜻깊은 시간을 가졌다.
1990년 정부가 추서한 건국훈장 애국장이 분실된 뒤 재신청 과정을 거쳐 올해 다시 유족에게 수여됐으며 유족들은 훈장을 고향 의령에 기증하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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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태완 경남 의령군수(왼쪽)가 구여순 지사 건국훈장을 딸 구철희 여사에게 전수하고 있다. [사진=의령군] 2025.07.28 |
구철희 씨는 "아버지는 대구형무소 수감 중에도 의령 군민들이 모은 동정금을 어머니에게 전달한 것을 늘 감사히 여겼다"며 "서울과 중국에서 독립운동할 때도 고향을 그리워하셨다"고 말했다. 이날 그는 '나는 독립군의 딸입니다'라는 편지를 직접 작성해 막내딸 류인정 씨가 대독하는 동안 눈물을 흘렸다.
이번 방문은 오태완 군수의 신년사 영향이 컸다. 오 군수는 2024년 신년사에서 "1924년 경성지방법원에서 재판받던 구여순 선생이 '조선 독립을 위해 생명까지 바칠 용의가 있다'고 답변한 것은 의령군민에게 뿌리 깊은 용기와 헌신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개관한 의병박물관 제2전시관 내 '구여순 주제관'도 유족들의 감회를 더했다. 이 전시관은 오 군수 공약사업으로 조성돼 항일 의병과 독립운동 인물을 집중 조명한다. 증손녀 류인영 양(16)은 "할아버지 덕분에 지금 우리가 편안히 살고 있다"며 "주제관에서 역사를 배우며 업적에 감탄했다"고 말했다.
구여순 선생은 1919년 3·1 운동 당시 의령지역 만세운동을 주도해 징역형을 받고 복역했으며 출옥 후 중국 망명해 의열단 가입 및 무장투쟁에 참여했다.
이후 고려구국동지회를 조직해 항일활동을 이어갔고 광복 직후에는 김구와 함께 친일파 청산 및 신탁통치 반대 운동에도 힘썼다. 그러나 일제 경찰 고문 후유증으로 사망했다.
오태완 군수는 "항일 정신이 깃든 인물들의 고장인 의령에 구여순 선생은 자랑스러운 역사이며 긍지"라며 "'충익로' 일대에서 수천 명이 대한독립만세를 외쳤던 현장이자 그 중심에 선 열사의 뜻을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항일독립 만세 운동 관련 공간과 기념시설 확충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강조했다.
news234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