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빅테크로 추정, 적자 늪 탈출 신호탄 기대
[서울=뉴스핌] 김정인 기자 = 삼성전자가 글로벌 대형 기업과 22조원 규모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적자 탈출의 신호탄을 쐈다. 업계에선 이번 계약이 장기간 부진을 이어온 삼성 파운드리 사업의 반등 계기가 될지 주목하고 있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24일 글로벌 대형 기업과 22조7648억원 규모의 파운드리 공급 계약을 맺었다. 계약기간은 8년으로 2033년 12월 31일까지다. 구체적인 고객사는 경영상 비밀유지 차원에서 공개하지 않았으나 업계에서는 미국 빅테크 업체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이번 계약 규모는 2024년 매출 대비 7.6% 수준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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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전경. [사진=삼성전자] |
삼성 파운드리 사업부는 그간 초미세 공정 수율 문제로 고객사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며 '아픈 손가락'으로 불려왔다. 분기마다 조 단위 적자를 내며 실적의 발목을 잡았고, 글로벌 점유율도 하락세였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점유율은 7.7%로, 대만 TSMC(67.7%)와의 격차가 더 벌어졌다. 중국 SMIC(6.0%)와는 1.7%포인트 차에 불과하다.
업계는 이번 수주를 계기로 삼성전자가 공정 수율을 일정 수준 이상 끌어올렸을 것으로 보고 있다. 파운드리 특성상 안정적 수율 확보가 대형 고객사의 신뢰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닌텐도 '스위치2' 탑재 칩 생산에 이어 글로벌 대형 고객사 계약까지 성사되면서 공정 개선 성과가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올해 하반기 2나노 공정을 적용한 반도체 양산에 돌입할 계획이다. 특히 3나노에 적용했던 게이트올어라운드(GAA) 트랜지스터 기술을 2나노에도 도입해 전류 누설을 최소화하고 고성능·저전력 반도체 생산 경쟁력을 높일 방침이다. 이를 위해 평택캠퍼스와 미국 텍사스 테일러 공장에서 2나노 생산라인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으며, 테일러 공장은 내년 본격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kji0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