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뉴스핌] 오영균 기자 = 비만 관련 용어 중 '비만병'과 '비만병환자'가 비만 여성과 의료진 모두에게 가장 부정적인 평가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건강체중초과', '체질량지수가 높은 사람' 등의 표현은 낙인감을 줄이는 긍정적인 용어로 꼽혔다.
건양대병원은 7일 비만대사연구학회(SOMS) 소속 강지현 교수와 김경곤 교수(가천대 길병원) 연구팀이 전국 10개 병원에서 모집한 체질량지수(BMI) 30kg/㎡ 이상 성인 비만 여성 321명과 하이닥 소속 의사 회원 17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비만 관련 용어의 인식과 선호도에 대한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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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강지현(건양대), 김경곤(가천대) 교수. [사진=건양대병원] 2025.07.07 gyun507@newspim.com |
연구팀은 '비만'을 지칭하는 9개의 질병 관련 용어와 '비만인'을 지칭하는 14개의 환자 관련 용어에 대해 5점 척도로 평가했다. 그 결과 '비만병'과 '비만병환자'는 비만 여성과 의료진 모두에게 가장 부정적인 평가를 받았고, '건강체중초과', '체질량지수가 높은 사람'은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개방형 질문을 통해 긍정적인 용어를 선택한 이유로는 '일반적이며 무난한 건강 관련 용어', '체중 및 건강 상태 개선 가능성을 강조하는 표현', '부정적 뉘앙스를 최소화한 표현' 등이 꼽혔다. 반면 '비만병'은 '병으로 낙인찍히는 느낌이 불쾌하다'는 이유가 많았다.
비만 여성과 의료진 간 관점 차이도 드러났다. '비난과 차별 최소화'를 긍정적 용어 선택 이유로 든 비율은 비만 여성(69.5%)이 의료진(12.3%)보다 압도적으로 높았다. 반면 '의학적이고 전문적인 표현'을 선호한 비율은 의료진(48%)이 비만 여성(7%)보다 높았다.
강지현 교수는 "이번 연구는 의료진이 무심코 사용하는 비만 관련 용어가 환자에게 불필요한 낙인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객관적으로 확인한 첫 사례"라며 "용어 하나만 달라져도 낙인을 줄이고 치료 동기를 부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단순히 용어를 바꾸는 데 그치지 않고, 낙인을 해소하고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효과적인 소통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gyun50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