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오상용 기자 = 미국 정부가 연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방문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미국 주요 기업 경영진들에 동행 의사를 타진하고 있다고 4일 블룸버그 통신이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이런 물밑 움직임은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과 결별(디커플) 의지를 내비치는 와중에도 일부 사업 분야에서는 관계 강화에 나서려 한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트럼프의 유력한 방중 기회는 10월 예정된 두 차례 국제 행사와 맞물린다. 한국에서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열리고, 말레이시아에서는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정상회의가 개최된다.
![]() |
[사진 = 중화인민공화국외교부 공식 홈페이지] 2019년 6월 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서 만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악수를 나누고 있다. |
미국 대통령은 보통 이 행사에 모두 참석했었다. 두 행사를 소화하는 과정에 방중 일정도 포함될 수 있다.
소식통은 미 상무부가 일부 미국 기업 CEO들에 연락해 동행 의사를 확인하고 있다고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이 소식통은 몇 명의 경영진이 초청을 받았는지, 실제로 참여하겠다는 뜻을 전한 인사가 있는지는 아직 분명하지 않다고 했다.
백악관 대변인 캐롤라인 레빗은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 일정이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고, 상무부는 언급을 피했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백악관 내 대중(對中) 강경파들이 많아, 중국 방문을 비롯해 기업인 동행 계획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초기 협의 수준에 불과하지만 미국 기업인을 대동한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방문이 성사되면 '세일즈 외교' 성과 중 하나로, 나아가 미국 기업의 중국 시장 확대 기회로 활용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올해 첫 공식 해외 순방지는 중동이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 아랍에미리트 등을 돌면서 에너지와 인공지능(AI), 반도체, 항공우주 분야 등에서 수십억 달러어치 경제협력 계약을 맺었다.
당시 중동 순방 길에 동행한 CEO는 블랙록의 래리 핑크, 보잉의 켈리 오트버그, 팔란티어의 알렉스 카프, 엔비디아의 젠슨 황 등이다.
트럼프 집권 2기 출범과 동시에 미국과 중국은 펜타닐 밀매 문제와 만성적 무역불균형, 비관세 장벽 문제 등을 둘러싸고 일합을 겨뤘다. 보복관세의 수위를 세 자릿수로 끌어올리던 양국은 지난 5월14일 관세를 되돌리고 일부 품목의 수출 통제를 해제하는 90일의 휴전에 합의한 상태다.
osy75@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