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카하시 토요타 GR 사장·히라타 수석 메카닉 인터뷰
토요타 모터스포츠 철학 '더 좋은 차 만들기' 재점검
현장서 인재 육성하던 GR 역할도 강조
[뉘르부르크링(독일)=뉴스핌] 조수빈 기자 = 토요타가 6년의 공백을 깨고 다시 뉘르부르크링 24시 내구 레이스에 복귀했다. 단순한 레이스 출전이 아닌, 토요타 모터스포츠 철학의 본질인 '더 좋은 차 만들기'와 '사람 중심의 현장'을 다시 정비하기 위한 결정이다.
대회 전날인 20일(현지시간) 토요타 부스에서 타카하시 토모야 가주 레이싱(GR) 대표이사 사장과 히라타 야스오 수석 메카닉을 만났다. 두 사람은 각각 기술과 현장을 대표하는 인물로 토요타 레이싱 철학의 산증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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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뉘르부르크링(독일)=뉴스핌] 조수빈 기자 = 20일(현지시간) 토요타 부스에서 타카하시 토모야 가주 레이싱(GR) 대표이사 사장(우)과 히라타 야스오 수석 메카닉을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조수빈 기자] 2025.06.22 beans@newspim.com |
타카하시 사장은 홋카이도대 공학대학원을 졸업하고 2002년 토요타에 입사해 오리스 1세대 개발을 이끈 인물이다. 2021년부터는 GR 브랜드 차량 전반을 책임지고 있다.
히라타 수석은 토요타의 마스터 드라이버였던 故 나루세 히로무의 제자다. 2007년 GR이 뉘르부르크링에서 첫 주행을 시작했을 당시부터 수석 메카닉으로 활동했다.
토요타는 뉘르부르크링 24시 내구 레이스에 6년만에 복귀했는데 토요타 회장이자 드라이버명 '모리조'로 활동하는 토요다 아키오 회장과 그의 아들, 루키 레이싱 소속 토요다 다이스케가 함께 참여하며 이목을 끌었다.
길었던 공백기의 이유는 일종의 '초심 찾기'에 있었다. 원점으로 돌아가 토요타 모터스포츠의 방향성을 재점검하고자 했던 것이다. 타카하시 사장은 "일차적으로는 코로나19의 영향이 있었지만 결국은 뉘르부르크링에서의 시간이 기존처럼 차를 만들 수 있는 기반, 사람을 육성하는 공간이라는 의미보다는 '레이싱' 자체에 국한된다는 생각이 들어 잠정 중단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후 모리조와 GR팀은 일본 '슈퍼 다이큐' 대회에서 루키 레이싱과 협업하며 다시 '더 좋은 차 만들기'의 본질에 집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타카하시 사장은 "GR은 작은 팀으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조직이 커지면서 역할이 세분화되고 개인화되는 경향이 강해졌다"며 "초심으로 돌아가자는 건, 유기적으로 협업했던 그 시절의 팀 문화를 회복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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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뉘르부르크링(독일)=뉴스핌] 조수빈 기자 = 20일(현지시간) 토요타 부스에서 타카하시 토모야 가주 레이싱(GR) 대표이사 사장(좌)과 히라타 야스오 수석 메카닉을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조수빈 기자] 2025.06.22 beans@newspim.com |
히라타 수석 역시 "현장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 항상 생각하며 일해왔다"며 "2007년 당시 드라이버로 일했지만 때때로 정비도 했고 부품을 구매하는 역할을 하기도 했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를 고민하는 것이 원점으로 돌아가는 방식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GR 컴퍼니는 결과보다 과정을, 효율보다 사람의 성장을 중시한다. 타카하시 사장은 "현장에서는 상사와 부하와 같은 수직적인 관계가 거의 없고 오히려 상사보다 현장에서 직접 보고 판단하는 엔지니어가 압도적으로 강하다"면서 "일반적으로 토요타는 한 사람으로서 일하기 위해서는 3년 정도의 성장이 필요하다고 이야기 하는데 모터스포츠 현장에서는 1년 안에 큰 변화가 일어난다"고 설명했다.
히라타 수석은 "레이스 중에는 피할 수 없고 되돌릴 수 없는 상황들이 계속된다. 이 때문에 인재가 단련되기에 가장 적합한 환경"이라고 설명했다.
토요타는 출시 전 단계에서부터 뉘르부르크링에 차량을 투입하고 있으며 렉서스 LFA, GR 수프라 등 여러 고성능 모델의 프로토타입이 실제 레이스에 출전하며 고객을 만나기 전 합격점을 받기 위해 노력해왔다.
타카하시 사장은 '운전할 때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차량'을 만드는 것이 차량 개발의 핵심이라며 "예를 들어 수소도 지금까지 아무도 해보지 않았던 영역인 만큼 많은 과제가 등장하고 있어 즐거움을 느끼고 있다"고 덧붙였다.
히라타 수석은 "처음엔 데이터 중심이었지만 GR 차량을 만들면서 '감'의 중요성을 회사도 깨달았다"며 "운전의 즐거움은 만드는 사람의 감성적 직관에서 나온다. 이것이 나루세 히로무 정신의 핵심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경기에 모리조와 함께 출전한 다이스케 선수가 추후 새로운 토요타의 마스터 드라이버가 될 수 있을지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타카하시 사장은 "드라이빙 스킬은 상당히 높은 수준이지만 운전을 잘하는 것과 마스터 드라이버는 다른 영역"이라며 "모리조의 역할은 빨리 달릴 수 있는 차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토요타만의 맛'을 만드는 일을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beans@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