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마지막 시그니처 트래블러스 챔피언십 19일 개막
김주형, 지난해 셰플러에 연장패 아픔 털어낼지 관심
임성재·김시우·안병훈 출전… 스펀, 2주 연속 우승 도전
[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2002년생 김주형에게 1996년생 스코티 셰플러(미국)는 여섯 살 위지만 생일(6월 21일)이 같은 친구다. 텍사스 댈러스 같은 동네에 살며 같은 교회에 다니고, 함께 기도하고 성경 공부하는 '찐친'이다. 지난해 트래블러스 챔피언십이 시작된 6월 21일 함께 피자를 나눠 먹으며 생일파티를 했다. 김주형은 셰플러의 첫 아들 베넷을 조카인 양 안고 찍은 사진을 자신의 SNS에 올리기도 했다.
![]() |
셰플러가 지난해 6월 21일 생일에 피자를 먹는 김주형을 찍어 자신의 SNS에 올렸다. [사진 = PGA] |
![]() |
김주형이 지난해 6월 셰플러의 아들을 안아보고 즐거워하는 모습을 자신의 SNS에 올렸다. [사진 = PGA] |
하지만 프로 골퍼로서의 경쟁에선 차가운 승부사였다. 김주형은 둘의 생일에 티오프한 트래블러스 챔피언십 1라운드부터 3라운드까지 내내 단독 선두를 달렸다. 셰플러는 사흘 내내 김주형을 추격해와 최종일 챔피언조에서 함께 우승을 다투다 연장까지 끌고 갔다. 연장 1차전에서 보기를 범한 김주형은 패했고, 파를 잡은 셰플러는 시즌 6승을 거두며 김주형의 통산 4승을 가로막았다. 김주형과 셰플러는 손을 맞잡고 축하와 위로를 나눴다.
김주형은 경기 후 "셰플러는 나에겐 그냥 셰플러고, 좋은 친구"라며 "셰플러 같은 선수와 경쟁하려면 정말 잘 쳐야 한다. 이번 대회 보기 2개가 모두 스리퍼트로 나왔는데, 이런 큰 대회에서는 작은 차이로 승부가 갈리기 마련"이라고 말하며 다음 승부를 기약했다.
![]() |
지난해 6월 24일 열린 PGA 투어 트래블러스 챔피언십 마지막 날 경기에서 연장 승부를 마친 김주형과 셰플러가 손을 맞잡고 서로를 격려하고 있다. [사진 = PGA] |
김주형이 1년 전 설욕을 다짐했던 2025년 트래블러스 챔피언십(총상금 2000만 달러)이 오는 19일(한국시간) 미국 코네티컷주 크롬웰의 TPC 리버 하이랜즈(파70·6,844야드)에서 개막한다. US오픈 바로 다음 주에 열리지만, 올 시즌 마지막 시그니처 대회인 만큼 PGA 투어 상위 선수들이 대거 출사표를 던졌다. 세계랭킹 1위 셰플러를 비롯해 2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3위 잰더 쇼플리(미국) 등 세계랭킹 10위 이내 선수들이 모두 이 대회에 나선다.
과연 김주형이 이번 대회에서 지난해 연장패를 설욕할 수 있을까. 아쉽지만 가능성은 작다. 디펜딩 챔피언 셰플러는 이번 대회 파워 랭킹 1위다. PGA 투어는 셰플러가 TPC 리버 하이랜즈에서 8라운드 평균 64.88타를 기록한 점을 들어 우승 후보 1순위로 꼽았다. 통산 3승의 김주형은 올 시즌 성적이 저조하다. 2월 AT&T 페블비치 프로암의 공동 7위가 유일한 톱10이다. 현재 세계랭킹 52위, 페덱스컵 랭킹 89위까지 떨어져 있다. 다만 US오픈에서 한국 선수 중 가장 좋은 공동 33위에 오르며 반등 조짐을 보였다.
2022년 이 대회 우승자인 세계 3위 잰더 쇼플리는 파워 랭킹 2위, US오픈에서 최근 드라이버 샷 난조를 해결한 세계 2위 로리 매킬로이는 파워 랭킹 11위에 올랐다.
한국 선수로는 김주형을 비롯해 임성재, 김시우, 안병훈이 출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임성재는 지난해 이 대회 최종 라운드에서 마지막 6개 홀 중 4홀에서 버디를 잡아내며 셰플러, 김주형에 이어 공동 3위에 오른 바 있어 좋은 성적이 기대된다.
![]() |
US오픈에서 기적 같은 역전 우승을 일궈낸 스펀(오른쪽). [사진 = PGA] |
US오픈에서 기적 같은 역전 우승을 일궈낸 J.J. 스펀(미국)은 2주 연속 우승에 도전한다.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코스' 오크몬트 컨트리클럽에서 유일하게 언더파 스코어를 적어내며 트로피를 들어 올린 상승세를 타고 2연승 사냥에 나선다.
psoq133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