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세계 최대 사모펀드 운용사인 블랙스톤의 스티븐 슈워츠먼 회장이 10일(현지시간) "향후 10년간 유럽 지역에 최소 5000억 달러(약 686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슈워츠먼 회장은 이날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유럽은 우리에게 중대한 기회를 제공한다"며 그같이 말했다.
블랙스톤이 전 세계에서 운용하는 자금은 1조2000억달러(약 1646조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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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사모펀드 블랙스톤의 스티븐 슈워츠먼 회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슈워츠먼 회장은 유럽 중시 전략 배경에 대해 "유럽 전역 기업에 대한 주요 대출 기관이 되고 대규모 인프라와 사모펀드 인수를 추진할 기회를 포착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그는 유럽에서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유럽 지도자들이 지난 10년간 상당히 저조했던 경제 성장률과 더 이상 성장이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사실에 점점 더 민감해지고 있다"면서 "그들은 유럽연합(EU)에 규제 완화와 관련해 압력을 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유럽이 과거보다 더 나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그는 독일을 예로 들었다.
최근 새로 출범한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정부가 인프라와 국방 투자를 위해 재정 적자를 과감하게 수용하기로 한 결정을 긍정적인 변화라고 강조했다. 유럽 최대 시장인 독일이 자동차에 의존하는 경제에서 벗어나 더욱 다각화된 산업 구조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슈워츠먼 회장은 상황이 잘 풀리면 (5000억 달러를 넘어) 더 많은 자산을 투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유럽의 경제적 어려움을 즉각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기적적인 치료법은 없다"면서도 "유럽 각국의 모든 고위 인사들이 변화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다는 사실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최근 몇 년 동안 블랙스톤은 유럽 지역에서 여러 건의 대규모 인수를 단행했다. 2022년 말에는 이탈리아 인프라 그룹 아틀란티아를 540억 유로에 끌어안았고, 이듬해에는 노르웨이 온라인 중고거래 그룹 아데빈타를 140억 유로에 인수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 같은 업계 움직임이 블랙스톤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고 했다.
아폴로(Apollo)의 짐 젤터 회장은 이달 초 향후 10년간 독일에 최대 1000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틈새시장을 개척한 사모펀드 그룹 토마 브라보(Thoma Bravo)는 최근 유럽 본사를 개설하고 미국 경쟁사들과의 가치 평가 차이를 활용하기 위해 대규모 인수합병(M&A)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