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손지호 인턴기자 = 프로축구 K리그1 FC안양 수비수 토마스의 다재다능함이 위기에 빠진 팀을 구했다.
유병훈 감독이 이끄는 안양은 시즌 초반 투지 넘치는 경기력으로 돌풍을 일으켜 많은 이들을 놀라게 했다. 하지만 1라운드 로빈 막판으로 갈수록 힘이 떨어져 2라운드 로빈이 시작되는 5월에 들어서는 부진에 빠졌다. 5월에 치른 5경기에서 2무 3패를 거뒀고, 코리아컵까지 더해도 공식전 6경기에서 단 1승도 거두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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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프로축구 K리그1 FC안양 수비수 토마스(네덜란드).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2025.06.02 thswlgh50@newspim.com |
10라운드를 마치고 5위까지 올라섰던 안양은 5월이 지나고 강등권인 9위까지 떨어졌다. 끝을 모르고 떨어지는 경기력과 부상자까지 계속 늘어나며 고민에 빠진 유병훈 감독은 위기를 타파하기 위한 변화에 팀의 외국인 수비수 토마스(네덜란드)를 적극 활용했다.
토마스는 올 시즌 앞두고 안양에 합류했다. 네덜란드, 덴마크 등 주로 유럽 무대에서 뛰던 토마스는 처음으로 익숙한 유럽을 떠나 아시아 무대에 도전장을 던졌다. 새로운 환경에 다소 적응하는 데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우려와 달리 빠르게 팀에 녹아들어 개막전부터 활약을 펼쳤다.
멀티 포지션이 장점인 토마스는 경기 중 전술 변화를 끊임없이 가져가는 유병훈 감독의 색깔에 완벽히 부합했다. 3백과 4백 전술을 혼용해서 쓸 때 중앙 수비와 측면 수비로 활용되는 데 포지션에 맞는 역할을 제대로 수행했다. 중앙에서는 안정감을 챙겼고, 측면에서는 속도와 돌파 능력, 정확한 패스를 통해 공격 가담에 앞장섰다.
올 시즌 토마스는 전 경기에 출전해 팀 내 최다 출전 시간 3위(1647분)에 오를 정도로 유병훈 감독의 높은 신뢰를 받고 있다. 팀 내에서 키패스 3위(11회), 태클 2위(15회), 클리어링 1위(74회), 인터셉트 2위(17회), 볼 획득 2위(137회)로 공수 양면으로 만점 활약을 펼치고 있다.
다재다능한 토마스는 최근 또 다른 매력을 보여줬다. 지난달 28일 열린 강원FC와 원정 경기에서 주로 뛰던 수비수가 아닌 한 칸 올라간 수비형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했다. 여러 위치를 소화 가능한 토마스지만 3선 미드필더로 기용된 건 이날이 처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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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프로축구 K리그1 FC안양의 수비수 토마스(네덜란드)가 상대 선수와 경합을 펼치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2025.06.02 thswlgh50@newspim.com |
최근 미드필드에 기용 가능한 선수들이 대거 부상으로 이탈해 수비진을 보호해 줄 수비형 미드필더가 절실히 필요했던 유병훈 감독의 고민에서 나왔다. 팀의 주축 중앙 미드필더인 김정현이 햄스트링 부상으로 장기간 이탈했고 최규현도 부상에서 완벽히 회복하지 못해 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주중과 주말로 이어지는 짧은 간격의 경기 일정에 선수들의 체력 안배도 필요했다.
평소 많은 활동량과 중앙 수비수임에도 속도와 정확한 패스 능력을 갖추고 있는 토마스는 미드필더로 나서서도 유병훈 감독이 주문한 역할을 완벽히 수행했다. 토마스는 강원전에서 팀 내 태클 성공 1위(2회), 차단 2위(4회), 볼 획득 1위(14회), 블락 2위(3회)로 뛰어난 수비 증력을 보여줬고 패스 성공 1위(18회), 중거리 패스 2위(5회) 등 미드필더로 제 몫을 다했다.
그다음 경기였던 17라운드 대전 하나시티즌전에서도 한 번 더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와 팀 내 클리어링 1위(4회), 차단 1위(3회), 볼 획득 2위(10회), 블락 1위(3회)로 수비 지표 최상위권을 기록했다. 토마스의 팔색조 활약에 팀도 리그 5경기 무승을 끊고 2경기 연속 무패 행진(1승 1무)을 달려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유병훈 감독은 "선수 영상을 보면서 미드필드에서 뛰는 모습을 많이 봤다. 풀백, 센터백 등을 모두 볼 수 있는 선수인데, 미드필드가 가장 자신 있게 할 수 있는 자리라고 하더라. 우리 미드필드 풀이 넓지 않기 때문에, 팀에 에너지를 불어넣기 위해 그 자리에 넣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토마스가 미드필더로서 가능성을 보여줬다"며 "우리 팀의 팔방미인이 있다면, 토마스가 아닐까 생각한다. 활동량이나 경기를 이끌어 가는 부분에서 좋았다. 여러 위치에서 잘해주고 있다. 팀에 많은 부분을 기여하고 있다"라고 칭찬했다.
thswlgh5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