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프랑스 경영대학원들이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외국 유학생 배제 움직임 때문에 학업에 어려움을 겪는 외국인 학생들을 위해 '패스트 트랙 입학'을 제공하고 있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외국인 학생들이 지원할 수 있도록 지원 마감일을 늦추거나 앞당기고 있다는 것이다.
![]() |
지난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컬럼비아 대학교에서 열린 졸업식. [사진=로이터 뉴스핌] |
그르노블 경영대학원의 푸지야 부지아다 학장은 최근 네트워크 소셜미디어 링크드인(LinkedIn)에 미국에서 공부할 수 없는 학생들은 프랑스에서 공부하는 것을 고려해 보라고 권유했다.
그는 "미국 비자 면접 중단으로 영향을 받은 유학생이 중단 없이 학업을 계속할 수 있도록 도와주겠다"며 "우리는 이미 미국 경영대학원에 합격한 학생들의 지원을 신속하게 처리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같은 움직임은 전국적인 차원에서 일어나고 있다.
파리경영대학원(ESCP)의 레옹 라울루사 학장은 "트럼프 행정부가 외국 유학생에게 대학 문을 닫을 경우 프랑스의 약 100개 대학과 최상위 그랑제콜(엘리트 고등교육기관)이 이미 미국에 있거나 미국으로 향하는 외국 유학생을 돕기 위한 공동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일반적으로 5월에 마감되는 지원 마감일을 연기하여 사람들이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며 "ESCP는 미국 대학 에 다닐 수 없는 사람들을 매우 환영할 것"이라고 했다.
프랑스에 유학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프랑스 유명 그랑제콜 중 하나인 파리정치대학(시앙스포)의 경우 석사 과정 지원자가 전년 대비 26%, 학사 학위 과정 지원자가 8% 증가했다고 밝혔다. 시앙스포는 정치학 및 정책학, 법학, 저널리즘 과정을 제공한다.
미국이 외국인 학자와 학생에 문을 걸어잠그면서 유럽에서는 이들을 받아들이는 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유럽을 연구자들을 끌어들이는 매력적인 곳으로 만들자"며 2025~2027년 5억 유로 규모의 재정 패키지를 제안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러한 인센티브에 1억 유로를 제공하겠다고 약속했고, 영국도 유사한 계획을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