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환사채 750억 중 절반 이상 비트코인 확보에 사용
'게임 퍼블리싱' 명분 내세운 사업 전환, 실적은 여전히 부진
KODA 통해 수탁 안정성 확보...실적 부진에도 주가는 2배 올라
[서울=뉴스핌] 양태훈 기자 = 코스닥 상장사 '비트맥스'가 본업이던 확장현실 기술 사업에서 벗어나,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자산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환사채 발행을 통해 260억 원 넘는 자금을 쏟아부으며 '한국형 마이크로스트래티지'를 자처하는 가운데,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비트맥스(구 맥스트)는 올해 1분기부터 공격적인 비트코인 매입에 나섰다. 1분기에만 약 132억 원을 들여 비트코인 88개와 이더리움 500개를 매입했으며, 지난 4월 11일에는 비트코인 37개(약 44억 원), 이달 16일과 23일에는 각각 비트코인 28.1109개(약 40.7억 원), 29.2256개(약 44.7억 원)를 추가로 매입했다. 올해 들어 비트맥스가 확보한 비트코인은 총 182.3365개로, 매입 총액은 약 261.4억 원에 달한다.
비트맥스는 2010년 설립된 확장현실(eXtended Reality) 기술 기반 솔루션 전문 기업으로, 2021년 7월 코스닥에 상장했다. 지난해 창업자인 박재완 전 대표가 보유 지분 약 90만 주를 30억 원에 메타플랫폼투자조합에 양도, 메타플랫폼투자조합이 유상증자에 참여해 약 586만 주를 추가 확보하면서 최대주주에 올랐다. 현재 비트맥스의 실질적 오너는 사내이사로 등재된 김병진 회장이다. 김 회장은 메타플랫폼투자조합의 최대 출자자인 '플레이크'의 지분을 100%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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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맥스 로고. [사진=비트맥스] |
비트맥스는 경영권 변경 이후 사명을 '비트맥스'로 바꾸고, 사업 목적에 '가상자산 투자업', '토큰 발행', '블록체인 기반 자산 중개업' 등을 추가하며 비트코인 중심의 자산 운용 전략으로 사업 방향을 전환했다.
비트맥스 측은 "장기적으로 가장자산을 확대, 이 전략을 통해 '한국형 마이크로스트래티지'로 불리며, 가상자산을 기업의 핵심 자산으로 설정해 기업 가치를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또한 국내 최대 가상자산 수탁사인 KODA를 통해 자산의 안정성과 신뢰성을 확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미국 나스닥에 상장된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57만 개 이상의 비트코인을 보유한 대표적인 비트코인 투자 기업이다. 비트맥스는 이를 벤치마크 삼아 기업 정체성 자체를 전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 주가도 상승세를 기록 중이다. 올해 1월 초 1,500원대에 머물렀던 비트맥스 주가는 이달 중순 급등세를 보이며 3,000원 선을 돌파했다. 이는 전략적 비트코인 매입에 대한 시장의 긍정적 반응으로 풀이된다.
비트맥스는 '가상자산 투자' 외에 '게임 퍼블리싱' 사업도 성장 전략의 한 축으로 삼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해 60억 원을 투자해 라인게임즈로부터 '니즈게임즈'를 인수한 바 있다. 니즈게임즈는 액션 RPG '언디셈버'의 개발사로, 모바일과 PC 환경에서 크로스플레이가 가능한 멀티플랫폼 기반 게임을 전 세계 154개국에 서비스하고 있다.
다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성과는 확인되지 않는다. 앞서 전환사채 발행을 통해 조달한 자금의 용도를 '게임 퍼블리싱 사업 운영자금 및 주요 가상자산 취득'으로 명시한 바 있지만, 실제로 제2~4회차 전환사채를 통해 확보한 총 750억 원 중 260억 원 이상이 비트코인 매입에 우선 투입됐으며, 게임 퍼블리싱 관련 자금 활용은 아직 구체적인 계획이 드러나지 않았다.
비트맥스 측은 "비트맥스는 핵앤슬래시 장르에 특화된 니즈게임즈의 콘텐츠 제작 능력을 바탕으로 향후 콘솔 및 VR 게임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할 예정"이라며, "최근 모바일 게임업계의 불황에도 불구하고 크로스플랫폼 및 글로벌 운영 역량을 보유한 니즈게임즈는 향후 콘솔 및 타 플랫폼으로의 진출을 통해 보다 폭넓은 유저 확보를 통한 성장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한편, 비트맥스의 기존 사업은 여전히 실적 부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올해 1분기 기준 연결 매출은 76억 원에 불과했으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34억 원, 43억 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dconnect@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