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도루 시도 55회, 도루 성공 40회로 리그 1위
중심 타선 문현빈, 노시환 도루 7개로 공동 9위
도루 외에도 원 히트 투 베이스 적극적으로 시도
[서울=뉴스핌] 남정훈 인턴기자 = 한화 이글스가 김경문 감독의 지도 아래 1년 만에 완전히 다른 팀으로 거듭났다. 상대가 허점을 보이는 순간 모든 선수가 숨 가쁘게 달린다.
현재 한화는 12연승을 기록하며 27승 13패, 단독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지난해에는 시즌 초반 잠깐 선두를 차지했으나 4월 이후 급격히 무너지며 최종 8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그러나 올해는 5월 중순이 다가오는 지금까지 안정적인 경기력으로 지난 시즌과 확연히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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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한화 문현빈이 11일 고척 키움과의 경기에서 3회 2루 도루를 시도하고 있다. [사진 = 한화] 2025.05.11 wcn05002@newspim.com |
이번 시즌 한화의 강점은 안정된 투수력과 공격적인 주루 플레이의 조화다. 선발진은 이닝을 길게 끌고 가며 실점을 최소화하고, 필승조는 리드를 끝까지 지켜낸다. 팀 평균자책점은 3.07로 리그 1위지만, 팀 타율은 0.252로 5위에 머물고 있다. 그럼에도 한화가 연승을 이어갈 수 있었던 이유는 적은 기회에도 효과적으로 점수를 만들어내는 주루 작전에 있다.
올 시즌 리그 전반이 '투고타저' 경향을 보이는 가운데, 김경문 감독은 발로 점수를 만드는 전략으로 돌파구를 마련했다. 김경문 감독은 올해 초 "(도루가 가능한 선수로) 플로리얼도 그렇고 심우준도 그렇고 (이)원석이도 있다.(김)태연이도 느린 것 같아 보이지만 충분히 뛸 수 있는 다리를 가지고 있다"라고 밝혔다.
김 감독은 또 "꼭 다리가 빨라야 도루하는 것은 아니다. 센스가 있어야 한다. 상대 배터리가 신경을 안 쓰면 그때 하면 된다. 상대 팀에게 주자가 나갔을 때 편안한 의식보다는 언제든 도루할 수 있다는 압박을 주는 선수들이 됐으면 좋겠다"라고 자신의 도루 철학을 밝혔다.
지난 시즌 도루 수 69개로 리그 9위였던 한화는 올 시즌 완전히 달라졌다. 모든 선수가 언제든 달릴 준비를 마치며 틈이 보이면 도루를 시도했다. 40경기 만에 도루 시도 55회, 성공 40회로 모두 1위를 달리고 있으며, 성공률도 72.7%로 준수한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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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한화 황역묵이 10일 고척 키움과의 경기에서 8회 에스테반 플로리얼의 안타에 3루까지 달리고 있다. [사진 = 한화] 2025.05.10 wcn05002@newspim.com |
눈에 띄는 점은 중심타선까지 도루에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것이다. 3번 타자 문현빈과 4번 노시환이 각각 7도루를 기록하며 도루 공동 9위에 올랐고, 13명의 선수가 최소 1회 이상 도루를 성공시켰다. 이는 상대 투수와 포수들에게 지속적인 압박을 주고 있다.
대표적인 장면은 지난 4월 10일 잠실 두산전에서 나왔다. 0-0으로 팽팽한 상황 1사에 플로리얼과 문현빈의 연속 안타로 1, 3루가 만들어졌고, 노시환 타석 때 플로리얼과 문현빈이 이중 도루를 시도했다. 두산 포수 양의지가 2루 도루를 막기 위해 송구한 틈을 타 3루 주자 플로리얼이 홈으로 쇄도한 것. 주자 모두 도루에 성공하며 빠른 발로 1점을 만들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2루 주자 문현빈은 채은성 타석에서 3루를 훔쳤다. 1루 주자 노시환도 김태연 타석에 2루 도루에 성공했다. 또 이진영의 대주자로 출전한 이원석까지 2루를 훔치며, 한 팀이 한 이닝에 5개의 도루를 성공해 KBO 역대 6번째 진기록을 세웠다. 이 기록은 1990년 6월 6일 LG가 무등 해태(현 KIA)전에서 달성한 후 35년 만이다.
11일 고척 키움과의 경기에서도 한화는 발야구의 진가를 보여줬다. 3~5회에 걸쳐 문현빈, 이원석, 노시환이 연달아 도루를 성공했다. 3회에는 문현빈이 빠른 발로 베이스를 훔치니 도루 저지율(도루 허용 12개, 도루 저지 7개) 36.8%로 4위인 키움의 포수 김재현이 당황해 2루에 악송구를 뿌리며 3루 주자 이도윤이 홈을 밟았다. 안타 없이 득점까지 올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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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한화 채은성이 9일 고척 키움과의 경기에서 9회 안타를 친 뒤 3루까지 달리고 있다. [사진 = 한화] 2025.05.09 wcn05002@newspim.com |
도루 외에도 원 히트 투 베이스를 적극적으로 시도한다. 김경문 감독은 주자 1루 상황에서 안타를 쳤을 시 3루까지 진루하는 적극적인 베이스 러닝을 주문한다. 지난 10일 1루에 위치한 심우준이 에스테반 플로리얼의 우전안타에 3루까지 들어가자 김경문 감독은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김경문 감독은 "심우준의 베이스러닝이 굉장히 컸다. 비디오판독 하기 전엔 아웃인 줄 알았다. 그런데 스피드가 있다. 슬라이딩을 하는 스피드가 있어서 세이프가 됐다. 그러면서 점수가 연결되면서 이겼다"라고 말했다.
wcn05002@newspim.com